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해킹 후폭풍…불법 보조금·비방 마케팅 판친다
번호이동 고객 대상 갤럭시·아이폰 보조금 투입한 KT·LGU+
SKT 이탈 수치 줄자 불법 보조금 한달여 만에 재점화
비방 마케팅도…해킹으로 도청 가능하다며 권유
시장 모니터링 나선 방통위, 필요시 실태 점검
2025-05-23 15:12:51 2025-05-23 15:52:01
[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SK텔레콤(017670) 해킹 사태 여파 속 불법 보조금이 재차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관리·감독 부처인 방송통신위원회 점검과 통신사들의 자정 노력에 한풀 꺾이는 듯하더니 SK텔레콤 이탈 수치가 안정화된 틈을 타 비방 마케팅까지 더해지는 모양새입니다. 방통위는 시장을 예의 주시하고 있습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KT(030200)LG유플러스(032640) 판매점에서 번호이동 고객 대상 갤럭시S25와 아이폰16·15 모델에 대한 불법 보조금이 대폭 늘어났습니다. 
 
아이폰16 시리즈. (사진=뉴스토마토)
 
출고가 124만3000원인 아이폰16 128GB 모델에 대해 LG유플러스는 45만원 공시 지원금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15% 추가 지원금을 더해 공식적으로 51만7500원을 받을 수 있는데, 최근 LG유플러스로 번호이동을 한 고객들은 19만원을 받았습니다. 아이폰16을 일명 차비폰으로 지원하기 위해 LG유플러스가 91만5500원 수준의 불법 보조금을 투입했습니다. 같은 모델에 대해 기기변경 고객은 39만원을 내야 했는데요. 기기변경 고객 대비 번호이동 고객에 3배 가까이 드는 비용을 쏟았습니다. 
 
KT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갤럭시S25 256GB 번호이동 고객에게 17만원의 차비를 지급했습니다. 50만원의 공시 지원금과 추가 지원금을 더해 받을 수 있는 최대 지원금이 57만5000원인데요. 지원금 이상인 75만원가량이 불법 보조금으로 투입됐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통신업계에서는 대개 가입자 1명을 유치하기 위해 마케팅 비용으로 70만~80만원 정도를 책정하고 있습니다. 이번 KT와 LG유플러스 고객 유치전에는 인당 최대치 비용이 투입된 셈입니다.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단통법)이 오는 7월22일 폐지되는 점을 감안하면, 법 위반 소지로 볼 수 있습니다. 
 
서울 시내 판매점. (사진=뉴스토마토)
 
이번 불법 보조금 경쟁은 한달여 만에 재점화했습니다. 앞서 SK텔레콤 유심 해킹 직후인 지난달 말 3사 모두 번호이동 고객 대상 불법 보조금 경쟁이 과열되자 방통위는 현장 점검에 나섰습니다. 업계 관계자들을 불러 시장 안정화에 협조해줄 것을 요청하면서 과열 분위기가 한풀 꺾인 바 있는데요. SK텔레콤을 이탈하는 수치가 1만명 미만으로 안정세를 보이자 고객 유치전이 다시 펼쳐졌습니다. 지난 5일부터 SK텔레콤 대리점 신규 가입 모집 중단으로 통신사 2곳만의 경쟁으로 좁혀지면서 이번 불법 보조금 경쟁은 더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습니다. 
 
노골적인 비방 마케팅도 더해지고 있습니다. 일부 판매점에서는 SK텔레콤 해킹 사태로 도청, 문자 가로채기 등이 가능하다며 번호이동을 권유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영업 전선에서 '해킹'은 지양할 단어로 제시됐었지만, 지금은 공격적 메시지가 가능하다는 정책 가이드라인도 내려왔다는 것이 현장 관계자의 설명입니다. 
 
경쟁사의 고객 유치 전에 SK텔레콤 이탈자는 15일 7878명, 16일 7715명, 17일 9722명으로 안정세를 보이다 지난 21일 1만2234명, 22일 1만523명으로 확대됐습니다. 
 
KT와 LG유플러스는 "일부 판매점에서 자체적으로 진행되는 것일 뿐 본사 차원에서 행해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일축했습니다. KT는 SK텔레콤 해킹 사건과 관련된 마케팅 문구와 이미지를 제한하고, 과도한 번호이동 정책을 금지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LG유플러스도 혹시 모를 과도한 영업·마케팅에 따른 이슈 발생을 방지하기 위해 매장 자체 제작물 등에 대해 자체 점검과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는 입장입니다. 
 
방통위는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습니다. 방통위 관계자는 "현재 통신 시장에 대한 모니터링을 지속하고 있다"며 "필요시 실태 점검을 추진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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