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태도 사퇴"…친윤·친한 '정면충돌'
김용태 5대 개혁안…친윤 '반대' 친한 '환영'
6월16일 원내대표 선거, 계파 갈등 분수령
김용태 "차기 지도체제, 전당원 투표" 승부수
2025-06-09 17:33:22 2025-06-09 18:11:21
[뉴스토마토 이효진 기자, 이선재 인턴기자] 국민의힘 친윤(친윤석열)계와 친한(친한동훈)계가 정면충돌했습니다. 당 쇄신을 위해 열린 의원총회에서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 거취와 전당대회 시기를 놓고 갑론을박이 난무했습니다. 친한계는 김 비대위원장이 전날 내놓은 당 혁신안에 환영했지만, 친윤계는 차기 원내대표 중심의 신임 비대위원장 선출이 우선이라고 못 박았습니다. 친윤계 중진들은 김 비대위원장에게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습니다. 그러자 김 비대위원장은 전당대회 개최 여부를 전 당원 투표로 결정하겠다며 승부수를 띄웠습니다. 오는 16일 치러질 원내대표 선거가 계파 갈등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국민의힘이 9일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개최했다. 사진은 이날 의총장에 참석한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 모습.(사진=뉴시스)
 
 
국힘, 쇄신은커녕 '난장판'
 
국민의힘이 9일 국회에서 의총을 열었습니다. 의총 모두발언에서 김 비대위원장은 "품격 있는 개혁을 추진하겠다"며 "당이 무너지는 걸 젊은 정치인으로서 보고만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바람과 달리 당 쇄신을 위한 품격 있는 논의는 실종된 채 김 비대위원장 거취를 놓고 갑론을박이 쏟아졌습니다. 특히 전날 김 비대위원장이 발표한 개혁안에 반발한 친윤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전방위 사퇴 압박이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앞서 김 비대위원장은 '당 쇄신을 위한 5대 개혁안'을 제시했습니다. 구체적으로 △9월 초 전당대회 개최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반대 당론 무효화 △주요 당직자 비상계엄 옹호 시 윤리위원회 회부 및 징계 요청 △대선 후보 교체 과정 진상 규명을 위한 당무감사권 발동 △당론에 대한 원내외 당심·민심 반영 절차 구축 △광역·기초단체장 100% 상향식 공천 등입니다.
 
친한계를 비롯한 비주류는 개혁안을 환영하는 분위기입니다. 김 비대위원장 체제에서 전당대회를 치러 새 지도부를 선출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최다선 조경태 의원은 이날 의총 참석 후 기자들과의 만남에서 "친윤 성향 의원들은 김 비대위원장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심지어 빨리 물러나라는 그런 말씀들이 있었는데, 그렇게 가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김 비대위원장이 어제 혁신안을 낸 것이 우리 당을 살리고, 나아가서 지방선거를 잘 대비할 수 있는 안이라고 생각하고, 다음 새 지도부가 구성될 때까지는 (김 비대위원장 체제로) 가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 밖에도 이날 의총에서 신성범, 이만희, 조은희 의원 등이 김 비대위원장 체제를 지지한다고 밝혔습니다.
 
반면 친윤계로 분류되는 당 주류는 차기 원내대표가 지명할 새 비대위원장을 중심으로 지도부를 꾸리고, 이후에 전당대회를 열자는 방침입니다. 구체적인 전당대회 시기나 비대위 성격을 두고는 의견이 갈리지만, 김 비대위원장 사퇴에 한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뉴스토마토> 취재 결과 이날 의총장에서 강승규, 김상훈, 임종득 의원 등이 김 비대위원장 사퇴를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6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친윤(친윤석열)계 의원들이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에 대한 사퇴를 촉구했다.(사진=뉴시스)
 
 
김용태 혁신안, 친윤·친한 충돌로 번져
 
김 비대위원장이 쏘아 올린 혁신안이 친윤계와 친한계의 충돌로 번지는 모양새입니다. 이런 입장차는 이날 오전 진행된 국민의힘 중진 의원 간담회에서도 드러났습니다. 4선 박덕흠 의원은 전당대회 시기에 대해 "(9월보다) 전당대회를 빠르게 해야 한다. 그래야 빨리 체제가 정리되고, 다음에 뭘 할 수가 있지 않나"라고 말했습니다. 새 지도부를 꾸려야 당 내홍을 수습하고 쇄신이 가능하다는 의미입니다.
 
친윤계로 알려진 윤상현 의원은 김 비대위원장이 제시한 '대통령 탄핵 반대 당론 무효화'를 놓고 날을 세웠습니다. 윤 의원은 회의 후 기자들과의 만남에서 "12·3 비상계엄에 대해선 우리 입장이 다 똑같다"면서도 "그러나 탄핵 반대 (당론 무효화)에 대해선 입장이 많이 다르다"고 했습니다.
 
이어 "탄핵에 반대하는 건 윤석열 전 대통령 개인을 옹호하기 위한 게 아니라 자유민주주의, 법치주의 체제 탄핵을 막기 위한 것"이라며 "이거에 대해 인식의 갭이 너무 크다"고 목소리 높였습니다.
 
원내대표 선거가 본격적인 신경전의 분수령이 될 전망입니다. 국민의힘은 오는 16일 2시 새 원내대표를 선출합니다. 이날 박형수 원내수석부대표는 원내대표 선거 관련 1차 선거관리위원회 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후보자 등록은 14일 하루 동안 진행되고, 선거운동은 14일부터 15일까지 이틀간 허용된다"고 밝혔습니다.
 
현재로서는 김기현, 나경원 의원 등 5선 이상 중진 추대론이 유력합니다. 원내대표 선출이 경선으로 갈 경우 계파 대결이 불거지며 당 내홍이 커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두 의원이 대표적인 친윤계로 꼽히는 만큼 친한계의 반발을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친한계 의원들이 출사표를 던진다면 경선은 불가피합니다.
 
김 비대위원장은 이날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새 당대표를 선출하는 전당대회 개최 여부를 전 당원 투표로 결정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사실상 자신의 당 개혁안에 대한 신임 여부를 전 당원들에게 물어 정면돌파에 나서겠다는 뜻으로 읽힙니다.
 
이효진 기자 dawnj789@etomato.com
이선재 인턴기자 seonjaelee96@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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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윤친한 정면충돌이 아니라 김문수쪽이랑 친윤갈등이던데 날씨더워도 그냥 뇌피셜말고 발로 뛰고 취재해서 기사좀 써!

2025-06-09 17:49 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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