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진 이어 최재원·구본상까지…재벌의 '유전무죄'
법무부 "국가경쟁력에 기여할 수 있는 기회 제공"
2024-02-06 12:32:54 2024-02-06 14:03:54
[뉴스토마토 김수민 기자] 정부가 설 명절을 맞아 특별사면을 단행했습니다.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과 구본상 LIG 회장이 복권 명단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지난해 광복절 특사에서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이 복권된 데 이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재벌들에 대한 복권이 또 다시 반복됐다는 지적입니다. 
 
정부는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과 구본상 LIG회장에 대한 복권 명분으로 국가 경쟁력 강화와 경제 성장 기여를 들었지만, 국민들의 시선은 '유전무죄'에서 벗어나기 힘든 모습입니다.
 
법무부, 설 맞아 980명 특별사면·복권
 
법무부는 7일자로 중소기업인·소상공인, 청년, 운전업 종사자 등 서민생계형 형사범, 특별배려 수형자, 경제인, 전직 주요공직자, 정치인 등 980명에 대한 특별사면을 단행한다고 6일 밝혔습니다.
 
특별사면으로 복권된 경제인은 최 수석부회장과 구 회장 등 기업 운영 과정에서 벌어진 일로 실형 복역을 마쳤거나 집행유예 기간을 넘긴 5명입니다. 두 사람은 이미 선고된 형을 채우고 출소한 상태로, 형의 선고로 인해 상실되거나 정지된 자격을 회복시켜 주는 복권 조치됐습니다.
 
최 부회장은 친형인 최태원 회장과 공모해 SK그룹 계열사의 펀드 출자금 465억원을 빼돌려 선물옵션 투자에 사용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져 2014년 2월 대법원에서 징역 3년 6개월 형이 확정됐습니다. 이후 2016년 가석방 출소했습니다.
 
구 회장은 LIG건설이 부도가 임박한 상황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기업어음(CP)을 발행한 혐의로, 2012년 징역 4년 형을 선고받고 수감된 뒤 2016년 만기 출소했습니다.
 
두 사람은 이미 선고된 형을 채우고 출소한 상태여서 형의 선고로 상실되거나 정지된 자격을 회복시켜주는 복권 조치가 이뤄진 겁니다.
 
법무부는 "국가 전략 분야 첨단기술 개발과 수출 증진 등으로 국가 경쟁력을 강화하고 경제 성장에 기여할 수 있는 주요 경제인들을 엄선해 사면함으로써 적극적인 투자와 고용 확대를 통해 국가 경쟁력 제고에 기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김관진·김기춘 사면
 
군 사이버사령부에 '정치 댓글'을 작성하도록 지시한 혐의로 유죄가 확정된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과 박근혜정부의 이른바 '문화계 블랙리스트' 의혹으로 실형을 선고받은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도 사면 명단에 올랐습니다.
 
정부는 이밖에 여객·화물 운송업, 식품접객업, 생계형 어업, 운전면허 등 행정제재에 대한 특별감면 조치와 공무원 징계 사면 등 총 45만5398명에 대해서도 실시합니다.
 
정부 관계자는 "전직 주요 공직자를 기존 사면과의 균형 등을 고려해 추가 사면하고, 여야 정치인·언론인 등을 사면 대상에 포함해 갈등을 일단락하고 국민통합의 계기를 마련하고자 했다"고 밝혔습니다.
 
심우정 법무부 장관 직무대행이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경제인 5명·정치인 7명이 포함된 2024년 설 특별사면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수민 기자 sum@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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