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호조로 대기업 영업익 66%↑…CEO, 직원 연봉 15배
SK하이닉스·삼성전자 영업익 큰폭 증가
배터리·석화 실적 악화…현대건설 '최악'
CEO-직원 연봉 격차 완화했지만 '15배'
이재현 193억7400만원 수령 '연봉 1위'
2025-03-26 14:12:28 2025-03-26 17:44:48
 
[뉴스토마토 배덕훈 기자] 지난해 반도체 시장 호조로 국내 500대 기업의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66% 급증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SK하이닉스(000660)삼성전자(005930) 등의 영업익 증가 폭이 크게 늘어난 가운데, 업황 부진 등의 여파로 배터리·석유화학 업종의 실적은 급감했습니다. 아울러 지난해 주요 대기업의 최고 연봉자 보수와 직원 평균 연봉 간 격차는 다소 줄어들었지만 이들 사이 격차는 15배에 달해 여전히 큰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도체 시장 호조로 국내 500대 기업 영업이익이 급증했다. (사진=뉴스토마토)
 
26일 기업 데이터 연구소 CEO스코어에 따르면 2024년 지정 500대 기업 중 결산보고서를 제출한 상장사 253곳을 대상으로 지난해 연간 실적을 조사한 결과 이들 기업의 전체 매출액은 2523908억원으로 전년(2384262억원) 대비 5.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의 오름세는 더 가팔랐습니다. 지난해 500대 기업의 영업익은 1836690억원으로 전년(1106428억원) 대비 66%(73262억원) 급증했습니다. 같은 기간 순이익도 784977억원에서 13759억원으로 75% 뛰었습니다.
 
이같은 호실적은 글로벌 반도체 시장 호조로 SK하이닉스·삼성전자 등 K-반도체 실적이 가파르게 상승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됩니다.
 
실제로 인공지능(AI) 메모리 사업 호조로 SK하이닉스의 영업익이 가장 큰 폭으로 늘었습니다. 지난해SK하이닉스의 영업익은 234673억원으로 2023(-77303억원) 대비 흑자 전환했습니다. 영업익 증가 규모는 311976억원입니다.
 
경기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 모습. (사진=뉴시스)
 
SK하이닉스의 뒤를 이어 삼성전자의 영업익 증가 폭이 컸습니다. 삼성전자도 지난 2023반도체 한파의 직격탄을 맞으며 영업익이 65670억원에 그쳤지만, 업황이 빠르게 개선되면서 1년 만에 261590억원 불어난 327260억원을 기록했습니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에 이어 한국전력공사 129063억원, HMM 29280억원, LG디스플레이 19496억원 순으로 영업익 증가 규모가 컸습니다.
 
반대로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업황 침체 등으로 배터리·석유화학 관련 기업들은 줄줄이 실적이 악화했습니다. LG화학(051910)의 영업익은 1년 만에 16124억원 급감했고, LG에너지솔루션(373220)15878억원 줄었습니다. 이어 삼성SDI(006400)(12701억원), 에쓰오일(9324억원), 한화솔루션(009830)(9047억원) 순으로 영업익 감소 폭이 컸습니다.
 
특히 현대건설(000720)은 건설 경기 부진, 원자재 가격 급등, 고환율 등 복합 악재로 영업익이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습니다. 지난해 현대건설의 영업손실은 12634억원으로 전년(7854억원) 대비 대규모 적자전환했습니다. 감소 규모는 2488억원에 달합니다. 영업익이 2조원 넘게 줄어든 기업은 현대건설이 유일했습니다.
 
대기업 2024년 영업이익 증가액 상위 10개사. (자료=CEO스코어)
 
CEO-직원 간 연봉 격차 ‘15배 차
 
지난해 주요 대기업의 영업익이 이처럼 급증한 가운데 최고 연봉자 보수와 직원 평균 연봉 간 격차는 15배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년 대비 다소 완화됐지만 격차는 여전합니다.
 
기업 분석 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매출 기준 상위 500대 기업 중 사업보고서를 제출하고 5억원 이상 연봉자를 공개한 295곳의 임·직원 보수(퇴직금 제외)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각 기업에서 최고 연봉을 받은 임원의 평균 보수는 145000만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전년(146900만원) 대비 1.3% 감소한 반면, 미등기임원을 제외한 직원 실질 평균은 9510만원으로 전년(9230만원)보다 3.0% 증가했습니다.
 
최고 연봉자의 보수는 줄고 직원 보수는 늘어나면서 이들 간 격차는 15.9배에서 15.3배로 소폭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큰 차이를 보입니다. 업종별로 보면 임원과 직원 간 연봉 격차가 가장 큰 분야는 식음료였습니다. 최고 연봉자 평균이 199539만원, 직원 평균은 6718만원으로 29.7배 격차를 보였습니다. 이어 유통(22.8), 제약(22.2), IT·전기전자(21.7) 순이었습니다. 반면 은행 업종은 8.6배에서 8.3배로 줄면서 가장 격차가 작았습니다.
 
개별 기업으로는 CJ제일제당(097950)이 가장 큰 격차를 나타냈습니다. 손경식 회장이 817100만원을 받을 때 직원들은 7702만원을 받아 106.1배 차이가 났습니다. 이어 LS일렉트릭(87.3), 비에이치(84.2), 삼성바이오로직스(75.7) 등 순이었습니다.
 
지난해 퇴직금을 제외한 개인 최고 보수 수령자는 이재현 CJ그룹 회장으로 조사됐습니다. 이 회장은 CJCJ제일제당 두 곳에서 1937400만원을 받았습니다. 2위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으로 4개 계열사에서 1783400만원을 수령했습니다. 신 회장은 호텔롯데와 롯데물산 사업보고서가 미공시된 상태로 해당 급여는 반영되지 않았습니다.
 
배덕훈 기자 paladin7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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