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차종관 기자] 한덕수 국무총리에 대한 탄핵안이 기각되자 아스팔트 보수들은 "만세"를 외쳤습니다. 이들은 "헌법재판소의 현명한 판결을 믿는다"며 기각과 각하 의견을 낸 재판관들에게 지지를 보냈습니다. 하지만 홀로 인용 의견을 낸 정계선 재판관에 대해서는 "가죽을 찢어발겨야 한다"며 폭력적 발언을 서슴지 않았습니다.
24일 서울 종로구 안국역 남측에서 아스팔트 보수 시위가 열리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24일 헌법재판소가 한덕수 총리에 대한 탄핵안을 기각했다는 소식에 오후부터 서울 종로구 안국역 일대엔 아스팔트 보수들이 집결했습니다. 안국역 남측엔 약 300명의 노인들이 시위 시작 전부터 자리에 착석해 "재판관님 만세" 등을 외치고 있었습니다.
취재진을 만난 70대 여성은 "빨갱이 재판관들이 판결을 내린 것이 어이가 없다"면서도 "정계선 재판관은 인용 의견을 냈다"고 했습니다. 함께 이야기를 나누던 60대 남성은 "정계선의 부모가 중국인이다. 중국의 지령을 받은 거다"라는 유언비어를 유포했습니다.
주옥순 엄마부대 대표가 24일 서울 종로구 안국역 남측에서 아스팔트 보수 시위를 주도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주옥순 엄마부대 대표는 <뉴스토마토>를 만나 "한덕수 총리에 대한 탄핵 기각을 예상했다. 당연한 소식을 들으니 눈물이 핑 돌았다"며 "이 판결은 대통령 탄핵 선고에도 영향을 미쳐 기각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주 대표는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지난 22일 광화문 시위에서 '애국 시민들이 국민저항권을 통해 국회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를 해산시키자'라고 말한 것과 관련해 "대통령이 복귀하면 그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 계속 광화문에 나가 싸우자는 의미"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대통령이 복귀해도 계속 광화문에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연단에 오른 70대 남성은 "탄핵 선고가 늦어지는 것은 우리의 애국 운동 덕분이다. 각하가 되리라 확신한다"라고 했습니다. 또 "인용 의견을 낸 정계선은 광화문 네거리로 데려가 가죽을 찢어발겨야 한다"고 폭력 선동을 했습니다. 군중은 "정계선은 북한으로 가라", "반국가 세력 밟아버리자", "뭉치자, 싸우자, 이기자"를 외치며 호응했습니다.
다른 발언자는 "대통령의 임기를 권한이 정지된 만큼 연장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곳곳에서 "대통령 믿는다, 6개월 더하라"는 외침이 나왔습니다.
24일 서울 종로구 안국역 남측 아스팔트 보수 시위에서 한 노인이 '탄핵 각하'가 적혀 있는 피켓을 흔들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홍인정 국민의힘 은평갑 당협위원장은 "헌재의 현명한 판결을 믿는다. 재판관들은 우리의 적이 아니다. 반드시 국민이 뽑은 대통령을 국민에게 돌려줄 것"이라고 했습니다. 한 총리에 대한 탄핵안이 기각되자 헌법 재판관들에게 호의적인 반응을 보인 겁니다.
50대 남성은 "대통령이 복귀하면 부정선거로 당선된 가짜 국회의원들을 몰아내고 총선을 할 것이다. 자유통일당이 200석을 차지하자"고 외쳤습니다.
이날 시위에서는 5·18 민주화운동을 '공산 세력에 의한 폭동'이라고 규정하고 "각하가 5·18을 막지 않았다면 우리는 공산화됐을 것"이라며 전두환씨를 옹호하는 발언이 나왔습니다. 또한 "5·16 군사정변이 다시 일어나야 한다"는 주장까지 제기됐습니다.
차종관 기자 chajonggwa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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