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X가 위성통신을 넘어 미국 지상 이동통신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위성 인터넷 스타링크에 지상 이동통신망을 결합해 기존 통신사와 직접 경쟁하는 사업 모델을 추진하면서입니다. 국내 통신업계도 위성과 지상망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움직임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당장 국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중장기적으로 6G와 위성통신을 결합한 차세대 통신망 경쟁에 변수가 될 전망입니다.
26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미국 통신탑 운영 업체 크라운캐슬의 크리스 힐러브랜트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진행된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스페이스X 등과의 기지국 부지 임대 협상 여부를 묻는 질문에 "모든 당사자와 이야기하고 있다고 봐도 된다"고 답했습니다. 크라운캐슬은 미국 전역에서 약 4만개의 통신탑을 운영하며 이동통신사에 기지국 설치 공간을 임대하는 기업입니다.
블룸버그통신은 스페이스X가 미국 전역에서 최소 8만개의 기지국 부지 확보를 추진하고 있다고도 했습니다. 8만개는 미국 내 이동통신 전용 통신탑 약 15만8500개의 절반 수준입니다. 기존 통신탑을 활용해 지상망 구축에 필요한 시간과 비용을 줄이려는 전략으로 풀이됩니다.
스페이스X가 저대역 주파수 확보에도 나서는 등 지상 이동통신망 구축을 위한 움직임을 본격화하는 가운데,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도 사업이 허가된 지역에 지상망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스페이스X의 로고가 붙어 있다. (사진=뉴시스)
스페이스X의 사업 확장은 국내 통신업계에도 새로운 과제를 던지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12월 스타링크의 위성 인터넷 서비스가 시작됐지만, 일반 스마트폰을 위성과 직접 연결하는 D2D(Direct-to-Device) 서비스는 아직 상용화되지 않았습니다. 미국과 달리 국내에서 지상 이동통신망을 직접 구축하려면 별도의 주파수 확보와 제도적 절차도 거쳐야 합니다.
반면 일본에서는 기존 이동통신사들이 스타링크를 활용해 위성통신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KDDI가 지난해 4월 스타링크 기반 D2D 서비스를 출시한 데 이어 올해 4월에는 소프트뱅크와 NTT도코모도 상용화에 나섰습니다. 위성이 지상망의 통신 음영지역을 보완하는 방식으로, 기존 통신사와 위성사업자 간 협력이 본격화하는 모습입니다.
국내 통신업계는 이러한 변화를 예의 주시하는 분위기입니다. 당장은 촘촘하게 구축된 국내 이동통신망을 위성통신이 대체하기 어렵지만, 위성과 지상망의 결합이 확대되면 통신사의 네트워크 운용 방식에도 변화가 불가피하기 때문입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역시 스타링크 요금 수준 결정 요인 및 국내 출시에 따른 통신시장에 대한 영향 보고서에서 "스타링크가 단기적으로는 음영지역과 재난 상황, 선박 등에서 보완재로 기능하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6G와 저궤도 위성통신 기술의 개발·도입을 촉진할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스페이스X가 위성에 이어 지상망까지 사업 영역을 확대하면서 기존 이동통신사와 위성사업자 간 경계가 점차 허물어지고 있다"며 "국내 통신 3사도 향후 6G 상용화에 대비해 위성통신과 지상망을 연계하는 전략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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