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혜정 기자] 곽노정
SK하이닉스(000660) 대표이사 사장이 중국 딥시크 저가형 인공지능(AI) 모델 출연으로 고용량 AI 메모리 제품 수요 성장이 둔화될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 고대역폭 메모리(HBM) 수요가 줄지 않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아울러 SK하이닉스측은 최근 미국 메모리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이 채널 파트너(채널 시장 업자)에게 가격 D램 가격 인상 관련 서신을 보낸 것에 대해 시장 분위기를 모니터링하겠지만 가격 인상 계획이 없다고 했습니다.
27일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이 이천 본사에서 열린 제77기 정기주주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SK하이닉스 제공)
SK하이닉스는 27일 오전 이천 본사에서 제77기 정기주주총회를 열어 경영진과 주주와의 대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딥시크 쇼크에 따른 HBM 수요 둔화 우려에 대한 주주의 질문에 곽 대표는 “딥시크 때문에 HBM에 대한 수요가 줄지는 않을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곽 대표는 “AI 모델이 정확한 데이터를 얻기 위해서는 많은 데이터 훈련을 해야 한다는 원칙은 여전히 유효”하다며 “오히려 딥시크 같은 AI 모델 등장으로 신규 스타트업 기업의 시장 진입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HBM4 시장 진입이 지연되면 범용화가 될 HBM3E으로 매출 확대가 가능하냐는 질문에는 “HBM3E 8단·12단과 HBM4는 같은 D램 플랫폼을 사용하고 있기에 고객의 수요에 맞게 유연하게 대응 가능”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최근 마이크론의 가격 인상 서신에 따른 SK하이닉스 제품 가격 변동 가능성에 대해서 회사 세일즈 마케팅 담당자는 “작년 하반기에 고객들의 축적된 재고가 많이 줄어들었고, 공급자들의 판매 재고도 줄어 시장 분위기가 우호적”이라면서도 “미국 관세 이슈 등을 고려해 현재 상황이 단기적 일지 중장기적 일지 살펴봐야 한다”고 답했습니다.
그러면서 “저희 같은 경우는 따로 고객들에게 그런(가격 인상) 서신을 보내지 않을 것”이라며 “고객 수요에 항상 유동적으로 대응하려고 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경기도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사진=뉴시스)
이날 주총에선 주주 환원 정책이 미진하다는 질책도 나왔습니다. 한 주주는 “실적이 이렇게 좋은데도 배당을 적게 올려주면 언제 배당금을 높일 것이냐”며 “재무 안정성을 위해서라고 해도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2023년 영업적자 7조7천303억원을 기록했던 SK하이닉스는 작년 영업이익 23조4673억원을 달성하는 등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경신했습니다. 회사는 연간 고정배당금은 기존 1천200원에서 1천500원으로 25% 상향해 총 현금 배당액을 연간 1조원 규모로 확대했으나 상승분에 비해 부족하다는 지적입니다.
곽 대표는 “경쟁사와 비교해도 저희의 재무 건전성이 가장 취약한 상황이었다”며 “올해 보완하여 경쟁사 이상으로 재무 건전성을 좋게 가져가려고 노력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어서 “올해 주주 환원은 정책 내에서 진행될 예정이지만 향후 재무 건전성이 확보된 이후 추가 주주 환원에 대해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아울러 SK하이닉스는 계획된 자사주 매입·소각 일정은 없으며, 그보다는 기술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와 재무건전성 확보로 기업 가치 제고에 힘쓰겠다는 입장입니다. 또 현재 30% 수준인 RE100을 2030년까지 33%, 2050년에는 100%로 확대해 글로벌 기후 정책에 대응할 계획입니다. 한계가 있다고 평가받는 녹색 프리미엄(한국형 RE100제도)을 전력구매계약(PPA)으로 단계적 전환하겠다고도 밝혔습니다.
한편 이날 주주총회에서는 △재무재표 승인의 건 △사내이사 선임의 건 △기타비상무이사 선임의 건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 등의 안건이 모두 원안대로 가결되었습니다. 곽노정 대표가 사내이사로 재선임되어 책임경영에 나섭니다. 한명진 SK스퀘어 대표이사 사장이 신규 선임됐습니다.
박혜정 기자 sunright@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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