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박준희 관악구청장 "관악은 수도권 유일 청년친화도시"
관악구 청년 비율 41.4%…박 구청장 "전국서 1위"
"청년 공간 복지, 무엇보다 중요…취임 직후 시행"
"벤처 창업 불모지 변화…관악S밸리 기업 635개"
2025-05-02 06:00:00 2025-05-02 06:00:00
[뉴스토마토 신태현·차종관 기자] "관악구는 수도권 유일의 청년친화도시이고, 청년정책에 있어서는 전국에서 롤모델이 되는 게 목표인 도시입니다." 
 
박준희 관악구청장은 지난해 4월 관악구 도시브랜드(BI)를 '대한민국 청년수도 관악'으로 바꿨습니다. 기존엔 '따뜻한 관악'이었지만, 관악구를 청년친화도시로 만들기 위해 박 구청장이 결단을 내린 겁니다. 
 
박 구청장은 4월29일 <뉴스토마토>와 인터뷰를 할 때도 청년친화도시를 내내 강조했습니다. 박 구청장이 인터뷰 때 입은 정장 상의엔 '대한민국 청년수도 관악'이라고 적힌 배지가 달려 있었을 정도입니다. 이 배지는 관악구청 공무원들도 패용한다고 합니다. 
 
관악구가 특히 청년정책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관악구 인구구조 때문이기도 합니다.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관악구 내 청년 인구는 19만8088명입니다. 관악구 전체 인구(47만7812명)의 41.4%에 달합니다. 같은 시기 전국의 청년 인구 비율이 25.4%, 서울의 경우 30.3%인 점을 고려하면 관악구의 청년 인구는 상당한 겁니다.
 
박준희 관악구청장이 4월29일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한 카페에서 <뉴스토마토>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박 구청장도 "관악구 청년 비율은 전국 226개 기초자치단체 중에서 가장 높다"고 했습니다. 
 
박 구청장의 구정 방점도 자연스레 청년정책에 찍혔습니다. 2018년엔 청년정책 전담부서인 청년정책과를 만들었고, 2022년엔 청년문화국을 신설했습니다. 민선 7기부터는 서울대와 협력해 창업·혁신 생태계 허브인 관악S밸리를 조성했습니다. 관악구 도시브랜드 개편도 이런 가운데 나온 아이디어입니다. 
 
마침내 관악구는 지난 2월11일 수도권 기초자치단체 가운데선 유일하게 청년친화도시로 지정됐습니다. 청년친화도시는 청년기본법에 따라 국무총리가 지정합니다. 올해가 지정 첫해인데, 전국에선 관악구를 포함해 부산 부산진구, 경남 거창군 등 3곳이 선정됐습니다. 청년친화도시들은 청년정책 수립 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과 컨설팅을 비롯해 행·재정적 지원을 받을 예정입니다.
 
다음은 박 구청장과의 일문일답입니다.
 
청년친화도시 선정 비결은 무엇인가요. 
 
2018년 민선 7기로 구청장이 되고선 제일 먼저 했던 게 청년정책과를 만든 것이었어요. 청년정책과 설치는 당시 서울시 25개 구청 중 유일했습니다. 또 무엇보다 (청년) 복지에 있어 공간 복지가 중요하다고 봤고요. 신림동에 쓰리룸이라는 청년 네트워크 공간을 만들어서 7년 동안 운영하고 있습니다. 또 봉천역 근처에 청년들이 직접 운영하는 청년청을 만들었고, 청년청이 청년정책을 구청에 전달해주면 구청에선 이를 검토한 뒤 구정에 담아지도록 하고 있습니다.
 
민선 8기에 재선을 했고, 청년에 관한 이런 정책들을 더 확대하고 체계적으로 해보자는 취지에서 청년정책과를 청년문화국으로 승격시켰어요. 그리고 전국에서 70개 도시가 청년친화도시를 하겠다고 신청했는데, 관악구가 수도권에서 유일하게 선정됐습니다. 상당히 좋은 성적으로요. 226개 기초단체의 (청년정책) 롤모델을 만들어보자는 진심이 통한 것으로 봅니다.
 
박준희 관악구청장은 지난해 4월 관악구의 도시브랜드(Brand Identity)를 '대한민국 청년수도 관악'으로 교체했다. (사진=관악구청 홈페이지 캡처)
 
관악구의 청년정책에는 벤처 창업 정책도 포함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관악구가 과거엔 벤처 창업의 불모지였습니다. 하지만 민선 7기 때 서울대와 협력해 관악S밸리를 만들었는데, 입주한 벤처기업 수가 벌써 635개입니다. 정부로부터 벤처기업 육성 촉진지구로 지정받기도 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게 있습니다. 관악구가 지난해부터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소비자가전전시회(CES)에 부스를 만들었다는 겁니다. 전국 기초자치단체 가운데  최초입니다. 지난해에는 (관악구 소재 벤처) 기업 2곳, 올해는 4곳이 CES 혁신상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창업 펀드를 조성했고요. 관악S밸리에 입주하면 CES를 통해 해외 시장에 진출할 수 있다는 소문이 나면서 굉장히 많은 벤처 창업가들이 몰려오고 있습니다. 그래서 (구청) 직원들이 이걸 다 하기엔 (창업) 볼륨이 너무 커져서 '관악 중소벤처진흥원'을 오는 7월1일에 출범시키기로 했습니다. 
 
과거엔 관악구가 왜 벤처 불모지였습니까.
 
벤처 창업은 청년만 있다고 가능한 게 아닙니다. 서울대 졸업생을 포함한 이 지역 청년들은 강남이나 구로 등으로 출퇴근했고, 여기는 그냥 잠자는 곳이었어요. 제가 (관악구에서) 구의원 8년, 시의원 8년을 하면서 이 문제를 항상 고민했습니다. 관악구의 경제 파이를 키우고, 관악구를 혁신경제도시와 벤처창업도시로 만들어 미래 먹거리 산업들을 지역 내 선순환 구조로 돌리기 위해서는 서울대와 정책을 같이 하는 방법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관악구는 '힐링정원도시'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게 청년과 연관성이 있습니까.
 
당연히 있죠. 벤처 창업을 하는 청년이 운동·휴식할 공간이 (업무) 빌딩이나 건물들에는 없더라고요. 벤처 창업하는, 특히 청년 세대들이 마음껏 즐기고 행복을 느낄 수 있는 힐링도시·정원도시를 만들어가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힐링정원도시'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해주세요. 
 
2020년부터 복개되어 있던 별빛내린천(옛 도림천) 물을 다시 흐르게 만들었습니다. 이걸 보고 구민들이 행복해하는 모습을 마주하게 되자 정원도시를 만들겠다고 결심했습니다. 마침 민선 7기 때 서울시가 관악산 자락에 있는 2300억 예산을 투입해 불법 경작지를 다 사들였습니다. 이를 기반으로 해서 관악산에 공원 24개를 만들겠다는 '관악산공원 24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난곡 파크골프장'이 그런 공원입니다. 또 선우지구엔 자연휴양림 조성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박준희 관악구청장이 서울 관악구 신림동 난곡 파크골프장 개장을 하루 앞둔 4월29일 파크골프장을 찾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청년들은 주로 1인 가구인데요. 1인 가구를 위한 정책도 설명해주시기 바랍니다.
 
동 (단위) 1인 가구 지원센터와 1리터짜리 쓰레기봉투 등이 있습니다. 여성을 위해서는 안심 골목길, 화장실 불법 카메라 탐지, 안심택배함, 안심지킴이 집 등의 정책이 있어요.
 
풍수해 방지 대책은 어떻게 하고 계십니까.
 
서울엔 반지하 주택이 20만 세대 정도 되는데, 관악구가 약 2만 세대입니다. 집중 호우가 내리면 상당히 취약하기 때문에 물막이판 공사를 해 준다든지 시설들을 많이 바꿔놨습니다. 또 통·반장, 건물주, 공무원으로 구성된 '동행파트너'가 있습니다. 풍수해가 발생하면 반지하에 사는 분들을 안전한 곳으로 대피시키는 시스템입니다. 서울시가 대심도 빗물배수터널을 (2029년 준공)하면 완벽하게 안전하지 않을까라고 보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하시고 싶은 말씀 있으시면 부탁드립니다.
 
관악구가 청년들이 정말 살고 싶어하는, 구민 모두가 잘 사는 행복한 도시가 되는 것, (관악구가) 지역의 선순환 구조를 가질 수 있는 경제 혁신도시·벤처창업도시로 발전하는 것이 구청장(으로서)의 꿈입니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차종관 기자 chajonggwa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