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웹툰, 정부는 육성…현실은 시장 축소
정부, K웹툰 산업 확대 목표
업계, 수익성 중심 구조조정 가속화
전문가 "중장기 전략 필요…'IP 확장'·'불법유통 근절' 초점 맞춰야"
2025-06-20 16:21:27 2025-06-20 17:21:48
[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이재명 정부가 K웹툰을 차세대 국가 전략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내세운 가운데, 정작 업계는 글로벌 사업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웹툰 산업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서는 개별 작품을 넘어 지식재산권(IP) 중심으로 확장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정부는 2027년까지 K웹툰 산업 규모를 4조원, 수출 규모는 3조4000억원으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웹툰 제작 인프라에 인공지능(AI) 기술을 도입하는 내용의 추가경정예산 165억원을 최근 편성했습니다. 이에 따라 웹툰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일제히 상승하며 시장의 기대감도 높아진 상황입니다.
 
그러나 실제 기업 현장에서 감지되는 분위기는 다릅니다. NHN(181710)은 자사의 웹툰 플랫폼 ‘포켓코믹스’의 프랑스와 북미 서비스를 종료한다고 밝혔고, 카카오(035720)픽코마는 프랑스, 인도네시아, 대만 등에서 철수했습니다. 네이버(NAVER(035420))웹툰 역시 유럽 법인 설립 계획을 보류하고 일본과 북미 시장에 집중하는 쪽으로 전략을 조정하고 있습니다.
 
김정영 연성대 웹툰만화콘텐츠 교수는 "산업 전체가 일시적으로 위축된 것은 사실"이라고 진단했습니다. 다만 콘텐츠 산업 특성상 순환이 존재한다는 점을 짚으며, "정부는 기반을 다지는 중장기 전략을 세우고, 업계는 당장의 수익성 확보를 통해 균형을 맞춰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시장 확장을 위해서는 웹툰을 단일 콘텐츠로 보기보다 원소스를 게임, 영상, 굿즈 등 다양한 산업으로 확장하는, IP 기반 산업을 늘려가는 게 중요합니다. 정부 지원책도 웹툰 자체에 맞춰지기보다 IP 확장에 도움이 되도록 짜여지는 것이 필요한데요.
 
일단 내적 요소는 갖춰진 상황입니다. 김 교수는 "과거 트랜스 미디어에 굉장히 약하다는 소리를 들었지만 요즘은 일본에서도 우리가 스토리, 기획, 소프트웨어가 강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소프트웨어가 강하다는 것은 IP 성장이나 확장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김 교수는 "일본도 IP가 가지고 있는 부가가치보다는 2차 콘텐츠 또는 트랜스 미디어, 굿즈를 통해서 얻는 수익이 더 크다"며 “국내 시장은 마케팅과 서비스, 트랜스미디어 연계 구조가 빠르게 개선되고 있어 과거 일본 콘텐츠 산업이 성장하던 시기와 유사한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에서 정책이 뒷받침 돼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밖에 웹툰 업계에서 꾸준히 지적되는 불법 유통 문제 해결도 중요합니다. 해외 철수 결정이 잇따르는 배경 중 하나로 불법 유통 문제도 지적되고 있는데요. 특히 동남아시아 일부 국가에서는 불법 웹툰 유통 시장의 규모가 합법 시장을 넘어서는 상황입니다. 이 문제를 풀지 못하면, IP를 확장하더라도 불법 유통으로 인해 정당한 수익을 얻지 못하게 됩니다.
 
그나마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불법유통 근절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저작권 침해를 막기 위해 국내외 수사기관 공조도 강화되는 추세입니다. 최근 열린 2025 저작권 보호 집행 국제공조회의에는 필리핀, 베트남, 말레이시아, 태국 등 4개국 수사기관, 인터폴 등이 참석했습니다. 
 
또한 저작권 침해 범죄인에 대한 형사처벌 강화, 불법유통 피해액에 대한 징벌적 손해 배상제 도입을 골자로 한 저작권법 개정안이 국회 소관 상임위에 상정돼 있습니다.  
 
김 교수는 “불법 유통은 단순한 저작권 문제를 넘어서 플랫폼 비즈니스 자체를 흔드는 요인”이라며 “이런 시장에서는 기업이 장기 투자를 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국가 차원에서 불법 유통을 막아야 산업 규모, 수출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NHN이 프랑스에서 운영했던 웹툰 플랫폼 포켓코믹스.(이미지=뉴시스)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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