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조국' 된 김남국…민주당 또다시 '헛발질'
서민 행보 뒤엔 수십억대 코인 수익…청년층 '공정 역린' 건드려
내년 총선 앞두고 '돈 봉투' 파문 이어 대형 악재…위기감 고조
2023-05-14 10:25:00 2023-05-14 10:25:00
 
[뉴스토마토 박진아·최수빈 기자] 김남국 민주당 의원의 수십억원대 가상자산 투자 의혹이 꼬리를 물고 확산하고 있습니다. 의혹이 확산하는 만큼, 국민들이 느끼는 분노와 상대적 박탈감도 커지고 있는데요. 지난 정권의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와 비슷해 정치권에서는 '제2의 조국 사태'라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이번 사태의 핵심은 '코인'도, '60억원'도 아닌 '김남국' 자체에 있습니다. 매일 라면을 먹고 구멍 난 운동화를 신으며 아이스크림도 안 먹으면서 아끼고 살았다는 이가 수십억원대 코인 이익을 거뒀다는 의혹 자체에 국민들이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은 매우 큰데요. '서민 코스프레'도 모자라 코인 투자가 위법이 아니라는 김 의원의 태도에 국민들이 느끼는 공분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조 전 장관의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 2030 청년층인 이른바 'MZ세대'의 실망감과 이탈을 초래했듯, 서민 행보를 이어오면서 재산 증식에 몰두한 김 의원 역시 청년층의 '공정' 가치를 건드려 2030 지지층 이탈을 가속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때문에 당내에서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대형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두 얼굴의 위선'…2030 '공정' 가치를 건드리다
 
14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 의원의 '60억원 코인 투자' 의혹 관련 논란은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지난 5일 첫 의혹이 불거지고 9일 김 의원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지만, 논란의 핵심인 위믹스 코인 최초 취득 경위 등이 밝혀지지 않는 등 공개되지 않은 과정이 많으면서 논란의 불씨가 더욱 커지는 양상입니다. 뿐만 아니라 일부 해명은 사실관계가 맞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습니다. 
 
여기에 김 의원의 사과도 초기엔 코인 투자가 위법이 아니라는 데에 초점을 두고 대응하면서 국민적 공분을 더 키웠는데요. 일각에서는 이미 위법 여부를 떠나 국민정서법에 위배된다는 지적마저 나오는 실정입니다. 
 
'제2의 조국 사태'로 지목되는 김 의원 사태의 본질은 코인 투자도 아닌, 수십억원대의 수익도 아닙니다. 청렴을 강조해 왔던 조 전 장관의 위선은 '내로남불'의 전형으로 꼽히는데요. 부모 찬스의 불공정에 분노한 국민들에게 "불법은 없었다"는 논리를 폈던 조 전 장관에게 느끼는 국민들의 배신감과 실망감은 매우 컸습니다. 마찬가지로 김 의원 역시 두 얼굴의 위선을 보여주면서 또 다른 '내로남불'의 사례로 기록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김 의원의 코인 의혹은 '공정' 가치를 중시하는 MZ세대의 역린을 건드렸는데요. 서민 행보를 이어온 김 의원의 이면엔 코인 투자를 통해 재산 증식에 몰두했다는 점에서 2030 청년층에게 실망감은 물론, 상대적 박탈감을 안겨줬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는 최근 여론조사 결과에서 민주당 지지율이 국민의힘보다 10%포인트 가까이 뒤지는 통계만 봐도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아울러 김 의원은 '조국백서' 저자 중 한 명으로 조 전 장관을 옹호했던 인물이기도 한데요. 더불어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대선후보 수행실장을 역임하면서 친명(친이재명)계 의원으로도 분류됩니다. 때문에 당내에서 느끼는 위기감 또한 매우 큰데요. 당 안팎에서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대형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민주당은 현재 당 차원의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리고 활동에 들어간 가운데, 이재명 대표는 지난 12일 김 의원이 국회 상임위 중 코인 거래를 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윤리감찰을 긴급 지시하기도 했습니다. 
 
수십억원대 '코인 의혹'에 휩싸인 김남국 민주당 의원이 지난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조국 사태'보다 훨씬 큰 '상대적 박탈감'
 
정치권 안팎에서는 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이 '86(80년대 학번·60년대 생)그룹'의 도덕 불감증을 상징한다면, 청년 정치인의 코인 논란은 '2030 세대'의 이탈을 부르는 기폭제가 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제2의 조국 사태'로 조 전 장관 때보다 더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는데요.
 
신율 명지대 교수는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조국 사태와 김남국 코인 사태의 공통점은 '박탈감'이다"면서도 "다만 그 원인을 따져보면 조국 사태의 경우 공정성을 해쳤기 때문에 국민들이 박탈감을 느꼈던 것이고, 김 의원의 코인 사태는 청년층뿐 아니라 중장년층도 본인의 인생이 허망하다고 느낄 수 있는 상황이다. 조국 사태보다 박탈감을 느끼는 범위가 훨씬 넓다"고 지적했습니다.
 
박창환 장안대 교수는 "내부 정보를 얻어서 수십억원대의 차익을 얻었다면 청년들이 분노할 일이다"면서 "그런 측면에서 충분히 조국 사태 얘기가 나올 수 있다"고 꼬집었습니다.
 
장동혁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국민들이 실망감, 박탈감, 배신감을 느끼는 부분에서 김 의원의 '코인 의혹'과 조국 전 장관 사태는 비슷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코인 의혹'이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연결된 문제는 아니더라도 '이재명 키즈'로서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고, 젊은 정치인을 대변해 왔던 김 의원의 이미지를 비춰보면 민주당에 가해지는 정치적 타격을 더 클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강민국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김 의원이 '코인 의혹'에 대해서 하는 해명을 보면 '제2의 조국판', '제2의 이재명판'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이 대표와 조 전 장관을 잘 학습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자녀입시 비리 및 유재수 감찰무마 등 혐의를 받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 2월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선고 공판을 마친 뒤 법원을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진아·최수빈 기자 toyouj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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