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지방금융 부실경보)①BNK금융, 건설업 부실화 속 건전성 관리 과제
부산·경남 부도 전국 최다, 금융권 부실 우려 커져
대손충당금 적립률 하락 속 건전성 빨간불
2025-04-14 06:00:00 2025-04-14 06:00:00
이 기사는 2025년 04월 10일 11:06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지방 금융지주들은 은행과 증권 자회사를 중심으로 지역 건설사들과 긴밀한 관계를 맺으며 지역 경제의 든든한 후견인 역할을 해왔다. 중소기업 대출 비중이 높은 이들 금융지주에게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던 시기에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이 수익성과 안정성을 겸비한 최적의 투자처였다. 그러나 부동산 경기가 장기간 침체 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금융지주 자회사들의 수익성과 건전성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IB토마토>는 지역 건설업계의 현주소와 함께 지방 금융지주들의 부동산PF 리스크 관리 실태를 심층 점검한다.(편집자주)
 
[IB토마토 이성은 기자] 부산·경남 지역 건설사들의 연쇄 부도와 회생 신청 여파로 BNK금융지주가 리스크에 직면하고 있다. 해당 건설사에 집행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뿐만 아니라 일반 기업대출까지 부실화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그룹 차원의 자산 건전성과 수익성 악화 우려가 제기된다. 충당금 적립을 통해 선제 대응에 나섰지만, 부실 여파는 금융지주 전반으로 점차 확산되는 양상이다.
 
BNK금융지주 본점(사진=BNK금융)
 
부산·경남 건설사 부도에 불똥
 
9일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부산지역에서 부도 처리된 건설사는 6곳이다. 지난해 우리나라 부도 건설사가 27곳임을 감안하면 전체 20%가 넘는다. 경남에서도 3곳이 부도 처리돼 부산·경남 합산 9곳이 문을 닫았다. 부산, 전남, 경남 순으로 부도 건수가 많았고, 비수도권에서 전체의 85%가 발생했다.
 
부산에서는 남흥건설, 익수종합건설, 디알종합건설이 영업을 중단했고, 신태양건설은 230억원 상당의 PF 어음을 막지 못해 부도처리되기도 했다. 법정관리(회생) 신청도 이어지고 있다. 경남 지역 2위 건설사인 대저건설이 지난 1월 법정관리를 신청했고 삼정기업과 삼정이앤씨도 2월 회생절차를 밟았다.
 
기준금리 상승으로 원리금 부담이 커지고, 지방 분양 시장 수요가 줄며 건설사들이 버티지 못했다. 지난해 말 수도권을 중심으로 일부 주택 가격이 오르기도 했으나 지방에는 먼 나라 얘기다. 
 
2월 말 기준 부산 미분양 주택은 4565호로 전월 대비 39호 늘었고, 준공 후 미분양은 2261호다. 부산 지역의 주택 매매가격이 2% 하락했음에도 수요가 돌아오지 않고 있다. 경남지역도 마찬가지다. 전월 대비 미분양 주택이 6호 늘어나 3727호로 집계됐다.
 
BNK금융은 이들 기업에 부동산PF와 일반대출을 실행했다. 지난 2월 회생 신청한 삼정기업과 삼정이앤씨, 루펜티스에 대한 위험노출액(익스포저)만 지난해 말 2026억원, 기타 삼정기업 계열사 관계 여신은 2950억원에 달한다. 어음 부도도 발생했다. 부산은행에서는 남흥건설 어음 2억3253만원, 경남은행은 익수종합건설 4억7600만원을 회수하지 못했다. 
 
2021년 부산은행이 디알종합건설에 실행한 용원신항만수산물관광타운 PF도 흔들렸다. 용원신항만수산물관광타운은 우리자산신탁으로 소유권이 이전돼 지난해 5월 공매에 부쳐졌으나 유찰 이후 9월께 낙찰, 회수한 상태다.  
 
PF 부실 속 충당금 한계, 건전성 위협
 
BNK금융 자회사는 지역 기반 건설사에 다양한 방식으로 금융 지원을 이어왔다. 지난해 BNK금융지주의 부동산PF 잔액은 6조9850억원이다. 이중 6조3320억원이 본PF, 6630억원이 브릿지론 잔액이다. 계열사별로는 경남은행이 2조8803억원으로 가장 규모가 컸으며 부산은행이 2조4388억원, BNK캐피탈이 1조19억원, BNK투자증권이 5547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부산은행의 지난해 말 기업 대출 잔액이 38조9182억원임을 감안하면 부동산PF 관련 여신만 6.3%, 경남은행은 같은 기간 10.5%를 차지한다. 건설사에 내어준 일반대출까지 포함하면 관련 여신 규모는 불어날 것으로 보인다.
 
부산은행이 실행한 원화대출 중 건설업 2조7631억원, 부동산이 12조2065억원에 달하며 경남은행의 경우 건설업이 9157억원, 부동산이 5조7687억원가량 남아있다. 
 
두 은행 모두 건설업과 부동산업 대출 잔액 비중이 크지만, 건설사 소재지에 따라 익스포저는 차이가 났다. 부산은행은 대구·경북, 동남권의 건설사가 차지하는 비중이 40.8%, 수도권 55.8%를 차지했다. 경남은행은 대구·경북, 동남권 67.5%, 수도권 9.9%로 지역 편중이 두드러진다.
 
지난 3월 삼정기업이 기업회생을 신청하면서 삼정기업 등에 제공한 대출에 대해 약 1000억원의 대손충당금을 전입하기로 했다. 부산은행이 664억원, 경남은행 91억원, BNK캐피탈 253억원 등이다. BNK금융이 기업 회생에 대해 대손충당금을 확대하기로 했으나, 지난해 양행의 대손충당금적립률은 하락했다. 부산은행의 대손충당금적립률은 142.29%인데, 전년 270.4% 대비 100%p 넘게 하락했다. 경남은행도 마찬가지로 247.52%에서 208.74%로 떨어졌다.
 
이로 인해 BNK금융의 건전성 지표가 1년 새 악화됐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2024년 1.18%로, 전년(0.73%) 대비 0.45%p 올랐고 같은 기간 부산은행과 경남은행도 0.3%p와 0.06%p 상승했다. 
 
BNK금융지주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여신 심사기준을 강화하는 등 선제적으로 리스크에 대응하고 있다"라면서 "건전성 관리 비상체계 운영을 통해 안전성을 확보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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