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일본제철 US스틸 인수 승인…철강 한일전 ‘불가피’
미 철강·제조업 부흥 목적 예상
일본제철, 140억달러 추가 투자
고급 철강재 시장 ‘한일전’ 치열
2025-05-26 14:50:41 2025-05-26 17:48:56
[뉴스토마토 이명신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본제철의 미국 철강기업 US스틸 인수를 사실상 승인하면서 미국 철강 시장에서 ‘철강 한일전’이 치열하게 펼쳐질 것으로 보입니다. 일본제철이 ‘US스틸 완전 자회사화’를 할 수 있을지는 아직 불투명합니다. 다만 현대제철과 포스코도 루이지애나주에 제철소를 투자하고 있어 인수가 현실화되면 고급 철강재 시장에서 타격이 불가피합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뉴저지 모리스타운 공항에서 전용기에 오르기 전 US스틸과 관련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26일 업계에 따르면 일본제철의 미국 US스틸 인수에 청신호가 켜지면서 국내 철강업계는 상황을 주시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3일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US스틸과 일본제철의 계획된 파트너십으로 적어도 7만명의 고용을 창출하고 미 경제에 140억달러(약 20조원) 규모의 기여가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계획된 파트너십’이라는 표현이 인수 승인을 의미하는지는 불확실하지만, 일본 철강업계의 미국 진출 기대감은 커진 상황입니다. 
 
조 바이든 전 미국 대통령은 국가안보를 이유로 승인을 불허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뒤집은 것입니다. 이는 철강을 비롯한 미국 제조업을 되살리기 위한 조치로 분석됩니다. 일본제철은 인수금액(149억달러) 외에 신규 제철소 건설을 포함해 US스틸에 140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전에 밝혔던 투자 규모인 약 27억달러보다 5배 이상 늘어난 것입니다.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가 현실화되면 일본제철은 생산량 기준 세계 3위 규모로 올라서게 됩니다. 세계철강협회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일본제철은 연간 조강 생산 능력이 세계 4위(4366만톤) 수준입니다. 24위(1575만톤)인 US스틸과 합쳐지면 3위인 중국 안스틸(5589만톤)을 넘어섭니다. 같은 기간 포스코는 7위(3844만톤), 현대제철은 18위(1924만톤)를 기록했습니다. 
 
국내 철강업계는 미국 철강 시장에서 지각변동을 겪고 있습니다. 지난 3월부터 철강 수입품에 대한 관세 25% 부과가 시작됐고, 철강 쿼터제도 폐지됐습니다. 현대제철과 포스코는 루이지애나주에 2029년까지 연간 270만톤 규모의 전기로를 생산할 예정이지만, 4년이나 시간이 걸리는 만큼 일본과의 경쟁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중장기적으로 본다면 일본이 미국 현지에서 철강 제품을 본격적으로 생산할 것이고, 특히 고급 철강재 같은 영역에서는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일본제철의 투자가 본격화돼도 실질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의견도 나옵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미국 시장은 원래 철강 수요가 높은 시장”이라며 “한국과 일본의 생산량이 늘어나도 공급 과잉까지 가진 않을 것으로 보이고, 일부 점유율 경쟁이 벌어지는 정도일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명신 기자 si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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