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S효성, 차세대 배터리 실리콘 음극재 진출...미래 먹거리 확보
조현상 '가치경영' 일환
울산, 1호 생산기지로
2025-11-03 16:51:31 2025-11-03 16:57:18
[뉴스토마토 박혜정 기자] HS효성그룹이 차세대 배터리의 핵심 소재로 꼽히는 ‘실리콘 음극재’ 시장에 본격 진출합니다. 기존 소재 대비 에너지 밀도가 월등히 높아 ‘게임체인저’로 불리는 실리콘 음극재는 고성장이 예상되는 분야료, HS효성의 새로운 고부가 성장축으로 떠오를 전망입니다. 특히 HS효성이 울산에 해당 사업의 생산거점을 두기로 하면서 지역경제에 선순환 효과도 기대되고 있습니다. 
 
조현상 HS효성 부회장(왼쪽 네번째)과 바트 삽 유미코아 CEO(왼쪽 세번째)이 벨기에 현지에서 기념촬영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HS효성)
 
3일 HS효성은 지난 31일 1억2000만유로(약 2000억원)를 투입해 벨기에에 본사를 둔 글로벌 소재사 유미코아의 배터리 음극재 자회사 EMM를 인수하고, 유미코아와 합작법인을 설립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계약은 당국의 승인을 거쳐 최종 마무리될 예정입니다. 
 
유미코아는 100년 이상 축적한 첨단 소재 기술을 기반으로 배터리·촉매·반도체·방산·우주항공 등 다양한 영역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개발(R&D) 및 제조 경쟁력을 갖춘 글로벌 기업입니다. 최근 부각되고 있는 희토류 관련 기술도 확보하고 있으며, 과거 마리 퀴리 부인이 라돈·우라늄 등을 연구했던 곳으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실리콘 음극재는 배터리 음극에 쓰이는 소재로, 기존 흑연 대비 에너지 밀도가 최대 10배 이상 높아 차세대 배터리 시장의 ‘게임 체인저’로 평가됩니다. 전기차 급속충전을 가능하게 하고, 충전 효율 개선, 주행거리 확대, 원가 경쟁력 확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핵심기술로 글로벌 완성차와 배터리 제조사들이 가장 주목하는 분야입니다. 특히 음극재 외 다른 소재 영역이 기술적 한계에 이른 상황이라, 실리콘 음극재가 향후 배터리 혁신을 이끌 유력 기술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글로벌 배터리 시장은 여전히 가파른 성장세입니다. 지난해 전 세계 신차 판매 중 전기차 비중은 이미 20%를 넘어섰고, 올해 25%, 2030년에는 40%(연간 4700만대) 안팎까지 확대될 전망입니다. 더불어 AI 붐으로 로봇·드론 등 신규 수요 영역이 확대되면서 배터리 수요는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합니다. 
 
앞으로 음극재 시장은 배터리팩의 용량 확대, 고에너지밀도, 초고속 충전 니즈에 대응하기 위해 실리콘 음극재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글로벌 리서치업체 큐와이리서치에 따르면 실리콘 음극재 시장은 지난해 약 5억달러에서 연평균 40% 수준의 고성장을 이어가 2031년에는 약 47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됩니다. 
 
조현상 HS효성 부회장은 기술력과 지식재산을 선제적으로 확보해 고부가가치 사업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전환해야 한다는 가치경영 철학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근에는 엔터프라이즈 AI, 피지컬 AI 등 차세대 AI 영역에도 눈을 돌리고 있으며, 관련 원천 기술과 지적자산을 가진 글로벌 기업들과 접점을 넓히고 있습니다. 
 
한편 HS효성그룹은 기존의 타이어코드, 첨단모빌리티 소재, AI/DX 중심의 사업 기반 위에 항공우주, 미래 모빌리티, 방산, 에너지 등에 광범위하게 쓰이는 탄소섬유, 이번 인수를 통한 배터리 소재 사업, 추가적인 AI/DX 사업모델 등 고성장 분야의 진출을 통해, 균형 잡힌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게 됐습니다. 
 
HS효성은 이번 인수를 통해 향후 5년간 1조5000억원을 투자해 대규모 생산능력을 확충할 방침이며, 울산을 첫 번째 투자 지역으로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60년 전 그룹의 시작점이었던 울산 공장은 현재 아라미드와 자동차 소재 일부만 남기고 다수 사업이 해외로 이동한 상태인데, 이번 리쇼어링을 통해 국내에서 고부가 인력 수요가 다시 생겨날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박혜정 기자 sunright@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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