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대성 기자]
깨끗한나라(004540)가 치열해지는 글로벌 경쟁과 종이 수요 감소 속에서 활로를 모색하고 있습니다. 반려동물 사업과 친환경 신소재 개발 등 신사업 확장에 나서며 성장 동력을 확보할 계획입니다.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깨끗한나라의 지난해 영업손실은 9억219만원으로 전년(189억1485만원) 대비 95.2% 감소했습니다. 당기순손실도 221억4280만원으로 전년(308억4413만원)보다 28.2% 줄었습니다. 다만 같은 기간 매출은 5370억4988만원으로 4.3% 늘었습니다.
깨끗한나라 관계자는 "생산 효율성 강화와 원자재 가격 안정화, 물류 비용 절감 등이 실적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습니다.
깨끗한나라는 국내 백판지 업계 2위 업체로, 주요 수익원은 백판지 판매입니다. 백판지는 펄프와 폐지를 혼합해 만든 두꺼운 종이로, 주로 포장재로 활용됩니다.
지난 2022년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영향으로 원재료인 펄프 가격이 급등하며 채산성이 악화했습니다. 2022년 12월 펄프 가격은 t당 1030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고, 그 결과 깨끗한나라는 2023년 약 200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로 전환됐습니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실적이 개선됐습니다. 깨끗한나라는 원자재 가격 급등에 대응해 2023년 3월 백판지 단가를 인상했습니다. SC 마닐라 판지의 할인율을 기존 30%에서 20%로 조정하며 사실상 가격을 10% 인상한 효과를 거뒀습니다. 또한, 연초 800달러를 넘었던 펄프 가격이 연말 665달러까지 하락하며 원가 부담이 크게 줄었습니다.
다만, 올해 흑자 전환 여부는 여전히 불확실합니다.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과 말레이시아 업체들이 인쇄·산업용지 생산을 확대하며 경쟁이 심화됐고, 고환율 기조로 인해 펄프 수입 비용 부담도 여전하기 때문입니다. 전자문서 활용 증가로 종이 수요 자체가 감소하면서 기존 사업만으로는 성장이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저출산·고령화로 인해 기저귀·화장지 등 기존 생활용품 사업의 성장성이 둔화된 만큼,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가 절실합니다.
이에 깨끗한나라는 신사업 확장을 통해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작년 하반기부터 반려동물 시장에 본격 진출하며 '포포몽' 브랜드를 론칭했으며, 펫 관련 카테고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펫티슈, 샴푸, 배변패드 등 반려동물 케어 제품군에서 건강기능식품까지 영역을 확대할 계획입니다.
반려동물 사업 외에도 △디자인업 △식품 유통·도소매 및 수출입업 △폐플라스틱 열분해유 생산 및 판매업 등 신사업을 추가하며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특히 친환경 소재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깨끗한나라는 지난해 재생플라스틱 소재 사업을 위한 별도 조직을 신설했으며, 최근에는 폐플라스틱을 활용한 준불연 성능의 폴리스티렌 신소재를 개발해 특허를 출원했습니다. 이를 통해 자동차, 선박, 항공기 등 다양한 산업 분야로 시장을 확대할 계획입니다.
깨끗한나라 관계자는 "해외 시장에서는 출산율이 높고 인구가 많은 동남아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기저귀 등 생활용품과 백판지 수출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면서 "동시에 포장용기 고급화와 제품 특징에 맞는 판매 채널 전략 등을 통해 내수 시장에서의 경쟁력도 한층 제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깨끗한나라가 지난 10일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생리대 브랜드 순수한면 팝업스토어를 오픈했다.(사진=깨끗한나라)
신대성 기자 ston947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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