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대선 출마 공식화…경선 통과는 '물음표'
한동훈 '반이재명' 겨냥하며 대권 도전 선언
수도권·비례 현역 의원 17명 힘 싣는다
"TK·PK 기반 없고 특정 연령대 강점 없어"
2025-04-10 17:50:34 2025-04-10 19:31:56
 
[뉴스토마토 이진하·차철우 기자·이선재 인턴 기자] 보수 진영 주자들의 출마 선언이 잇따르는 가운데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21대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습니다. 그는 출마 선언을 통해 '반이재명'을 겨냥하며 압도적 승리를 자신했는데요. 그러나 최근 발표되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한 자릿수로 고전하고 있어 국민의힘 경선에 통과할지는 미지수입니다.
 
제21대 대통령 선거 출마를 선언한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10일 서울 동작구 노량진 수산시장을 찾아 상인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서태지처럼 시대 교체" 한동훈표 출사표
 
한 전 대표는 10일 국회 본관 분수대 앞에서 출마 선언식을 열고 "국민이 먼저인 나라, 성장하는 중산층의 나라, 실용이 이념을 이기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밝혔는데요. 그러면서 선언 초반 '문화 대통령'으로 불리는 가수 서태지씨를 언급하며 "록밴드에서 록커가 랩과 댄스를 하듯 시대 교체는 한순간에 일어나는 것"이라며 "서태지처럼 시대 교체를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습니다. 
 
이어 "그전에 국정의 한 축인 여당을 이끌었던 사람으로서 국민께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말했는데요. 앞서 '비상계엄'으로 탄핵된 윤석열씨에 대한 책임감 있는 사과를 뜻을 전한 것입니다. 일각에서는 파면된 윤씨와 선을 그으며 일부 '친윤(친윤석열)계' 출마자들과 다른 모습을 강조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습니다. 이를 통해 중도층 확장을 노린 것으로 보입니다. 
 
한 전 대표는 강력한 대권 주자로 꼽히는 이재명 민주당 전 대표를 향해 날을 세우기도 했습니다. 그는 "헌법재판소가 지적한 것처럼 30번의 탄핵소추와 일방적 법안 처리를 남발한 이재명 민주당의 책임도 대단히 크다"며 "헌재의 탄핵 인용 결정으로 이제 남은 것은 이 대표로, 그가 형사법정에서 심판받기 전에 우리 국민은 그걸 기다리지 않고 이번 선거에서 심판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21대 대통령선거 출마선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출정식에 현역 의원 몰렸지만…대다수 '비례대표'
 
한 전 대표의 대선 출마 선언 장소에는 많은 현역 의원들이 참석했습니다. 당에서 중진인 조경태 의원을 비롯해 배현진·서범수·박정하·송석준·진종오·우재준·김예지·정연욱·한지아·김상욱·박정훈·정성국·고동진·김소희·안상훈·김건 등 17명의 의원이 한 전 대표에게 힘을 실었습니다. 다만, 수도권의 지역구를 둔 의원은 4명을 제외하면 대부분 비례대표로 국민의힘의 텃밭인 대구·경북(TK)와 부산·경남(PK)의 표심을 받기에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국민의힘에서는 이날 경선룰을 확정했는데요. 경선은 총 3차례로 하고, 관건이었던 민심(국민 여론조사)과 당심(당원 선거인단) 반영 비율은 1차에서 민심 100%로, 2차와 3차는 민심 50%, 당심 50%를 적용합니다. 또 이번 경선 과정은 짧기 때문에 현장 투표를 실시하지 않습니다. 또 권역별 합동 연설회도 실시하지 않는데요. 당 소속 의원들이 과거처럼 각 캠프별로 힘을 싣는 모습은 보기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이양수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이번 경선룰에 대해 "1차 경선에서 국민 여론조사 100%로 하는 것은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라든지 민심 반영 비율을 높여야 한다는 요청이 많아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때 1차에서 한 후보가 득표율 50%를 넘으면 2인 경선은 하지 않게 됩니다. 따라서 1차 경선이 매우 중요할 전망입니다. 또 3차 경선을 통해 '컨벤션 효과'를 노린다는 전략입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탄핵 정국 거치며 지지층 정체…TK·PK 민심 부재
 
경선 돌파를 위한 한 전 대표의 최대 과제는 '지지율 두 자릿수' 돌파가 될 전망입니다. 지난 8일 <뉴스1>의 의뢰로 '한국갤럽'이 조사한 여론조사(4월6~7일 조사·18세 이상 유권자 1008명 대상·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1%포인트·응답률 15.5%·휴대전화 가상번호 방식)에 따르면 차기 대권 주자 적합도를 묻는 질문에 한 전 대표는 5%대 지지율을 보였습니다. 이밖에 범보수 주자들 중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이 9%,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4%, 오세훈 서울시장이 2%로 나타났습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한 전 대표는 지지율은 지난해 12월 계엄 사태 이후 윤석열씨의 '탄핵 찬성'을 이끌며 5% 이상의 지지율을 보였지만, 점차 떨어지는 모양새입니다. 특히 지난해 총선에서 직접적인 지지율을 아니지만, 국민의힘 대표로서 당을 이끌며 당의 지지율을 30%대(한국갤럽 기준)로 이끈 것과 대조됩니다. 이처럼 답보한 지지층 때문에 1차 경선에서 반짝 반전을 일으키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전국 지표 조사 결과에서도 김 전 장관의 지지도가 상당히 앞서고 있고 홍 전 시장의 지지율은 최근 올라가는 양상인데, 이는 2030 남성들과 대구 지역에 기반을 둔 강점이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 "반면, 한 전 대표는 1차 경선을 통과할지라도 대구·경북에서 지지도가 낮고 특정 연령대에서 강점이 없기 때문에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이진하 기자 jh311@etomato.com
차철우 기자 chamato@etomato.com
이선재 인턴기자 seonjaelee96@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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