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미국에 31조 투자…트럼프 “땡큐, 현대차 대단한 기업“
'쇳물부터 자동차까지' 밸류 체인
미국 현지 생산량 120만대 확대
현대제철 루이지애나 제철소 건설
자율주행, 로봇, AI 등 사업화 속도
2025-03-25 08:36:25 2025-03-25 14:45:18
[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현대차그룹이 24일(현지시간) 2028년까지 210억달러, 한화로 약 31조원 규모의 미국 투자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이번 투자를 통해 미국 현지 생산량을 120만대까지 확대하고, 현대제철 해외 1호 생산 거점을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마련해 완성차 밸류 체인을 구축합니다. '쇳물부터 자동차까지'라는 말로 불리는 수직계열화 체계를 미국에서도 실현하게 됐습니다. 
 
2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정의선 현대차 회장이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대미 투자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이날 오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제프 랜드리 루이지애나 주지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21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정 회장은 "향후 4년간 (미국 내) 210억달러 추가 투자를 기쁜 마음으로 발표한다"며 "이번 투자의 핵심은 미국 철강과 자동차 부품 공급망을 강화할 60억달러의 투자다"라고 했습니다. 투자 금액은 부문별로 △자동차 86억달러 △부품·물류·철강 61억달러 △미래산업·에너지 63억달러입니다. 
 
현대제철의 루이지애나 제철소는 자동차용 강판을 생산해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 기아 조지아 공장 등에 공급할 계획입니다. 직접 고용 인원만 1300여명에 달해 일자리 창출 효과도 기대되고 있습니다. 현대제철 또한 트럼프 행정부가 수입산 철강에 대해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만큼 현지 생산으로 사정권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습니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제철의 루이지애나 제철소 건설로 미국 내 수직계열화 체제를 구축하게 됐습니다. 현대차·기아가 생산하는 완성차에 들어가는 강판과 주요 부품을 미국 현지에서 빠르게 조달할 수 있어 시장 적기 대응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현대차그룹은 26일 조지아주 신공장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준공식도 개최합니다. 현대차그룹은 트럼프 1기 행정부 때 미국 투자 계획을 발표했고, 75억9000만 달러를 투자해 연산 30만대 규모의 HMGMA를 건설했습니다. 지난 2022년 공사를 시작한 HMGMA는 지난해 10월부터 시범 가동에 들어갔다. 준공식을 계기로 본격적으로 생산량을 늘릴 계획입니다.
 
현대차그룹은 또 미래 산업 및 에너지 분야에서는 자율주행, 로봇, 인공지능(AI), 미래항공모빌리티(AAM) 등 미래 신기술과 관련한 미국 유수의 기업과 협력하고, 현대차그룹 미국 현지 법인인 보스턴 다이내믹스, 슈퍼널, 모셔널 등의 사업화에 속도를 낼 예정이라 밝혔습니다.
 
앞으로 현대차그룹이 자사 미국 내 공장에서 제조할 차량에 들어갈 철강을 미국에서 생산할 경우 해당 철강재에 대해서는 관세가 부과되지 않게 되면서 가격경쟁력을 강화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정 회장에 앞서 단상에 선 트럼프 대통령은 "현대는 미국에서 철강을 생산하고 미국에서 자동차를 생산하게 되며, 그 결과 관세를 지불할 필요가 없다"며 "현대차가 곧 매년 100만대 이상의 미국산 자동차를 생산할 예정이다. 이 투자는 관세가 매우 강력하게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준다"고 말했습니다.
 
현대차그룹의 이번 신규 대미 투자 계획은 트럼프 집권 2기 출범 이후 한국 기업 가운데 첫 번째로 나온 대규모 투자 계획입니다. 각국 대미 관세율과 비관세 장벽을 감안해 다음달 2일부터 부과될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에 앞서 대미 수출 기업들의 대응도 발빠르게 이뤄지고 있습니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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