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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4월 16일 17:09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김규리 기자]
하나투어(039130)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자기주식 약 350억원 어치를 소각하기로 결정했다. 자사주 소각은 기업들이 주가 관리 수단으로 자주 활용하는 대표적 수단이다. 주주 지분율 증가와 배당 확대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동시에 오는 2027년까지 중장기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해 매년 정기적인 자사주 매입·소각을 실시하겠다고 발표했다.
하나투어 사옥(사진=하나투어)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하나투어는 이사회를 통해 배당가능이익 범위 내에서 보유 중인 자기주식을 소각하기로 결정했다. 소각 예정 주식 수는 보통주 54만9253주다. 이는 전체 발행주식(1603만9185주)의 3.42%에 해당한다. 1주당 가액은 500원이며, 장부가액 기준 총 약 339억8000만원 규모다.
기존에 보유한 자기주식을 배당가능이익 범위 내에서 소각하는 방식으로 발행주식 총수는 감소하지만 자본금에는 변동이 없다. 소각 예정일은 오는 30일이며, 관계기관 협의에 따라 변동될 수 있다.
이번 자기주식 소각은 기존에 회사가 보유 중인 자사주를 배당가능이익 범위 내에서 직접 소각하는 방식이다. 자사주 소각 과정은 회사가 시장에서 직접 자사주를 매입하거나, 이미 보유하고 있던 주식을 없애는 형태로 이뤄진다. 이 과정에서 회사는 발행 주식 수를 공식적으로 줄이게 되고 총발행 주식 수가 감소하면서 기존 주주들이 보유한 주식의 상대적 가치는 상승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회사의 자본금은 변동하지 않으며 회계상으로 자기주식 소각 규모만큼 자본잉여금이나 이익잉여금이 감소한다.
주가 상승 측면에서도 효과적이다. 자사주 소각하면 발행 주식 수가 줄어들면서 주당순이익(EPS)이 상승하는 효과가 있다. EPS 상승은 기업의 수익성이 향상된다는 긍정적 신호로 인식돼 투자자들의 기대 심리를 자극할 수 있다. 또한 주식 시장에서 유통되는 주식 수가 감소함으로써 수급 측면에서 공급이 감소하고 수요가 일정할 경우 주가 상승 압력이 발생할 수 있다. 결국 회사의 시장가치 상승과 기존 주주들에게 이익으로 돌아오는 결과를 얻을 수 있어 기업들이 시행하는 대표적인 주주가치 제고 정책으로 꼽힌다.
이날 자사주 소각과 함께 하나투어는 중장기 주주 환원 정책도 발표했다. 올해부터 오는 2027년까지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의 50% 내외에서 주주가치 환원을 위해 재원을 마련하고 '총주주환원율'을 주주환원의 핵심지표로 설정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또 기존 배당 정책을 포함해 배당성향은 30~40%로 유지하고 매년 당기순이익의 10~20% 범위에서 자사주 매입과 소각을 집행해 주주환원의 다양성과 유연성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자사주 소각 결정과 주주환원정책 발표 뒤에는 업황 악화로 인한 경영 부진이 자리 잡고 있다. 증권가 컨센서스에 따르면 하나투어의 올해 1분기 예상 영업이익은 123억 원으로 전년 대비 43%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매출액 또한 14.4% 하락한 1569억 원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지난 2월부터 패키지여행 송출객 수가 역성장세로 전환한 데 이어 조기 대선으로 인해 5월 연휴 성수기 매출이 기대에 못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결과다.
이에 따라 주가도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최근 한달 새 주가는 10% 넘게 빠졌다.
현대차증권(001500)은 하나투어에 대해 1분기 영업이익 감소와 2분기까지는 눈높이 하향이 불가피하다며 목표주가를 기존 7만원에서 6만3000원으로 10% 하향했다.
한편, 하나투어는
카카오페이(377300) 부사장을 지낸 장기주 씨를 CFO(최고재무책임자)로 영입하는 등 체질 개선 작업에 한창이다. 회사 측은 실적 안정화와 사업 구조 개선이 최우선 과제를 꼽고 있다.
김규리 기자 kk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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