[뉴스토마토 윤영혜 기자]
영풍(000670)이 과거 발생한 환경오염을 복구하고 제련 잔재물을 처리하기 위해 부담해야 할 비용이 32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미 재무제표에 반영한 환경 관련 부채만으로 올해 상반기 제련 부문 영업이익의 약 7배에 달하는 규모이지만, 금융당국은 과거 회계처리 과정에서 정화 비용이 추가 누락됐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막대한 환경 복구 부담에 두 차례 화재까지 겹치면서 영풍의 제련 사업 수익성에도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경북 봉화군에 위치한 영풍 석포제련소. (사진=뉴시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영풍의 2026년 반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올해 6월 말 기준 영풍이 재무제표에 반영한 환경 관련 부채는 제련 잔재물(Cake) 외부 반출·처리 1949억원, 토양 정화 1151억원, 지하수 정화 113억원 등 총 3213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올해 상반기 제련 부문 영업이익 약 475억원의 6.8배에 달합니다. 정화와 처리가 아직 끝나지 않은 부분에 앞으로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비용을 회사가 부채로 잡아놓은 금액입니다.
가장 비중이 큰 제련 잔재물 처리비는 제련소 부지에 장기간 쌓인 아연 찌꺼기를 외부로 반출·처리하는 비용입니다. 2022년 12월 3년 내 전량 외부 반출을 조건으로 통합환경허가를 받은 영풍이 이를 이행하지 못하면서 2억7000만원의 과징금과 함께 1949억원이 부채로 남게 된 것입니다.
석포제련소가 오랫동안 낙동강 수질오염의 주범으로 꼽혀온 만큼, 지하수 정화시설 투자계획의 변화도 눈길을 끄는 대목입니다. 올해 3월 제출한 사업보고서에서 오염 지하수 수처리시설 설치에 2026년 220억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힌 영풍은, 8월 반기보고서에선 2026년부터 155억원을 투입해 해당 시설을 신설하고 2027년 준공하겠다고 적었습니다. 같은 명칭의 정화시설에 대한 공시상 투자금액이 불과 5개월 사이 65억원 적게 제시된 것입니다.
영업이익을 웃도는 수천억 원의 환경 부채지만, 금융당국은 그 빚의 크기가 더 클 것으로 의심하고 있습니다. 영풍이 2021년부터 2024년까지 제련소 주변 오염 토양과 건축물 하부, 지하수 정화 비용을 재무제표에 누락하거나 실제보다 축소해 반영했다는 것입니다. 금융당국이 지적한 2024년 말 기준 정화충당부채 과소계상액만 약 2331억원에 달합니다.
이에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 6월 재무제표 시정 요구와 감사인 지정 3년 등의 제재를 내렸고, 금융위원회도 7월 회사에 204억7410만원, 전 대표 등 4명에게 15억115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습니다. 영풍은 이에 불복해 집행정지 가처분과 행정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법원의 가처분 인용으로 8월 반기보고서에는 제재 내용이 반영되지 않았으나, 향후 패소해 재무제표를 수정할 경우 비유동충당부채는 약 2331억원 늘고 이익잉여금은 약 1767억원 줄어들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환경 복구 부담이 가중되면서 제련 사업의 실적 회복도 녹록지 않은 상황입니다. 과거 조업정지의 영향 등으로 지난해 제련소 가동률은 45.95%에 머물렀으며, 올해 상반기에도 51.77%에 그쳤습니다. 영풍 전체의 연결 기준 영업이익 역시 올해 1분기 433억원에서 2분기 15억원으로 크게 줄었습니다. 하반기 들어서는 두 차례 화재가 발생한 데다, 지난 7월 제1공장 대기집진시설 화재에 따른 설비 복구 과제도 남아 있어 수익성 회복에도 부담이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윤영혜 기자 yy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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