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오후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이 장을 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김태은 기자]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1%로 4개월 연속 2%대를 기록했습니다.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고환율 기조가 수입 원자재 가격 상승과 식품업계 출고가 인상으로 이어지면서 전체 물가 상승을 이끌었습니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4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6.38(2020=100)로 1년 전보다 2.1% 올랐습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초 3%대에서 점차 하락하기 시작해 9~12월 1%대를 유지하다 올해 들어서는 4개월째 2%대 상승률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가공식품 물가가 전체 물가 상승을 주도했습니다. 지난달 가공식품은 1년 전에 비해 4.1% 올라, 2023년 12월(4.2%) 이후 16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 폭을 기록했습니. 이는 전체 물가를 0.35%포인트 끌어올렸습니다. 특히 김치(20.7%), 커피(8.0%), 빵(6.4%) 등의 가격 인상이 두드러졌습니다.
지난해 말부터 국내 정치 불확실성과 트럼프발 관세 정책 등의 여파로 환율 상승폭이 확대되고, 이에 따라 수입 원자재 가격이 오르자 가공식품 업체는 줄줄이 가격 인상에 나선 바 있습니다. 반면, 석유류 물가는 최근 국제유가 하락 등 영향으로 1.7%로 떨어졌습니다.
농축수산물 물가는 축산물과 수산물 중심으로 1.5% 상승했습니다. 축산물은 도축 마리수 감소, 수입 돼지고기 상승 영향으로 4.8% 올랐고, 수산물은 어획량 감소 등 여파로 6.4% 상승했습니다.
서비스 물가는 2.4%의 상승률을 보였습니다. 이중 공공서비스는 사립대학교 납입금 인상 등의 이유로 1.3% 올랐습니다. 개인서비스는 실손보험료 인상, 외식 물가 상승세 확대 등 영향으로 3.3% 상승했습니다. 외식 물가는 식품업계가 고환율·고유가 등을 이유로 출고가를 인상하면서 3.2% 올라 13개월만에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습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 지표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는 1년 전보다 2.1% 올랐습니다. 지난해 9월(2.0%) 이후 1%대를 유지하다가 7개월 만에 다시 2%대로 올라섰습니다. 또 다른 근원물가 지표인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도 1년 전에 비해 2.4% 올랐습니다. 근원물가 상승 폭이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보다 같거나 더 높은 수준으로, 기조적인 물가 상승 압박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국민들이 체감하는 물가도 여전히 높았습니다. 소비자의 구입 빈도가 높고 지출 비중이 커서 체감물가에 가까운 생활물가지수 상승률은 1년 전에 비해 2.4% 올랐습니다. 석유류 가격이 하락했지만, 가공식품 상승폭이 확대된 영향입니다. 다만, 밥상물가인 신선식품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1.9% 하락했습니다.
기획재정부는 이날 보도설명자료를 통해 "최근 소비자물가는 물가안정목표(2.0%)에 근접한 수준이 이어지고 있으나 향후 기상여건 등 불확실성도 있는 상황"이라며 "농축수산물·석유류 등 민생과 밀접한 주요 품목의 수급·가격 변동 및 유통상황을 상시 점검하고 필요시 신속히 대응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김태은 기자 xxt19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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