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치명령 앞 대한민국…승복 없인 내일 없다
오늘 오전 11시 윤석열 탄핵 선고…123일간 혼돈의 계엄정국 '마무리'
2025-04-04 06:00:00 2025-04-04 06:00:00
[뉴스토마토 박주용·이효진·김유정 기자, 이선재 인턴기자] '운명의 날'이 밝았습니다. 헌법재판소는 4일 윤석열씨에 대한 탄핵심판 선고를 내립니다. 윤씨의 정치적 운명만이 아니라 대한민국 헌법과 법치의 존엄, 민주주의의 미래가 분기점에 섰습니다. 분노와 희망을 품고 123일(비상계엄 선포날 기준)간 달려온 촛불 시민들도 곧 결과를 마주하게 됩니다. 탄핵 선고 이후 이제 우리에게 남은 과제는 헌재의 결정을 존중하는 겁니다. 지난해 12·3 내란 사태 이후 이어진 미증유의 혼돈과 분열을 수습할 유일한 방법은 승복뿐입니다. 특히 윤씨의 승복 없인 대한민국의 내일도 없습니다. 정치 원로 인사들도 윤씨를 향해 헌재의 결정에 승복할 것을 주문했습니다.
 
윤석열씨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 선고일을 하루 앞둔 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사진=뉴시스)
 
'파면이냐, 복귀냐'…8인에 달린 '윤석열 운명'
 
헌법재판관 8인은 이날 오전 11시 '2024헌나8 대통령(윤석열) 탄핵 심판 사건'에 대한 선고를 시작합니다. 재판관들은 탄핵심판에 나온 증거자료와 증인신문 결과를 설명하고 이번 사건의 의미를 강조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후 결정 이유를 읽고 심판결과인 주문을 낭독하는 것으로 선고를 마칩니다. 
 
주문이 포함된 탄핵심판 결정문 낭독에는 25분 정도 소요될 전망입니다. 헌재가 그동안 선고를 생중계를 한 5개 사건은 주문을 가장 마지막에 읽는 이른바 '미괄식 선고'를 했습니다. 이에 따라 윤씨에 대한 탄핵 선고도 미괄식으로 주문을 읽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렇게 진행할 경우 11시25분 전후로 탄핵안에 대한 인용·기각·각하 등의 선고 결과가 나와 윤씨의 신분이 변하게 됩니다. 두괄식으로 주문부터 읽으면 11시에 선고를 시작하자마자 결론이 나올 수 있습니다.
 
6인 이상의 재판관 찬성으로 탄핵안이 인용(파면)될 경우 즉시 윤씨는 대통령직에서 물러납니다. '전직 대통령 예우에 관한 법률'에 따라 경호·경비를 제외한 대부분의 예우가 박탈되고 향후 대통령 연금, 국립현충원 안장 자격도 사라집니다. 반면 8인 중 3명 이상이 기각 또는 각하 의견을 결정하면 윤씨는 직무정지가 해제돼 바로 대통령직 업무에 복귀합니다.
 
분열 최소화하려면 승복뿐…"판결에 불복 안돼"
 
헌재의 탄핵 선고가 나오기까지 기나긴 여정이었습니다. 12·3 내란 사태는 우리 사회의 추악한 치부였지만, 촛불 시민들은 국회의 '윤석열 탄핵'을 이끌며 성숙한 정치의식을 증명해 보였습니다. 시민들은 44년 만의 비상계엄 선포에 크게 분노했지만, 그 크기만큼 인내하고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그러면서 기어코 윤석열 탄핵을 실현시키며 내란 진압에 한 발 더 다가섰습니다. 그리고 이 모든 일은 합법적 절차에 따라 이뤄졌습니다.
 
1948년 제헌 헌법 이후 대한민국 공동체의 두 작동 원리는 '법치'와 '민주주의'였습니다. 광화문 광장에서 '윤석열 파면'을 외치는 시민들, 헌재 앞에서 '탄핵 기각'에 목소리를 높이는 시민들도 이젠 헌재의 심판을 수용해야 할 시간입니다. 특히 이번 사태를 일으킨 윤씨의 승복만이 헌재 선고 이후 나라의 분열과 갈등을 최소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윤씨는 탄핵 선고 전날까지 직접 헌재 결정에 대한 승복 뜻을 밝히지 않았습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을 향해 '헌재 결정에 승복하라'고 거듭 요구했지만, 심판 당사자인 윤씨를 향해선 이와 같은 요구를 하지 않았습니다.
 
정치 원로 인사들도 윤씨를 향해 헌재의 선고 결과에 대한 무조건적인 승복으로 법치의 명령을 따라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임채정 전 국회의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헌재의 판결이 나왔는데 승복을 안하면 어떻게 할 것이냐"며 "헌재 판결에 불복이 있어선 안 된다. 당연히 승복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헌재 선고 이후 대립과 갈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습니다. 보수 원로로 꼽히는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는 "탄핵 선고 이후 대선해서 집권 세력이 바뀌면 그것을 승복하느냐가 더 큰 문제다. 대선 이후 다음 정권이 순탄하겠느냐"며 "대통령이 누가 되더라도 (대립이 극심한 상황에서) 나라를 이끌어갈 수 있을지 우려된다"고 전했습니다.
 
촛불행동 집회 참가자들이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열린송현광장에서 윤석열씨 탄핵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시민들도 분열 '우려'…"갈등 봉합 최우선 과제"
 
지난 2일 본지가 만난 시민들도 헌재 선고 이후 우리 사회의 분열 가능성에 대해 걱정하면서 향후 정치권이 대립과 갈등을 해소할 방안을 마련하는 데 주력할 것을 당부했습니다.
 
경기 평택시에 거주하는 30대 여성 이신애(가명)씨는 "윤석열정부 집권 기간 동안 국가가 분열돼 간다는 느낌을 받았다. 수년간 정치적, 지역적, 사회문화적 갈등의 골은 점점 깊어졌고 그 안에서 혐오와 대립이 자라났다"며 "(탄핵 이후 정치권에서) 적극적인 대화와 허물없는 소통을 통해 뿌리 깊은 대립과 분열의 간극을 좁힐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습니다.
 
서울 서대문구에 사는 20대 여성 임주영씨는 "정치권은 갈등 봉합을 최우선 과제로 두고 국민들은 다시 일상에 집중해야 한다"며 "갈등을 봉합하기 위해 지금의 정치권은 자중할 필요가 있다"고 꼬집었습니다.
 
윤씨의 파면 이후 정치권이 헌재의 결정에 승복했을 때 '포스트 87년 체제'를 가르는 분기점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여야 모두 개헌을 주장하는 만큼 이번 비상계엄 사태를 통해 인식하게 된 대통령 권력 집중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논의를 본격화할 것이란 전망입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이효진 기자 dawnj789@etomato.com
김유정 기자 pyun9798@etomato.com
이선재 인턴기자 seonjaelee96@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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