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배덕훈 기자] 지난해 500대 기업 10곳 중 6곳 이상의 부채비율이 100%를 넘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특히 효성화학은 조사 대상 기업 중 유일하게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졌습니다.
서울 마포구 공덕동의 효성 본사 사옥. (사진=효성)
30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지난해 매출 기준 500대 기업 중 결산보고서를 제출한 353곳(금융업 제외)을 대상으로 부채비율을 조사한 결과, 완전자본잠식을 포함해 부채비율이 100%를 넘는 기업은 221곳(62.6%)으로 집계됐습니다.
부채비율은 기업의 부채 총액을 자본 총액으로 나눈 값으로 기업의 재무건전성을 나타내는 지표입니다. 부채가 자본보다 많으면 부채 비율이 높아지지만, 증자 등으로 자본이 늘어나면 부채비율이 낮아지기도 합니다. 안정적인 부채비율은 100% 이하로 판단합니다.
조사대상 기업 중 유일하게 완전자본잠식 기업은 효성화학이었습니다. 효성화학은 업황 부진에 따른 적자로 인해 재무 안정화를 위한 사업 부문 매각을 추진했지만, 여전히 재무 개선이 요원한 상황입니다. 지난해 기준 자본 총액은 -680억원으로 공시됐습니다.
부채비율이 1000%를 넘긴 곳도 5곳(1.4%)에 달했습니다. 자본잠식인 효성화학을 비롯해 한성자동차(2319.6%), 티웨이항공(1798.9%), 삼성전자서비스(1520.3%), 아시아나항공(1240.8%) 등입니다.
이중 한성자동차는 부채비율이 전년(930.3%) 대비 1389.3%p 급증해 1년 새 가장 많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티웨이항공도 전년(717.0%) 대비 1081.9%p 늘었습니다. 지난 2023년 주식발행초과금(이익잉여금)으로 결손금을 충당함에 따라 자본 총액이 줄어든 탓입니다. 아시아나항공은 전년 대비 부채비율이 265.5%p 감소했지만 여전히 1000%를 넘겼습니다.
500대기업 부채비율 상위 20개사. (자료=CEO스코어)
유통기업 컬리는 부채비율이 전년 대비 9641.7%p 감소해 조사 대상 기업 중 가장 큰 감소폭을 보였습니다. 다만, 부채비율은 733.6%로 여전히 높았습니다. 이는 재무 안정화보다는 지속적인 증자로 자본이 늘면서 부채비율이 감소한 것으로 CEO스코어는 분석했습니다.
이어 신세계건설(724.7%p ↓), CJ CGV(529.7%p ↓), 이마트24(366.5%p ↓), 아시아나항공(265.5%p ↓) 등 순으로 전년 대비 부채비율이 감소했습니다. 2023년 자본잠식 상태였던 태영건설은 지난해 720.2%의 부채비율로 자본잠식을 해소했습니다.
업종별로는 상사의 부채비율이 전년 대비 24.0%p 감소한 136.0%를 기록해 가장 크게 줄었습니다. 이어 공기업이 23.1%p 줄어든 294.3%를 기록했습니다. 감소율은 두번째로 컸지만 부채비율은 전체 업종 중 가장 컸습니다. 그 뒤를 유통업(15.6%p ↓), 서비스(2.5%p ↓), 제약(1.0%p ↓) 등이 이었습니다.
반면 조선·기계·설비(15.5%p ↑), 지주(12.2%p ↑), 운송(10.5%p ↑), 철강(10.0%p ↑), 석유화학(5.7%p ↑) 등은 부채비율이 전년 대비 늘었습니다.
배덕훈 기자 paladin7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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