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발 '냉난방공조' 빅뱅…보일러업계 '긴장' 속 '기회'
2030년 HVAC 시장 20조원 돌파 전망
AI 인프라 확대에 냉동 공조시장 '핫'해진다
중견기업들 "우리도 준비돼"…냉난방 기술 자신감
2025-05-16 15:46:22 2025-05-16 17:36:50
[뉴스토마토 신대성 기자] 삼성전자(005930)가 냉난방공조(HVAC) 시장에 전격 진입하면서 LG전자(066570)와의 정면승부는 물론, 중견기업들과의 경쟁·글로벌 시장 공략까지 이어지는 지각변동이 예고됩니다. 중견기업계는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수요 증가로 맞닥뜨리게 된 대기업과의 경쟁에 긴장하면서도 신시장 확대에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최근 삼성전자는 유럽 최대 공조기기 업체인 독일 '플렉트그룹(Flekt Group)'을 약 2조4000억원에 전격 인수하며 HVAC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고 선언했습니다. 업계에선 이번 인수가 AI 확산과 함께 급성장 중인 데이터센터 기반 HVAC 시장을 겨냥한 전략적 투자로 분석합니다.
 
국내에선 기존 강자인 LG전자를 견제하고 글로벌 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한 포석이란 평가도 나오는데요. LG전자는 이미 수십 년 전부터 에어컨, 시스템 에어컨, 냉동 공조 등에서 기술력과 시장 지배력을 구축해왔습니다. 대표적으로 LG전자의 초대형 냉방기 '칠러(Chiller)'는 국내는 물론 해외에 새롭게 구축되는 AI 데이터센터, 배터리 및 소재 업체 공장 등을 적극 공략하고 있습니다. 
 
삼성의 진출 소식에 국내 중견 보일러·냉난방기기 기업들도 즉각 반응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경동나비엔(009450), 귀뚜라미 등은 대기업과의 본격 경쟁 구도에 직면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긴장감을 감추지 않고 있습니다. 다만 업계 내부에선 "무조건적인 위기라고만 볼 수는 없다"는 의견도 나옵니다.
 
중견기업계 관계자는 "냉동 공조 시장은 단순한 규모 경쟁이 아니라, 현장 맞춤형 설계와 솔루션 제공이 핵심인 고도화된 영역"이라며 "귀뚜라미 등 중견기업들도 수십 년의 업력을 바탕으로 축적된 기술력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경쟁력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국내에선 귀뚜라미 범양냉방이 1963년 설립 이후 업력만 60년이 넘었습니다. 
 
특히 데이터센터 수요가 AI 기반 산업 확장과 맞물려 급속히 커지고 있다는 점에서, 대기업과 중견기업 모두에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글로벌리서치 모르도르 인텔리전스(Mordor Intelligence)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대한민국 HVAC 시장 규모는 107억2000만달러(약 14조8839억원)로 추정되며, 예측 기간(2025~2030년) 동안 연평균 성장률 6.79%로 2030년에는 148억9000만달러(20조6736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귀뚜라미 등 일부 중견기업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데이터센터 맞춤형 냉난방 솔루션 개발을 준비해왔으며, 해외 시장에서도 일정 부분 수출 실적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중견기업계 관계자는 "만약 삼성이 독일 플랙트를 인수하지 않았다면, 해당 업체가 직접 국내 시장에 진출했을 가능성도 크다"면서 "삼성의 인수는 단순히 국내 시장 점유를 넘어 글로벌 무대에서의 기술 경쟁력 확보를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이어 "지금까지의 데이터센터는 주로 통신사나 금융권 중심이었지만, 앞으로는 AI 전용 데이터센터가 본격적으로 구축될 예정"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결국 이번 인수를 계기로 냉난방 공조 시장은 기존의 내수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글로벌 시장 중심의 고도화된 경쟁 체제로 재편될 전망입니다. 대기업과 중견기업 간의 관계도 '제로섬'이 아닌 '성장 공존'의 구도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입니다. 데이터센터 중심의 수요 확대라는 커다란 성장 파이가 존재하는 한, 양측 모두에게 새로운 기회의 장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귀뚜라미 범양냉방. (사진=귀뚜라미)
  
신대성 기자 ston947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