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자금경색 악순환 '경고등'
서울우유·농심 납품 중단…단기채권 등 쟁점 여전
2025-03-20 16:21:47 2025-03-20 17:42:16
 
[뉴스토마토 이지유 기자] 기업회생 절차에 돌입한 홈플러스에 대한 자금경색 우려가 여전한 상황입니다. 동서식품과 오뚜기, LG전자 등 일부 업체들이 납품을 중단했다가 수일 만에 재개를 한 상황이지만, 농심, 서울우유 등의 협의는 여전히 지연되고 있습니다. 정상 영업을 통한 현금 창출력이 무엇보다 중요한 상황에서 납품 중단 사태가 지속될 경우 유동성이 크게 저하되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농심과 서울우유 등이 홈플러스에 제품 출하를 일시 중단했습니다. 농심 측은 홈플러스에 납품을 공식적으로 중단한 것은 아니고 세부적으로 협상하는 과정에서 제품이 일시적으로 공급되지 않은 상황이기에 납품 재개를 위해 협의하는 중이라고 밝혔는데요. 서울우유의 경우 19일 전국 대리점에 “20일부터 홈플러스 납품을 중지해 달라”고 공지했습니다. 서울우유가 홈플러스 납품 중단에 나선 건 홈플러스와 협상하는 과정에서 결제 주기를 조율하는 과정에 있어 이견이 있기 때문으로 알려졌습니다. 
 
협의 중에 있는 업체들은 홈플러스의 대금 지급 계획이 불확실한 것을 근거로 정산 주기 축소와 선입금 등 기존 결제 방식 변경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다만 홈플러스는 납품 대금을 포함한 상거래채권 지급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홈플러스는 19일 입장문을 내고 롯데칠성음료와 LG전자가 납품을 재개했으며 납품 협의가 마무리 단계에 진입했다고 밝혔습니다. 
 
홈플러스 측은 "주요 협력사들과의 납품 협의가 마무리 단계에 있으나, 서울우유 및 농심과의 협의가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서울우유 및 농심이 납품 조건으로 상품 대금을 현금으로 선납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으나, 아직 대금을 지급받지 못한 협력사와 입점주들도 있는 상황에서 상품 대금을 현금으로 선납해달라는 조건은 당사로서는 수용하기 어려운 조건"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오랜 동안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협력을 이어왔던 협력사인 만큼 현 상황에 대해 잘 소통함으로써 빠른 시일 내에 합의를 완료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홈플러스는 또한 상거래채권은 변제 계획에 따라 순차적으로 계속 지급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4일 회생개시 후 납품대금 등 상거래채권은 정상 지급하고 있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현재 작년 12월부터 올해 1·2월 발생한 밀린 상거래 채권에 대해선 영세·소상공인에 먼저 지급 중에 있으며 이날 기준 상거래채권 지급액은 누적 3780억원입니다. 
 
홈플러스 강동점 외부 전경. (사진=이지유 기자)
 
기업회생 신청 후폭풍…상거래채권·단기채권 책임 공방 '여전'
 
다만 회생절차에 대한 불안은 여전합니다. 홈플러스는 지난 4일 법원에 기업회생을 신청하면서 "신용등급 하락에 따른 단기자금 조달 실패로 현금 부족이 3월 17일 184억 원 발생한 뒤 계속 악화해 5월 말일 7395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추정했습니다. 이에 대해 홈플러스 측은 "이는 가장 극단적인 상황을 가정한 것으로 법원도 이 때문에 실제로는 5월에 자금 부족이 예상된다고 보아 이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회생절차 개시를 결정했던 것"이라고 반박했습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영업이 정상적으로 유지되는 것이 중효하기에, 정상적인 영업 수행의 기초 위에서 채권자들의 동의와 법원의 인가를 받아 회생계획이 최종적으로 수립되게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홈플러스의 단기채권 사태의 핵심 쟁점 문제도 여전합니다. 홈플러스가 신용등급 강등 사실을 알면서도 이를 함구하고 채권을 발행한 것 아니냐는 지적입니다. 실제 신영증권과 신용평가사인 한국기업평가 대표는 지난 18일 국회 현안 질의에서 MBK·홈플러스가 자금 조달을 앞두고 신용등급 하락 가능성을 알고 있었느냐는 의혹에 관해 모두 "예측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꼬집은 바 있는데요. 현재 개인 투자자들에게 팔린 홈플러스 채권 규모는 2000억원, 중소기업 등 일반 법인에 들어간 채권은 3300억원에 달합니다. 
 
이종우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지금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을 신청하면서 위기가 왔는데 중요한 건 적자구조를 바꾸던지 아니면 자산을 빠르게 매각해서 현금확보를 하던지 그것도 아니면 과감한 구조조정인데 이런거 없이 대폭적인 행사를 통해서 현금만 빠르게 확보하는 것은 이익을 줄여 더욱 악순환으로 전환되는 길이라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이지유 기자 emailgpt12@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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