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유지웅 기자] 윤석열씨의 탄핵심판 변호인단이 윤씨 이름을 딴 이른바 '윤어게인 신당'을 창당하겠다고 했다가 잠정 보류했습니다. 예정됐던 기자회견 역시 진행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윤석열씨가 지난해 5월 국민의힘 국회의원 워크숍에서 만찬을 마친 뒤 어퍼컷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씨의 국민변호인단 배의철 변호사는 이날 '윤어게인 신당 내외신 공보방'이라는 이름의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을 열고 "대통령 변호인단 소속 변호사 5명이 18일 신당 관련 기자회견을 할 것"이라고 공지했습니다.
이 대화방 이름은 '윤석열 신당 내외신 기자단'이었는데, 몇 시간 만에 '윤어게인 신당 내외신 기자단'으로 바뀌었습니다. 채팅방 참여를 위한 비밀번호는 비상계엄 선포 날을 뜻하는 '1203'였습니다.
국민변호인단은 탄핵 반대 여론을 조성하기 위해 윤씨 측 석동현 변호사가 주도해 만든 지지 단체입니다. 국민변호인단 홈페이지엔 '계몽령', '친중·반국가세력', '부정선거'란 이름의 게시판이 만들어져 있는데요. 윤씨와 국민의힘이 주장해 온 것들입니다.
윤씨는 파면 이틀 뒤인 지난 6일 입장문을 통해 "2월13일(국민변호인단 출범일) 여러분의 첫 함성을 기억한다"며 "저는 대통령직에서는 내려왔지만, 늘 국민변호인단 여러분 곁을 늘 지키겠다"고 하기도 했습니다. 윤씨와 직접적으로 소통하는 단체인 겁니다.
논란이 일자 배 변호사는 이날 오후 입장문을 내고 "조기대선 국면에서 신당 제안이 대통령의 의중이나 뜻 혹은 영향력 행사 등에 대한 여러 오해를 낳을 수 있어 기자회견으로 이를 공식화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했다"며 기자회견이 취소됐음을 알렸습니다. 특히 그는 "분통함을 느낀다"며 "국민의힘으로부터의 압박이 오늘 하루 빗발쳤다"고 했습니다.
배 변호사는 "너무 많은 오해와 억측들이 난무해 대통령에게 부담이 될 수 있기에 대통령의 말씀에 따라 기자회견을 일단 유보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대통령의 의중은 '청년들의 순수한 정치운동에 아버지처럼 함께하겠다'는 말씀이었다"며 "윤석열 정신에 따라 국민의힘을 견인하고, 이후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자유진영이 하나 되어 승리할 수 있는 최선의 길을 찾겠다"고 했습니다.
뒤늦게 윤씨와 뒤늦게 선은 탓에, 국민의힘 대선 경선·본선은 '윤석열 신당'의 영향력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전망입니다. 이미 경선 레이스는 '반탄'(탄핵반대파)이 '찬탄'(탄핵찬성파)를 압도하고 있습니다.
윤씨의 멘토로 알려진 신평 변호사는 전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윤 어게인 열풍은 곧 반드시 불어온다"며 "요건을 충족시키는 국민의힘 예비후보는 잘 아시다시피 나경원 의원밖에는 잘 보이지 않는다”고 적기도 했습니다.
한편, 나경원 국민의힘 경선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1차 경선 토론회 미디어데이'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 선거에서 윤심팔이를 하면 안 된다"며 윤씨와 선을 그었습니다.
유지웅 기자 wisema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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