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오월 정신…아물지 않는 상처
'5·18 정신 헌법 전문 수록' 목소리 잇따라
'모두 광주로' 5·18 기념식에 여야 총출동
2023-05-17 16:59:46 2023-05-17 18:32:15
 
[뉴스토마토 박진아·최수빈 기자, 광주=윤혜원 기자] 5·18 민주화운동 43주년을 맞아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오월 광주의 희생과 헌신을 되새기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현대사의 큰 획을 그은 지난 1980년 5·18 민주화운동은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 민주화 운동의 큰 획으로 평가받는데요. 전두환 군사독재정권의 공수부대 진압에 맞서 민주화 투쟁에 나선 수많은 시민이 희생당한 이 사건은 1980년대 민주화 운동 전반에 영향을 끼쳤습니다. 국제적으로도 1980년대 이후 동아시아 국가들의 민주화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줘 2011년 5월 5·18 민주화운동 기록물들이 유네스코 세계기록 유산으로 등재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도 5·18 민주화운동을 둘러싼 이념 갈등은 지속되고 있습니다. 또 역사적 사실을 왜곡해 정쟁의 도구로 삼고자 하는 일부 정치인들의 행태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5·18 정신을 헌법 전문에 수록하는 것을 두고도 여전히 찬반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민주주의 발전에 탄탄한 초석을 놓은 5·18 민주화운동의 숭고한 정신이 진영 논리 앞에서 가려지는 현실은 어제와 달라진 바가 없습니다.
 
문재인 전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5·18 민주화운동 43주년를 맞아 17일 오전 광주 국립5·18민주묘지를 참배, 헌화분향후 묵념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문재인 "5·18에 큰 빚 졌다"이재명, 원포인트 개헌 제안
 
17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5·18 정신은 곧 '민주주의 정신'으로 여겨집니다. 지난해 5·18을 여드레 앞두고 취임한 윤석열 대통령은 5·18 민주화운동 42주년 기념 축사에서 "오월 정신은 보편적 가치의 회복이고, 자유민주주의 헌법 정신 그 자체"라고 밝혔습니다. 문재인 전 대통령도 지난 2020년 "부당한 권력에 맞서 민주주의 수호를 위해 항거한 정신"이라고 말했습니다.
 
특히 문 전 대통령은 2018년 개헌을 통해 5·18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을 추진했습니다. 하지만 국민의힘의 전신인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당시 보수 성향 야당들의 반발로 무산됐는데요. 이날 전임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찾아 오월 영령을 추모한 문 전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5·18민주항쟁에 크게 빚졌다"면서 "재임 중 5·18 정신을 헌법 전문에 담는 개정안을 제출했는데, 국회에서 제대로 심의가 되지 않았다. 국민투표까지 가지 못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5·18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을 통해 5·18의 헌정사적 의의와 숭고한 항쟁 정신을 공인·후대에 길이 전하고 왜곡·폄훼 근절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5·18 민주화 운동의 헌법 전문 수록을 위한 '원 포인트 개헌'을 내년 총선에 맞춰 할 수 있도록 정부·여당이 협조해 주길 부탁드린다"고 밝혔습니다.
 
여당 내에서도 긍정적 기류가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장예찬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은 이날 CBS 라디오에 출연해 "5·18 정신 헌법 수록이라는 대선 공약에 대한 윤 대통령 의지가 강하다는 것은 여러 차례 확인이 된 사실"이라며 찬성 의사를 밝혔습니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도 지난 15일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를 방문해 참배한 뒤 "여야가 개헌안 합의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언급하며 5·18 헌법 전문 수록을 위한 '원 포인트 개헌'에 대해 "반대할 이유는 전혀 없다"며 긍정적인 입장을 내비쳤습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현재 정치권에서 아주 극소수를 제외하곤 5·18 민주화정신을 반대하는 사람은 없다고 본다"고 주장했습니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교수도 "정치권에서 5·18 민주화운동으로 진영 논리가 통하던 때가 있었지만, 현재 그 세대는 끝났다"면서 "더 이상 정치적인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윤 대통령도 5·18을 부정할 순 없다"고 말했습니다. 
 
5·18 기념식 여야 총출동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정치권은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지켜낸 역사의 현장, 광주에서 열리는 제43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총집결합니다. 여기에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호남 민심을 공략하려는 의도도 깔려있는데요.
 
민주당은 전체 의원이 광주를 찾아 그날의 기억을 되새기며 호남 민심을 어루만질 예정입니다. 이재명 대표와 당 지도부는 이날 오후 광주 북구 망월동 민족민주열사 묘지를 참배하고 광주 금남로로 이동해 전야제에 참석한 뒤 18일 열리는 기념식에 참석합니다.
 
국민의힘도 김기현 대표를 비롯해 지도부와 의원들이 KTX 특별열차를 타고 광주를 찾아 오전에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연 뒤 기념식에 참석할 예정입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도 이른바 이준석계로 분류되는 '천아용인'(천하람·허은아·김용태·이기인) 인사들과 함께 전야제에 참석합니다. 정의당 역시 전야제에 이어 43주년 기념식에 참석할 계획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5월18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5·18 민주화운동 42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진아·최수빈 기자, 광주=윤혜원 기자 toyouj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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