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지난해 역대 최고를 기록한 중국산 후판 수입량이 올해엔 크게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여기에 조만간 정부가 중국산 후판에 고율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중국산 후판의 유입량이 꾸준히 감소할 전망입니다.
현대제철 조선용 후판 제품. (사진=현대제철)
19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올해 1~2월 국내로 수입된 중국산 후판은 13만2932톤(t)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43.4% 감소했습니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산 후판의 연간 수입량은 138만t입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6% 증가한 수치이며 역대 최고 수준입니다. 중국산 후판은 지난 2022년 81만t에서 2023년 130만t으로 늘어나는 등 매년 증가 추세를 나타냈습니다.
하지만 올해부터 수입량이 떨어지는 게 확연히 보이고 있는 것입니다. 두께 6㎜ 이상의 두꺼운 철판인 후판은 국내 유통량의 절반 이상이 선박 제조용으로 쓰입니다. 나머지는 교량과 플랜트 등 건설 자재로 주로 사용됩니다. 특히 조선업체 입장에서 후판은 선박 제조원가의 20%를 차지하는 핵심 원자재로 불립니다.
최근까지 중국산 후판 가격이 국내산보다 저렴해 국내 철강사의 후판 내수 판매량이 저조했습니다. 중국 후판은 t당 약 70만원에 거래돼왔고, 국내산 후판의 경우 t당 90만원 정도에 판매됐습니다.
이는 중국 철강사들이 경기 둔화로 철강 수요가 줄었지만 생산을 줄이지 않아 소화되지 않은 물량을 저가로 수출했기 때문입니다. 더군다나 한국과 중국의 후판 품질 차이가 크지 않아 사용량은 점차 늘어났습니다. 이에 따라 한국 철강 시장이 교란되고 한국 철강사들의 실적에도 악영향을 미쳤습니다.
앞서 업계는 이를 대응하기 위한 조치에 들어갔습니다. 국내 대형 철강사인 현대제철은 지난해 7월 중국산 후판에 대해 산업통상자원부(산업부) 무역위원회(무역위)에 반덤핑 제소를 신청했습니다.
현대제철의 반덤핑 조사 신청 후 산업부 무역위는 3개월 뒤 반덤핑 조사를 개시했으며, 중국산 후판에 대한 잠정 반덤핑 관세 27.91%~38.02%를 부과하기로 기획재정부(기재부)에 건의했습니다. 현재 기재부의 최종 결정만 남겨둔 상태입니다.
만약 기재부가 이같이 반덤핑 관세를 매길 경우 중국산 후판의 수입량은 더 줄어들 것으로 관측됩니다. 업계 관계자는 “반덤핑 관세가 부과되면 중국산 후판은 가격 경쟁력을 상실한다”며 “국내 조선업체들의 중국산 철강재 의존도가 낮아질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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