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유영진 기자] 저축은행 신용등급이 수익성과 건전성 악화에 잇따라 하락하면서 자금 조달 리스크가 커지고 있습니다. 신용평가사들이 모니터링을 강화하면서 추가 하락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다올·JT친애·바로·예가람·고려저축은행 등 5곳의 신용등급이 하락했습니다. 이들 저축은행은 지난해 이미 등급이 하락하거나 등급 하락이 예상됐던 곳입니다. 올해도 수익성과 건전성이 개선되지 않아 추가 등급 하락 가능성이 남아있는 상황입니다.
저축은행 신용등급이 투기등급(BB)으로 떨어지면 퇴직연금 자금을 유치할 수 없어 자금 조달 창구가 줄어듭니다. 저축은행 퇴직연금 잔액은 2023년 기준 30조5000억원으로 전체 예금(90조1600억원)의 약 34%를 차지합니다. 퇴직연금을 끌어오지 못하면 예금 금리를 높여 자금을 조달할 수밖에 없는데, 이자 비용이 늘면서 수익성에 부담이 커질 수 있습니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퇴직연금이 끊겨도 예금 금리를 높일 수 있는 특성이 있어 자금 조달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라며 "다만 예금 금리를 높이면 저축은행 부담이 늘 수 있다"고 얘기했습니다.
앞서 신평사들은 지난해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여파로 저축은행의 건전성 지표 모니터링을 강화하면서, 신용등급을 평가받고 있는 30개 저축은행 중 17곳의 신용등급을 하향하거나 전망을 낮췄습니다. 이후 17곳 중 건전성 지표가 더 악화한 5곳 저축은행 신용등급을 추가로 강등했습니다.
나이스신용평가 관계자는 "PF 부실 관련해서 저축은행들의 수익성이나 건전성이 몇 년 전에 비해 꽤 낮아졌다"면서 "1월에 제시한 지표 기준에 부합하는 저축은행들을 중점적으로 검토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1분기 실적에 따라서 모니터링 수준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나신평은 지난 1월 △순손실 발생 △고정이하여신비율 7% 이상 △BIS 비율 11% 미만 △부동산 PF 비중 100% 초과 등을 주요 모니터링 지표로 제시한 바 있습니다.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도 저축은행 수익성과 건전성을 중심으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경기 상황을 반영해 다중채무자 비율이 높은 저축은행에 대한 점검을 집중적으로 진행 중입니다.
한기평 관계자는 "수익성도 중요하지만 건전성을 더 비중 있게 본다"며 "건전성 지표가 좋아져도 저신용자나 다중채무자가 많은 저축은행은 회복이 빠르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한신평 관계자는 "저축은행 부실 이후 모니터링을 강화하면서 등급을 하향해왔다"면서 "앞으로 나오는 실적을 지켜보면서 건전성이 개선되지 않거나 앞으로도 그럴 여력이 부족해 보이면 추가적인 액션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유영진 기자 ryuyoungjin1532@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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