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3 초계기 추락 당시 기상 양호·마지막 교신에 '비상상황' 없어"
해군 포항 항공기 추락사고 브리핑…"원인 규명 단서 될 음성녹음저장장치 발견"
2025-05-30 11:20:44 2025-05-30 15:13:19
해군항공사령부 소속 P-3 해상초계기가 29일 오후 경북 포항시 남구 동해면 신정리 야산에 추락한 가운데 군과 소방 당국 관계자들이 현장 수습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이석종 국방전문기자] 경북 포항에서 훈련 중 발생한 해군 해상초계기 P-3CK 추락 사고 당시 기상은 양호한 상태였고, 추락 1분 전 이뤄진 조종사와 관제탑 간 교신에서도 비상 상황과 관련한 내용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특별한 이상이 없는 상태에서 항공기가 갑자기 추락한 만큼 조류 충돌이나 기상 급변, 난기류 등 항공기 외부 원인에 의한 추락 가능성과 함께 기체 노후화나 정비 불량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해군은 사고 원인을 밝히는 데 결정적인 단서가 될 음성녹음저장장치를 발견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해군은 30일 전날 발생한 해상초계기 추락 사고와 관련해 "정확한 사고 원인은 관제탑에 저장된 항적 자료와 사고기의 음성녹음저장장치 녹음 내용, 기체 잔해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확인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해군에 따르면 사고 항공기는 포항기지에서 조종사 기량 향상을 위한 이착륙 훈련(Touch and Go) 중이었습니다. 이 훈련은 포항기지를 이륙 한 후 선회해 활주로에 접촉했다 재상승 하는 것을 반복하는 훈련입니다. 조종사의 기량 향상을 위한 기본 훈련으로 이 같은 훈련은 수시로 실시하고 있습니다. 
 
사고 항공기는 제주공항에 전개한 해군항공사령부 615비행대대 소속이지만 민항기 운항이 많은 제주공항 사정상 이 같은 훈련이 어려워 포항기지에서 훈련을 하던 중이었습니다. 
 
이 항공기는 사고 당일 총 3회 훈련을 계획하고 있었습니다. 오후 1시43분에 이륙해 1차 훈련을 마친 후 2차 훈련을 위해 오른쪽으로 선회 하던 중 오후 1시49분쯤 알 수 없는 이유로 기지 인근 야산에 추락했습니다. 
 
사고대책본부가 이날 오전까지 확인한 바로는 사고 항공기의 훈련 비행 경로는 평소와 같았습니다. 당시 포항기지 기상도 양호했습니다. 
 
사고 전 관제탑과 항공기 간 교신은 오후 1시48분이 마지막이었고, 이 교신에서 비상 상황과 관련한 내용은 없었습니다. 
 
해군사고대책반장 조영상 준장이 30일 국방부 브리핑룸에서 전날 있었던 P-3CK 해상초계기 추락 사고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이석종 국방전문기자)
 
사고 항공기는 2010년에 도입됐으며 2030년까지 임무 수행을 할 예정이었습니다. 
 
항공기 상태를 전반적으로 점검하는 기체 창정비는 2021년 2월25부터 8월23일까지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서 실시됐습니다. 창정비에서는 기체·기골·구성품 등에 대한 부식과 균열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285개 항목의 상태 검사와 비파괴 검사 등을 합니다. 
 
아직까지 사고 원인이 불분명한 만큼 해군은 조류 충돌 가능성과 기상 급변, 난기류 등 외력에 의한 추락 가능성 등을 열어놓고 사고 조사를 하고 있습니다. 
 
해군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현장 조사가 마무리 되는 대로 항공기 잔해를 포항기지 내 해군항공사령부로 이송해 민간 전문 인력이 참가하는 합동 사고 조사를 실시할 예정입니다. 
 
사고 발생 이후 해군은 사고 기종인 P-3 해상초계기의 비행을 중단한 데 이어 모든 항공기의 이상 유무를 확인하고 있으며, P-3 해상초계기에 대해서는 특별 안전점검을 할 예정입니다. 
 
해군은 사고 항공기와 함께 산화한 정조종사는 고(故) 박진우 소령, 부조종사 고 이태훈 대위, 전술사 고 윤동규 중사, 전술사 고 강신원 중사 등 승무원 4명에 대해 순직 결정을 하고, 국방부에 순직자들에 대한 1계급 추서를 건의했습니다. 
 
사고 항공기를 조종한 박 소령은 1700여시간 비행 경력을 가진 조종사로 포항기지에서만 약 5년간 비행임무를 수행한 경험이 있습니다. 박 소령을 보좌한 부조종사 이 대위는 비행경력 900여시간, 포항기지에서 약 3개월가량 임무를 수행했습니다. 
 
윤 중사는 항공기 엔진과 조종석 계기 등을 모니터링하며 조종사를 보좌하는 임무를 수행 중이었고, 강 중사는 항공기 내·외부 점검 등 비행을 위한 전반적 안전 임무를 수행 중이었습니다. 
 
해군은 이날 오후 해군항공사령부 체육관에 합동분향소를 마련하고 순직자들을 추모합니다. 유가족과 협의에 따라 장례는 해군장으로 엄수할 예정입니다. 영결식은 6월1일 해군항공사령부에서, 봉안식은 같은날 대전 현충원에서 진행할 예정입니다. 
 
해군사고대책반장인 조영상(준장) 해군작전사령부 참모장은 "훈련 비행 중 불의의 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순직 전우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들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아울러 국민 여러분께 사과의 말씀을 드리며 사고 원인을 철저히 조사해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재발 방지 대책을 수립해 나가겠다"고 말했습니다. 
 
 
이석종 국방전문기자 ston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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