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정부가 신규 택지 개발부터 기존 3기 신도시 조기 착공 등 '닥치고 공급' 속도전을 통해 오는 2030년까지 수도권에 총 '23만호+알파(α)' 규모의 주택을 공급하기로 했지만, 당장 공급 가뭄을 해소하기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특히 8·13 주택 공급 대책 또한 신규 공급원 발굴보다 기존에 발표된 사업지의 속도 제고에 초점을 맞추면서 들끓는 시장 불안을 잠재울 단기 공급 방안이 부재하다는 지적입니다. 정부는 연내 7만3000호 규모의 신규 택지 후보지를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결국엔 서울과 인접 수도권의 개발제한구역(GB·그린벨트) 해제 카드가 최후 수단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그린벨트 해제 등을 통한 주택 공급도 인허가와 토지 보상, 이주·철거 등의 절차를 고려하면 통상 10년 안팎이 걸리기 때문에 공급 가뭄의 급한 불을 얼마나 끌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차기 신규 공공주택지구 후보지로 거론되는 서울 강남구 수서차량기지 일대. (사진=연합뉴스)
기 발표된 사업지 '속도 제고' 초점…'공급 효과' 체감 ↓
17일 국토교통부와 주택업계 등에 따르면 정부의 8·13 주택 공급 대책에 대한 평가는 대체로 공급 속도전엔 긍정적인 반면, 시장 안정 효과엔 아쉬움이 남는다 게 주된 반응입니다. 실제 한국주택협회·대한주택건설협회·한국디벨로퍼협회는 공동 입장문을 내고 "현 주택시장을 정확하게 진단하고 시장 안정을 위해 민간 부문의 역할을 인정하는 주택 신속 공급 확대 여건을 마련한 대책"이라며 환영의 뜻을 밝히면서도 "이번 대책에 대한 주택시장의 기대감이 실제 효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관련 법령 개정 등 속도감 있는 정책 시행이 필요하다"고 꼬집었습니다.
앞서 정부는 지난 13일 '전월세 및 매매시장 안정을 위한 주택 신속 공급 방안'을 내놓고 수도권 그린벨트를 풀고 유휴부지 등을 활용해 주택 23만호+α를 추가 공급한다고 밝혔습니다. 지난해 9월과 올해 1월 발표된 수도권 135만호 착공 계획에 더해 새로운 물량을 추가하고, 기존에 발표된 물량의 착공도 앞당겨 주택 공급 속도전에 나선다는 게 정부 목표입니다.
시장에서는 공급 속도를 높이기 위해 그간 지목된 병목 현상을 개선하려는 부분은 높이 평가합니다. 다만 당장 공급 효과를 체감하기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뒤따릅니다. 신규 택지 공급 발굴은 물량 측면에서 제한적인 데다, 기 발표된 사업지의 속도 제고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수요 진정엔 역부족이라는 판단입니다. 실제 태릉CC·과천 경마장 및 방첩사 등을 비롯한 도심 공급책은 앞선 1·29 대책에 포함된 후보지이고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도심복합사업)과 학교용지·노후청사 복합개발 등도 과거 대책 내용을 재탕한 수준에 그칩니다.
그린벨트 유력 후보지 어디?…해제해도 공급까진 '하세월'
여기에 이번 발표에서 우선 공개된 신규 택지는 서울 강서지구와 경기 남양주 도심지구, 경기 광주역세권2지구 등 3곳입니다. 공급 규모는 각각 1000호, 2만1700호, 4500호로 모두 2만7200호입니다. 나머지 7만3000가구 이상을 지을 후보지도 관계기관 협의를 마친 뒤 연내 내놓는다는 게 정부 계획입니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1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7만3000호는 협의가 끝난 물량"이라며 "빠르면 9월 말이고, 10월 초엔 발표가 가능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현재 시장에서는 연내 추가 발표될 7만3000호 향방에 관심이 쏟아지고 있는데, 결국엔 그린벨트 해제가 최후 수단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입니다. 정부 역시 서울과 수도권 인접 그린벨트 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선제 지정하면서 후보지 윤곽을 예고했습니다. 서울에서는 서초구 내곡동 예비군훈련장 일대와 강남구 세곡·자곡동, 수서차량기지 주변, 송파구 방이동 등이 유력 후보군으로 거론됩니다. 경기권에서는 하남 감북지구 등이 후보군으로 꼽힙니다. 김 장관도 "1, 2등급지가 아닌 훼손된 그린벨트를 해제해서라도 이런저런 크고 작은 문제에 굴하지 않고 '닥치고 지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다만 그린벨트 해제 등을 통한 주택 공급 방안도 공급 가뭄에 단비가 될 수 없다는 게 중론입니다. 지구 지정과 토지 보상, 각종 영향평가, 기반시설 조성 등 실제 분양·입주까지 거쳐야 할 절차가 적지 않기 때문입니다. 실제 토지 수용에만 3년이 걸리고 기반시설을 조성해 분양·입주까지 가려면 최소 10년이 걸린다는 게 현장의 목소리입니다.
더불어 환경성과 지방자치단체의 협의도 변수입니다. 현재 서울시는 서울 지역 그린벨트 활용 방안에 대해 강력하게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향후 그린벨트 해제시 서울시 등과의 입장 차이로 진통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주택 공급에 얼마나 속도를 낼 수 있을지 미지수입니다. 김 장관은 "서울시와 협의할 것이 많다"면서 "오세훈 서울시장과 논의하는 과정에서 더욱 대화할 것"이라며 원론적인 답변을 내놨습니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1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있다. (사진=국토부)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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