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성은·김유정 기자] 헌법재판소가 4일 윤석열씨 파면을 결정하면서 '장미 대선'이 현실화됐습니다. 대통령 파면 후 60일 이내 대선을 치러야 하는 만큼 장미가 피는 6월, '제21대 대통령 선거'가 유력한 상황입니다. 대권을 향한 여야 잠룡들의 대선 레이스도 시작됐습니다. 이번 대선 구도는 '이재명 대 반이재명'으로 그려집니다. 강력한 대선 주자인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경선에서 비명(비이재명)계 인사들과 본선에서 국민의힘 후보와 맞붙어야 합니다.
60일 내 대선…'6월 3일' 유력
공직선거법 제35조 1항에 따르면 대통령 궐위로 인한 선거는 실시사유가 확정된 때부터 60일 이내에 실시하되, 선거일 전 50일까지 대통령 또는 대통령 권한대행자가 공고해야 합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이날 제21대 대통령선거의 예비 후보자 등록이 시작됐다고 밝히면서 조기 대선은 공식화됐습니다.
대통령 선거일의 경우 촉박한 기간을 고려하면 법정기한인 60일을 꽉 채운 6월 3일에 치를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정치권 시각입니다.
앞으로 각 정당은 선거관리위원회를 구성하고 경선 준비에 박차를 가하게 됩니다. 6월 3일로 선거일이 확정될 시 당 경선을 통과한 후보들은 내달 10~11일 대선 후보로 등록하고 12일부터 공식 선거운동을 시작합니다.
조기 대선 당선자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를 꾸릴 시간 없이 당선 확정과 동시에 대통령 임기를 시작합니다. 따라서 대선 다음날 새 정부가 출범하게 됩니다.
다만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오는 14일까지 대통령 선거일을 확정해야 조기 대선에 돌입할 수 있어 대선 일정은 유동적입니다.
(인포그래픽=뉴스토마토)
여권, 대선 레이스 개막…'이재명 대항마'는 누구?
조기 대선을 금기어로 여겼던 국민의힘에서도 이제 대선 레이스가 열리게 됐습니다. 탄핵 선고 전부터 몸을 풀며 대권 출마를 시사했던 여권 인사들이 여럿입니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홍준표 대구시장,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유승민 전 의원은 다양한 정책을 제안하고 적극적으로 자신의 입장을 밝혀 왔죠.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은 탄핵 기각에 방점을 찍었던 터라 공식적으로 대권 출마를 언급한 적은 없지만 탄핵 정국 속 극우 세력 지지를 받으며 차기 범여권 대선 주자로 떠올랐습니다. 윤석열정부 초대 국토교통부 장관을 지낸 원희룡 전 장관의 대선 출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지난 18일 일찌감치 개혁신당 대선 후보로 선출됐습니다. 국민의힘 당 대표를 맡았던 이 대표가 향후 국민의힘 후보와 단일화를 이룰지는 지켜봐야 합니다.
이번 대선은 여권에 있어 어려운 선거입니다. 윤씨 파면으로 국민의힘은 '내란 세력'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습니다. 이를 정면 돌파하고 '이재명 대항마' 역할을 수행할 인물이 필요합니다.
한 여권 대선 주자의 보좌관은 "국민의힘이 배출한 대통령이 탄핵된 만큼 일종의 애도 기간을 가지는 게 맞다고 본다"며 "탄핵에 대한 충격이 가실 때쯤 대선 출마 선언이 쏟아질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의원총회에 참석한 이재명 민주당 대표. (사진=뉴시스)
대권가도 열린 이재명…'호남 민심' 회복 과제
벼랑 끝에 몰린 국민의힘과는 달리, 이 대표의 대권가도에는 청신호가 켜졌습니다. '탄핵 심판론'에 따라 '정권 교체'를 원하는 국민 여론이 높은 상황입니다. 이 대표 지지율 또한 다른 대선 주자와 비교하면 월등히 높습니다.
한국갤럽이 지난 1~3일 전국 성인 100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4일 공표·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를 보면, '현 정권 유지'(40%)보다 '현 정권 교체'(48%)를 희망하는 응답이 8%포인트 더 높게 나타났습니다.
장래 대통령감에 대한 선호도 조사에서 이 대표 지지율은 34%를 기록했습니다. 이어 김 장관 9%, 한 전 대표 5%, 홍 시장 4%, 오 시장 2%, 이 의원·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이낙연 전 국무총리 각 1%로 모두 한 자릿수 지지율을 보였습니다. 다만 '의견 유보'가 38%로 높았습니다. (이상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 대표 대권가도의 가장 큰 걸림돌로 여겨졌던 '사법 리스크'도 상당 부분 해소된 상태입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6일 공직선거법 위반 항소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대법원 판결과 다른 재판 결과가 빠른 시일 내 나오기 어려운 만큼 대선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리스크는 털어낸 셈입니다.
그러나 탄탄대로만 깔린 것은 아닙니다. 경선 과정에서 비명계 인사들의 견제구를 견뎌내야 합니다. 비명계 인사 중 김경수 전 경남지사, 김부겸 전 국무총리,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대선 출마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습니다. 이들은 반이재명 구도를 형성해 '일극체제 흔들기'에 나설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 하나의 과제는 '호남 민심' 회복입니다. 지난 4·2 재·보궐선거에서 민주당은 전남 담양군수 자리를 조국혁신당에 내주며 체면을 구겼습니다. 민주당에 대한 호남의 지지도를 이 대표로 옮겨오는 것이 관건입니다. 이를 위해 야권 통합이 필수적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
김유정 기자 pyun9798@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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