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발 관세 충격…K-뷰티, 시험대 섰다
미국 수출 의존 탈피해야…아세안 등 신흥 시장으로
K-뷰티 생존 열쇠는 ‘기술력’…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 재편
2025-04-30 17:01:41 2025-04-30 23:20:46
 
[뉴스토마토 이지유 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이후 미국의 보호무역주의가 본격화되면서 한국의 뷰티산업이 위기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 시장에 의존해온 중소 뷰티 기업들은 수출 전략의 전면적인 재편과 기술 혁신을 통한 경쟁력 강화를 시급히 추진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美 ‘보편관세’ 발효…한국 화장품 가격경쟁력 직격탄
 
지난 3월 미 정부는 ‘전면적 무역 리셋’을 선언하며 “미국 내 제조업 부활과 고용 증진”을 명분으로 전 수입 제품에 대한 보편관세 10% 부과를 발표했습니다. 국내 화장품 업계의 경우 스킨케어·기초화장품 부문에서 미국 내 중저가 프랜차이즈, 멀티브랜드샵, 온라인 유통망을 통해 가격경쟁력으로 시장을 개척해온 만큼, 이번 정책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 중론인데요. 
 
서울 시내의 한 화장품 매장. (사진=뉴시스)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미국 내 입점 중인 한국산 로드샵 브랜드 상당수가 가격 조정을 하지 않으면 철수해야 할 상황"이라며 "미국 현지 마진 구조상 10% 가격 인상은 소비자의 구매 전환율에 치명적"이라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정부는 관세 외에도 비관세장벽 수단으로 미국 식약청(FDA)의 화장품 규제 강화를 병행하고 있는데요. 미국 화장품 규제 현대화법(MoCRA)은 이미 2023년부터 시행되기 시작했으며, 올해부터는 ‘제품별 성분 안전성 보고 의무’, ‘원료별 알레르기 반응 사전 입증’, ‘제조공정 정기 감사’ 등의 세부 항목이 본격 적용됩니다. 
 
이는 특히 중소 화장품 브랜드에 큰 부담입니다. 모든 제품에 대한 개별 안전성 데이터 확보 및 관련 시스템 대응 인력이 부족한 중소업체는 대응에 난항을 겪을 수밖에 없죠. KOTRA 뉴욕 무역관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기준 한국 중소 뷰티 기업 52.8%가 “FDA 신고·대응 과정에서 행정 비용과 시간이 과도하게 소모된다”고 응답하기도 했습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MoCRA의 시행은 미국 시장 진출을 계획하는 한국 기업들에게 새로운 도전 과제가 될 수 있다"며 "규제 준수와 관련된 비용과 시간을 고려하여,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보는데 이를 통한 현지 파트너와의 협력을 강화하는 등의 대응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국 의존 구조 깨야 생존…동남아·MENA·유럽으로 눈 돌려야
 
미국은 한국 화장품 수출의 2대 시장 중 하나로, 2024년 전체 화장품 수출액 중 약 11.9%를 차지했습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올해가 비중이 자연스레 감소하거나 의도적으로 줄여야 할 구조적 전환기라고 진단하는데요. 
 
대안 시장으로는 동남아시아(베트남·태국·말레이시아), MENA 지역(아랍에미리트·사우디), 그리고 동유럽권(폴란드·체코) 등이 부상하고 있습니다. 특히 아세안 지역은 ‘한류 콘텐츠 소비+모바일 기반 이커머스 확산’이라는 두 축이 결합되며, 한국 뷰티제품의 진출 잠재력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죠. 산업연구원(KIET)에 따르면, 2024년 기준 베트남 내 한국 화장품 점유율은 26.4%로, 프랑스(15.7%)와 일본(11.2%)을 앞지르며 1위를 차지했습니다.
 
보호무역 리스크에서 가장 강한 방패는 결국 기술력인데요. 저가 OEM 제품 중심의 국내 브랜드는 관세 10%를 감당할 여력이 크지 않기에, 프리미엄·기능성 중심의 ‘고부가가치 뷰티’로의 전환이 불가피하죠. 
 
이종우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트럼프 정부의 관세전쟁으로 인해 미국 시장에 대한 수출이 불투명해졌는데, 이제는 고부가가치 뷰티 전환이 필요하다"며 "기업은 수출 다변화를 통해 포트폴리오 안정성을 다지고, 대안으로 유럽 시장이나 아세안 시장으로 수출 인프라를 확장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내수 중심 전략의 한계…“디지털 수출 인프라 확장 시급”
 
일부 기업은 미국 수출 급락에 대응해 국내 내수 확대에 집중하고 있으나, 이는 한계가 명확하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한국 내 화장품 시장은 이미 포화 상태이고, 소비자층의 취향은 매우 세분화되어 있어 성장 여지가 적다는 것 인데요. 
 
전문가들은 디지털 기반의 ‘직접 수출(Direct Export)’ 역량 확대가 생존 전략의 핵심이라고 조언합니다. 실제로 중국·베트남 등에서 라이브커머스를 통한 직판 수출이 급증하고 있으며, 글로벌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활용한 클라우드형 수출 시스템 구축이 뷰티 중소기업의 새로운 돌파구가 되고 있기도 하죠. 
 
그간 정부는 ‘중소기업 전시회 지원’이나 ‘수출 마케팅 비용 보조’에 초점을 맞췄지만, 현재와 같은 구조적 위기 상황에서는 보다 전략적인 개입이 요구되는 상황인데요. 업계 관계자는 "유관 부처에서는 해외 인증 일괄 등록 플랫폼, 국가별 뷰티 규제 DB 구축 등을 통해 중소기업의 실질적 수출 대응력을 높이는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지유 기자 emailgpt12@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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