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사이언스)미얀마 덮친 강진, 활동성 높은 사가잉 단층서 발생
대규모 지각판 미끄러지며 발생, 진원 깊이 10km밖에 안 돼 피해 커져
미 지질조사국, 20세기 발생한 6차례 지진과 유사한 패턴이라고 분석
2025-03-31 09:31:36 2025-03-31 15:26:18
'매우 강함'을 보여주는 미얀마 지진 셰이크맵. (사진=미국 지질조사국)
 
[뉴스토마토 임삼진 객원기자] 미얀마의 사가잉 단층은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활동적인 단층선 중 하나로, 오랜 세월 동안 강력한 지진을 발생시켜왔습니다. 지난 3월 28일 발생한 규모 7.7의 강진은 이 단층의 위험성을 다시 한번 상기시키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 지진으로 미얀마와 태국 전역에서 막대한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구조 작업이 계속됨에 따라 사상자 수는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는데,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이번 지진 사망자가 1만명 이상으로 늘어날 가능성을 71%로 추산했습니다. 일각에서는 사망자 수가 10만명을 넘을 수도 있다는 예상까지 나와서 불안감을 더하고 있습니다.
 
사가잉 단층, 1930~1956년 사아 규모 7 이상 강진 6차례 발생
 
사가잉 단층은 미얀마를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약 1400km 길이의 주향이동단층(strike-slip fault)입니다. 이 단층은 인도판과 순다판 사이의 지각 경계 역할을 하며, 연간 약 18~20mm의 슬립 속도를 보입니다. 단층의 활동성은 매우 높으며, 19세기부터 여러 차례 강진을 발생시켰습니다. 대표적으로 1839년 아바 지진(규모 7.9~8.3), 1912년(규모 7.9), 1930년(규모 7.3과 7.5), 1956년(규모 7.1) 등이 있습니다. 1930년부터 1956년까지 사가잉 단층 자체에서 규모 7 이상의 지진이 6차례 발생하여 수백 명이 사망했습니다. 
 
사가잉 단층은 미얀마의 주요 도시인 양곤, 네피도, 메이키타라, 만달레이, 미트키나를 지나거나 근처를 통과하며, 이 지역들은 높은 지진 위험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특히 단층의 중앙부(위도 17°N~23°N)는 지진이 집중되는 지역으로 지질학적 연구에서도 큰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사가잉 단층의 지질학적 중요성이 큰 것은 이 단층이 안다만 해의 분기 경계와 히말라야 충돌 지대를 연결하는 구조선이기 때문입니다. 인도판이 북쪽으로 이동하면서 순다판과 마찰을 일으키며, 이로 인해 강력한 지진이 발생합니다. 이러한 판 운동은 히말라야 산맥을 지속적으로 융기시키며, 미얀마뿐만 아니라 주변 지역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2025년 3월 28일 지진: 원인과 영향
 
지진은 지각을 구성하는 거대한 암석 덩어리, 즉 지각판이 서로 움직일 때 발생합니다. 이번 지진은 사가잉 단층을 따라 발생한 스트라이크-슬립 지진으로, 두 개의 지각 블록이 서로 옆으로 미끄러지려다 마찰로 인해 쌓인 에너지가 한순간에 방출되며 발생했습니다. 즉, 이 두 지각판이 서로 옆으로 마찰을 일으켰다는 의미입니다. 진원의 깊이가 약 10km로 비교적 얕았기 때문에 지표면에서의 피해가 더욱 심각했습니다.
 
미얀마와 태국 전역에서 건물이 붕괴되고, 도로와 다리가 파손되었으며, 최소 1개의 대형 댐이 손상되었습니다. 10분 후 규모 6.4의 여진이 발생했습니다. 수도 네피도에서도 심각한 피해가 보고되었으며, 구조대원들은 잔해 속에서 생존자를 찾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습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이번 지진이 지난 세기 동안 발생한 여섯 차례의 규모 7 이상의 지진과 유사한 패턴을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런던대학교 지리물리학과 빌 맥과이어(Bill McGuire) 명예교수는 영국 일간지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이 정도의 강진에 견딜 수 있을 만큼 건물 품질이 일반적으로 높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재난 규모가 파악됨에 따라 사상자 수가 확연하게 증가할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지진 대비와 향후 전망
 
맥과이어 교수는 “이미 큰 여진이 한 번 발생했고, 앞으로 몇 시간에서 며칠 안에 다른 여진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여진으로 이미 약해진 건물이 무너질 수 있고, 구조대의 작업이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라고 예측했습니다. 사가잉 단층은 여전히 높은 응력이 축적되어 있어, 앞으로도 강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입니다. 특히, 최근 몇십 년간 큰 단층 운동이 없었던 중앙 및 남부 지역에서 지진이 발생할 위험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따라서 미얀마 정부와 국제 사회는 이 지역의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대비책 마련에 집중해야 합니다.
 
건물의 내진 설계를 강화하고, 지진 발생 시 대피 시스템을 정비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또한, 재난 대응 훈련을 통해 주민들의 대비 능력을 향상시키는 것도 중요합니다. 미얀마는 이미 여러 차례 강진을 경험했으며, 이번 지진을 계기로 보다 철저한 대비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사가잉 단층은 미얀마뿐만 아니라 동남아시아 전체의 지진 위험을 가늠하는 중요한 단층선입니다. 이번 대지진은 단층의 위험성을 재확인하는 계기가 되었으며, 앞으로도 이 지역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와 대비가 필요하다는 것을 다시금 일깨우고 있습니다. 
 
미얀마 지진으로 파괴된 건물 곁을 지나가는 시민들. (사진=뉴시스)
 
임삼진 객원기자 isj2020@kosns.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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