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폭탄' 떠는 이유 있었네…삼성 61조·LG 23조
삼성·LG, 미주 매출 비중 25% 넘겨
“해외 생산지 다변화로 대응할 것”
2025-04-18 15:59:01 2025-04-18 15:59:01
[뉴스토마토 박혜정 기자] 지난해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미국 시장에서 올린 매출이 전체 매출의 25%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트럼프 행정부의 고율 관세가 현실화될 경우 그에 상응하는 타격이 예상되는 만큼, 양사는 생산 거점을 다변화와 미 현지 생산 확대 등으로 대응할 방침입니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 올린 매출이 전체의 25%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서초구 삼성그룹 사옥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LG트윈타워. (사진=뉴시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개된 각사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지난해 미주 지역으로 수출한 금액은 61조3533억원으로 총매출(209조522억원)의 약 34%를 차지했습니다. LG전자는 같은 해 전체 매출 87조7282억원 중 약 26%(22조8959억원)를 미주 시장에서 벌어들였습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 적용국 등 일부 예외를 제외한 대부분 나라에 관세를 부과했습니다. 국가별 상호 관세율은 △한국 25% △베트남 46% △태국 36% △인도 26% 등입니다. 다만 현재는 미중 갈등으로 관세 부과가 90일 유예된 상황입니다. 대미 보복 조치를 발표한 중국은 145% 고율 관세를 내게 되었고, 그 외 관세 대상국은 10% 기본 관세만 적용받습니다.
 
유예 기간 이후 책정된 상호 관세가 그대로 적용된다면 국내 가전 업계는 직격탄을 맞을 전망입니다. 삼성전자는 베트남 북부 박닌·타이응우옌 공장에서 자사 스마트폰 물량의 50% 이상을 생산하고 있으며 상당 부분이 미국으로 수출됩니다. 또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베트남과 태국, 중국 등에서 가전과 TV 제품을 만들어 일정 물량을 미국에 수출하고 있습니다.
 
이에 이들 기업은 해외 생산 거점 다변화와 현지화로 대응하겠다는 전략입니다. 용석우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VD) 사업부장(사장)은 지난 7일 ’언박스 앤 디스커버 2025‘ 행사에서 미국 상호 관세에 대해 “세계 10곳에 위치한 생산기지를 적극 활용하겠다”며 “관세에 따라 얼로케이션(생산량 할당)을 통해 파고를 넘어가려 한다”고 밝혔습니다. 김창태 LG전자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도 지난 1월 콘퍼런스콜에서 “고율관세가 부과된 제품은 여러 생산지에서 생산하는 방법으로 대응하고, 유통업체와도 협력해 리스크를 최고화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한편, 삼성전자는 미국, 브라질, 헝가리, 폴란드, 이집트, 남아프리카공화국, 베트남, 인도 등에 스마트폰·가전 제품 생산시설을 두고 있으며 LG전자는 중국, 멕시코, 인도, 베트남, 태국, 브라질, 폴란드, 인도네시아 등의 나라에 생산 거점을 두고 있습니다.
 
허윤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미국과 같은 대국이 관세를 부과하면 국제 수요가 줄어 공급자가 가격을 내릴 수밖에 없다”며 “그만큼 국내 전자 기업에게 부담인 사안”이라고 했습니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현지 생산 압박은 트럼프 정부 이후에도 계속될 것”이라며 “현지에 25% 이상의 매출이 있는 만큼 투자 비용이 크더라도 미국 생산 거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박혜정 기자 sunright@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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