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수출기업 대출 은행에 인센티브
2025-05-07 06:00:00 2025-05-07 06:00:00
 
[뉴스토마토 이종용 선임기자] 금융당국이 은행 기업대출 위험 가중치 규제 완화와 관련해 '조건부 인센티브'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관세 충격과 고환율 등으로 자금 운용에 어려움을 겪는 수출기업에 적극적으로 대출하거나 투자하는 은행에 차등적으로 규제를 완화해주겠다는 것입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 정책 등에 따른 충격을 방지하기 위한 대책으로 은행권의 기업대출에 대한 자본 규제를 완화하는 인센티브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당국은 금융지주와 은행권 등과 함께 관세 충격에 대응하는 대책반을 구성하고, 업계 건의 사항의 제도 반영 여부를 살펴보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는 은행권의 기업대출 확대를 위한 위험가중치 산정 체계를 개편하는 것입니다. 산업은행법 개정으로 첨단전략산업기금이 조성되면 이 기금과 함께 대출을 취급하거나 지분투자를 하면 위험 가중치를 낮추는 방안이 거론됩니다.
 
첨단전략산업기금은 정부가 글로벌 무역전쟁 속 첨단산업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하는 기금입니다. 금융위는 지난달 이 기금 조성을 위한 산은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습니다. 산은에 50조원 규모의 기금을 만들어 글로벌 관세정책으로 경쟁력 위기에 처한 미래차, 반도체, 배터리 등 첨단전략산업 생태계를 지원한다는 방침입니다. 
 
금융위 관계자는 "공공기금의 성격이라면 해당 투자에 대한 위험 가중치를 최대 100%까지 낮출 수 있도록 유권해석이 들어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산은에 마련되는 50조원 기금에 시중은행들이 매칭 방식으로 50조원을 더하면 총 100조원의 기금 조성이 가능할 것으로 추산됩니다.
 
당국은 시중은행 참여로 매치되는 기금 규모에 비례해 위험가중자산(RWA)에 대한 위험 가중치를 은행별로 차등적으로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현재 은행 자본 규제 관련 국제 기준인 바젤3 기준에 따르면 기업대출에는 가계대출보다 높은 위험가중자산 가중치가 적용됩니다.
 
위험가중자산 가중치는 대출을 내주는 기업의 신용등급에 따라 달라지는데, BB- 등급 이하인 기업에 대출하면 대출액의 150%가 위험가중자산에 포함됩니다. 이 위험 가중치를 100% 수준 또는 그 이하로 줄여주자는 것입니다. 
 
경기 민감 업종 중에서 수출기업의 대출에 대한 면책 특례도 검토 대상입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은행이 향후 손실 발생 등에 따른 제재 우려 없이 수출기업에 신규 자금 등을 공급할 수 있도록 비조치 의견서를 발급하는 방안도 검토 대상"이라고 했습니다.
 
비조치 의견서란 금융회사 등이 수행하려는 거래에 대해 관련 법령 등에 근거해 금융감독원장이 향후 제재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겠다는 것을 확인하는 문서로, 사실상 한시적 면책 특례를 부여하는 것입니다. 
 
금융당국이 관세 리스크로 어려움을 겪는 수출기업에 적극적으로 자금 지원한 은행에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사진은 정부서울청사 내 금융위원회 모습. (사진=뉴시스)
 
이종용 선임기자 yo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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