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크레딧시그널)두산에너빌리티, 실적은 좋은데…현금흐름 '빨간불'
지난해 실적 양호하지만…순차입금 3조 돌파
운전자본 부담·관계사 대여금이 영향
FCF 적자 확대…하반기 프로젝트 진척이 '관건'
2025-05-30 15:07:18 2025-05-30 15:07:18
이 기사는 2025년 05월 30일 15:07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권영지 기자] 두산에너빌리티(034020)가 양호한 실적 흐름을 이어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운전자본 부담과 관계사 대여금 증가 등으로 재무건전성에 경고등이 켜졌다. 지난해 수익성 높은 사업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견조한 성과를 기록했지만, 대규모 프로젝트 지연과 자금 선지급 확대 등으로 현금흐름은 크게 저하됐다. 실적과 현금흐름 사이의 괴리가 커지는 상황 속에서, 향후 프로젝트 진행 속도와 운전자본 부담 해소가 두산에너빌리티 재무구조 개선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두산에너빌리티 홈페이지 갈무리)
 
30일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두산에너빌리티는 양호한 실적을 보이고 있음에도 운전자본 부담으로 인해 순차입금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는 채산성이 높은 발전 기자재와 수의계약 EPC 물량의 매출이 발생하면서 지난해 매출액은 6조3203억원, 영업이익률을 6.2%로 양호한 실적 기조를 유지했다. 배당금 수익 1478억원을 제외한 영업이익률도 4%로 전년 대비 0.9%포인트 상승했다.
 
다만 올 1분기 매출액은 1조4420억원으로 전년 동기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으나 영업이익률을 3.2%로 전년 동기 대비 1.2%포인트 하락했다. 배당금수익(746억원)을 제외할 경우 285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하게 된다. 이는 임직원 성과급 지급 및 채용 확대 등으로 주식보상비용과 인건비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47억원, 90억원씩 증가하면서 판관비가 265억원 증가한 영향이 크다.
 
대규모 수주계약 부재로 인해 지난해 초과청구공사가 연초 대비 3113억원 감소했고, 투르키스탄 CCGT의 변경계약 체결이 지연됨에 따라 미청구공사가 연초 대비 1503억원 증가했다. 자본적지출(CAPEX)는 2023년 수준을 유지했지만, 운전자본 부담이 현금흐름을 악화시키며 연간 3013억원의 잉여현금흐름(FCF) 적자를 기록했다.
 
한민수 한국기업평가 선임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미청구공사는 진행률에 따라 매출을 인식했지만, 계약에 명시된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채권 청구가 이뤄지지 않은 금액에 대해 발생한다”면서 “두산에너빌리티의 경우 연말 진행률 개선과 대금 회수가 집중되면서 연중 미청구공사가 증가하고 연말에 감소하는 계절성을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관계사 대여금 역시 차입 규모를 늘리는 원인이 됐다. 두산에너빌리티는 관계사에 2300억원을 대여하면서 연말 순차입금이 2조9990억원으로, 연초 대비 5672억원 증가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말 차입금의존도와 순차입금/EBITDA가 각각 26.8%, 5.6배로 전년 대비 3.1%포인트, 1.5배 상승했다.
 
(사진=한국기업평가)
 
올해 역시 선수금 감소와 미청구공사 증가 추세가 이어졌고, 가스터빈 공급부족 현상이 심화됨에 따라 제조사에 대한 비용 선지급 부담도 확대됐다. 재공품을 중심으로 재고자산이 연초 대비 3277억원 증가하면서 올 1분기 7399억원의 운전자본 투자가 이뤄졌고, FCF는 7889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전반적인 재무안정성은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올 1분기 기준 순차입금이 3조7549억원으로 연초 대비 7559억원 증가했다. 이에 따라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 등 주요 재무안정성 지표도 지난해 말 대비 소폭 상승했다.
 
다만 투르키스탄 CCGT 프로젝트의 미청구공사 증가는 설계변경 계약 지연에 따른 것으로, 올 하반기 중 계약이 완료되면 매출채권 청구 및 대금 회수가 가능할 전망이다. 초과청구공사는 신규 수주한 2조2506억원 규모의 사우디 가스발전 EPC(Rumah, Nairiyah) 본계약 체결시 증가할 것으로 보이며 재고자산은 사우디향 가스발전 EPC 본계약 체결 및 매출 발생에 따라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민수 한기평 선임연구원은 “프로젝트 믹스 개선에 힘입어 영업실적의 호조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운전자본부담 완화를 통한 영업현금흐름 개선 여부를 지켜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권영지 기자 0zz@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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