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LS MnM, 구리 스크랩 제동…제련 ESG 전략 '빨간불'
25톤 규모 부산 세관서 보류 판정해 반입 금지
오염도 2% 기준 있지만…실제 검사는 육안으로
매년 8만톤 이상 구리 스크랩 사용…확보 차질 가능성
2025-05-07 06:00:00 2025-05-07 06:00:00
이 기사는 2025년 04월 30일 11:17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정준우 기자] LS MnM(엘에스엠앤엠)이 행정기관의 모호한 기준으로 인해 구리 스크랩 사용에 제동이 걸렸다. 관할 행정청인 환경부 산하 한강환경유역청이 육안검사 등 주관적 방식으로 구리 스크랩(저탄소 원료)을 검사한 후 사용 불허 판정을 내려서다. 이에 객관적 판단 기준이 확립돼야 향후 스크랩 사용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제련산업은 스크랩을 ESG 강화 수단으로 활용한다. 공급망 과정에서 발생한 에너지가 적어 탄소 절감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특히 LS MnM은 2027년까지 상장을 완료해야 되는 상황이라, 상장 전 스크랩 사용 확대를 통한 ESG 강화는 필수다.
 
(사진=LS MnM)
 
주관적 행정에 저탄소 원료 확보 차질
 
30일 비철금속업계에 따르면 최근 LS MnM이 수입 대행사를 통해 수입하려던 25톤 규모 구리 스크랩이 부산지방 세관에서 통관이 보류돼 폐기물로 분류됐다. 이에 해당 구리 스크랩은 국내로 반입되지 못하고 일본에 팔려나갈 예정이다. 이에 LS MnM은 사용 판정을 받을 수 있는 대체 스크랩을 구해야할 처지에 놓였다.
 
해당 스크랩이 국내로 반입되지 못한 원인은 오염도가 높아서로 파악된다. 스크랩은 통관시 환경부가 제시하는 오염도 기준을 충족해야 국내로 반입될 수 있다. 오염도가 높은 스크랩이 야외에 방치되거나, 제련될 때 발생하는 환경오염 우려 때문이다.
 
업계는 통관 과정에서 스크랩의 오염도 검사 방식이 주관적이라 말한다. 구리 스크랩이 사용을 인정 받으려면 스크랩 내에 오염물질 함유율이 2% 이하여야 한다. 다만, 오염도가 실제 2% 이하인지를 판단하는 방법은 육안검사(눈으로 살펴보는 검사 방식)다. 사람이 눈으로 구리 스크랩을 보고 오염도를 판단하는 것이다. 육안검사는 검사자의 경험 등 개인적 요소에 따라 판단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문제가 있다. 검사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으니 결과의 일관성도 결여될 수 있다.
 
해당 구리 스크랩 역시 육안검사 결과에 따라 반입이 불허된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LS MnM은 환경청 입회 하에 해당 스크랩을 제련공장으로 바로 옮겨 사용하겠다는 입장으로 폐기물 판정 결정을 재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해당 스크랩의 재 오염 우려를 완전히 차단할 수 있기 때문에 해당 스크랩을 폐기물로 봐서는 안 된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현재 검사 방식을 살펴봤을 때 앞으로도 구리 스크랩이 육안검사 표본에 선정될 경우 언제든지 수입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은 있다. 이에 육안검사 등 주관적 방식보다 객관적인 검사 방식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ESG 확대 추세 꺾일 우려
 
LS MnM은 구리 스크랩 사용량을 꾸준히 늘리면서 ESG 정책을 강화했다. 구리 스크랩은 공급망 전반에서 소모되는 에너지 소비량이 구리 광석보다 70~80%가량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력 소모가 큰 제련산업에서 구리 스크랩 사용은 필수적이다. 특히 올해 미국이 구리에 고율의 수입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이 높아지자 관세 부과 전 미국으로 구리 원료 쏠림 현상이 심화되고 있어 구리 광석 공급망도 흔들리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상대적으로 구리 스크랩의 중요도가 높아진 상황이다.
 
매년 LS MnM이 사용하는 구리 스크랩의 양은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 2021년 LS MnM이 사용한 동스크랩은 8만2900톤에서 지난 2023년 8만7100톤으로 늘었다. LS MnM은 지난해도 8만톤 이상의 구리 스크랩을 사용했다. 지난 2023년 기준 LS MnM의 구리 정광 수입량(170만톤 수준)의 5%가량이 스크랩이다.
 
다만, 스크랩 수입 건마다 주관적인 판단이 개입되면 적극적으로 스크랩 사용을 늘리기 어렵다. LS MnM은 스크랩 등을 원료로 재생 구리 생산 비중(연간 25% 수준)을 늘리고 있는데, 스크랩 수입에 차질이 빚어지면 제조원가 상승 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는 LS MnM의 ESG 차질로 이어진다.
 
특히 LS MnM은 2027년 8월까지 상장을 완료해야 한다. 상장사가 되면 ESG평가기관으로부터 정기적인 등급 평가를 받기 때문에 상장 시기 이전까지 ESG 경영을 사전에 강화해 놓는 것이 유리하다. 외부 투자자가 상장기업에 투자할 때 ESG 실적을 주요 투자 기준으로 삼기 때문이다.
 
한편 다른 제련사들은 스크랩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전력 소모량과 탄소 배출량이 많은 산업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다. 재생 구리 등을 생산하는 고려아연(010130)은 지난 2022년 미국 스크랩 업체 페달포인트홀딩스에 투자해 스크랩 공급망을 확보했다.
 
한 비철금속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구리 스크랩은 갈수록 수급이 어려워지는 등 중요도가 높아지고 있다. 정부도 스크랩의 중요성을 깨닫고 사용 확대를 추진하는 가운데 산하 기관이 오염도가 높다는 이유로 통관을 거부한 것은 주무부처와 산하 기관 사이의 손발이 맞지 않는 사태로, 이를 이해하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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