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폭풍' 전야…정부없는 재계 나홀로 '분투'
현대차, 권역 최적화 등 `현지화'
포스코, 글로벌통상정책팀 신설
LG엔솔, ESS 등 북미 수주 확대
2025-03-21 13:26:01 2025-03-21 16:53:34
[뉴스토마토 배덕훈 기자] 12·3 계엄 이후 사실상 무정부 상태인 상황에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 폭풍이 초읽기에 들어가자 나 홀로 분투하는 재계의 발걸음도 가빠지고 있습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상호관세부과일로 예고한 42일의 열흘 앞으로 다가오면서 긴장감이 감도는 모습입니다미국발 보호무역주의 리스크의 엄중함으로 인해 재계는 정기주주총회의 와중에도 미 생산 물량 확대 등 대응 방안 발표에 나서고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 연합뉴스)
 
21일 현대차(005380)는 전날 열린 주총에서 미국을 비롯한 권역별 최적화 전략과 글로벌 기업들과의 전략적 협업을 통해 지정학적 불확실성을 해소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은 “2025년 경영 환경은 무역 및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환율 및 미국 금리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고 무역 갈등 및 보호 무역 기조가 더욱 심화되고 있다특히 글로벌 자동차 산업은 소비심리 위축 영향으로 시장 성장이 불확실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진단했습니다.
 
무뇨스 사장은 이러한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이달 중 준공식이 예정된 미국 조지아 주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공장에서의 생산 확대와 파트너사와 함께 총 126억달러를 투자하는 등 현지화 전략 방침을 제시했습니다. 그러면서 주요 시장인 미국 내 현지화 전략을 통해 어떠한 정책 변화에도 유연히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철강 관세로 직접적인 타격을 입는 포스코(005490)도 대책 마련에 부심 중입니다. 포스코홀딩스는 전날 주총에서 관세에 대응하기 위해 장인화 회장 직속 글로벌통상정책팀신설을 발표했습니다. 글로벌통상정책팀의 수장은 외교부 출신 통상 전문가인 김경한 포스코홀딩스 커뮤니케이션 본부장이 맡습니다.
 
포스코 또한 미국 현지 진출 방안도 검토 중입니다. 현지에서 직접 쇳물을 뽑아 반제품을 만드는 상공정 등 다양한 방안을 두고 숙고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주태 포스코 미래전략본부장은 주총에서 완결형 현지화 전략을 통해 미국 시장 입지를 강화하겠다고 했습니다.
 
같은 날 주총을 연 LG에너지솔루션(373220)도 북미 지역 수주 확대 등 고객 다변화 전략을 통해 위기를 극복해 나간다는 계획을 드러냈습니다. LG엔솔은  주총에서 최근 북미 법인에서 약 수조원 규모의 신규 수주 계약 소식도 밝혔는데, 성장이 본격화하는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북미 지역 매출 확대에 집중한다는 방침입니다김동명 LG엔솔 사장은 “ESS의 많은 생산 사이트를 갖고 있는데, 그걸 활용해서 수출을 많이 할 수 있는 환경이 됐다라며 지난해 50GWh 이상 수주를 했고 올해는 그 이상으로 보고 있다고 했습니다.
 
이처럼 트럼프 대통령과의 카운터 파트너가 없는 현재의 정상외교 공백 상황에서 재계가 대책 마련에 분투하고 있지만, 미국은 이를 통상 정책 성공 사례로 소개하며 우회적 압박을 지속하는 모습입니다. 백악관은 20(현지시간) 보도 참고 자료를 통해 현대차의 미국 현지 생산 계획을 거론하며 제조업의 승리에는 끝이 없다고 했습니다.
 
다만 미국 현지 투자에만 집중 하기에는 기업 입장에서는 부담입니다. 예측 불허한 트럼프 대통령의 성향상 정책 불확실성이 큰데다 인건비 등 제반 비용이 상당하기 때문입니다.
 
이와 관련해 박종현 경상국립대 경제학부 교수는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현지화를 강력하게 요구를 하고 있기 때문에 불가피한 측면이 있지만 단계적으로 투자를 하거나 현지 기업과의 합작을 통해 투자비 등 리스크를 공유하는 일종의 전략적 유연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또한 공급망의 중요 부분을 미국으로 이전하더라도 나머지 부분은 다른 국가로 나누는 등 공급망 분산을 통해 지정학적 리스크를 최소화 하는 방안도 고민해봐야 한다고 진단했습니다.
 
배덕훈 기자 paladin7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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