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 효과’…국내 조선사 잠수함 수주 모멘텀 ‘가속’
HD현대-페루와 잠수함 공동개발 LOI
한화오션 글로벌 공략에 핵잠 기대까지
2025-11-03 16:04:35 2025-11-03 16:35:44
[뉴스토마토 박혜정 기자]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2025를 계기로 국내 조선사들의 잠수함 사업 수주 모멘텀이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HD현대중공업은 페루와 잠수함 공동개발 및 건조 의향서(LOI) 체결한 데 이어, 한화오션은 필리핀·캐나다를 상대로 수주 공략에 나섰습니다. 여기에 미국이 한국의 핵추진잠수함 건조를 승인하면서 국내 잠수함 사업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습니다. 
 
지난달 21일 장보고-Ⅲ 배치(Batch)-Ⅱ 1번 함인 장영실함이 진수식을 앞두고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에서 공개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3일 HD현대중공업은 경주 APEC와 연계해 지난 1일 울산 본사에서 페루 국영 시마(SIMA) 조선소와 ‘페루 잠수함 공동개발 및 건조 LOI’를 체결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LOI에 따라 양사는 △페루 차세대 잠수함 공동개발 및 생산 협력 방안 △기술이전 및 기타 산업 협력 범위 등 세부 협의를 거쳐, 단계적으로 설계 및 건조 계약과 실질적 건조를 추진할 예정입니다. 페루 해군은 노후 잠수함 교체 사업을 진행 중이며, HD현대중공업이 독자 개발한 1500톤급 잠수함 ‘HDS-1500’을 기반으로 신형 잠수함 건조를 검토 중입니다. 
 
같은 날 한화오션은 APEC 참석차 방한한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과 잠수함 도입 계획 지원 방안 등을 논의했습니다. 한화오션은 마르코스 대통령에게 최첨단 소나(수중 음파 탐지기)와 전투 시스템, 리튬이온 배터리 기술을 탑재한 도산안창호급 잠수함(SS-Ⅲ, 3000톤 급) 배치 계획을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필리핀은 현재 중국 등과 해양 갈등 속에서 자국 방어 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해 2월 승인한 2조 필리핀페소(약 48조8000억원) 규모의 군 3차 현대화사업 계획을 통해 필리핀군 첫 잠수함 도입을 추진 중입니다. 여기에 한국의 한화오션, HD현대중공업이 참전했으며, 프랑스, 스페인 등 다른 주요 조선 강국들도 경쟁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달 30일에는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경남 거제 한화오션 사업장을 방문하며, 최근 진수한 3600톤급 잠수함 장영실함에 승선해 내부 시설과 장비를 시찰했습니다. 현재 캐나다 해군은 3000톤급 잠수함 12척을 도입하는 60조 규모의 사업(CPSP)을 추진 중입니다. 여기에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은 ‘원팀’을 이뤄 독일의 TKMS와 숏리스트(적격 후보)에 오르며 2파전 구도로 수주전에 뛰어든 상황입니다. 
 
같은 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의 핵 추진 잠수함 건조를 승인하며 조선업계의 숙원사업이었던 ‘핵잠 개발’에 속도가 붙을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업계 관계자는 “특수선은 정부 간 협상(G2G) 비중이 높다 보니, APEC 정상외교가 실제로 사업 추진력을 얻는 계기가 됐다”며 “논의된 사업이 본격화될 경우 국내 잠수함 설계 능력과 함정 건조 역량이 전 세계의 주목을 받을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박혜정 기자 sunright@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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