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원내대표, 친윤 대 친한 '계파 혈투' 예고
'친한' 김성원·'친윤' 송언석…나란히 출사표
쇄신안·대선 패배 요인 놓고 미묘한 입장차
최다선 조경태부터 나경원·박대출도 거론
2025-06-12 17:13:10 2025-06-12 19:37:43
 
[뉴스토마토 이진하 기자] 국민의힘이 대선 패배 후 차기 지도 체제와 당 쇄신안을 둘러싸고 갈등이 깊어진 가운데 차기 원내대표 경선의 막이 올랐습니다. '친한(친한동훈)'으로 불리는 김성원 의원과 '친윤(친윤석열)'으로 분류되는 송언석 의원이 나란히 출마를 선언하며 경선의 시작을 알린 것입니다. 3선 의원인 이들은 한목소리로 "당의 변화와 쇄신"을 강조했는데요. 다만, 쇄신의 각론에선 이견을 보였습니다. 
 
김성원·송언석(가나다순) 국민의힘 의원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원내대표 선거 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 의원과 송 의원은 12일 오전 연달아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16일에 실시하는 원내대표 선거에 도전장을 내밀었습니다. 김 의원도 출마 선언을 통해 "고뇌 끝에 이번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거 출마를 결정했다"며 "지금 국민과 당원들은 우리 국민의힘에 처절한 반성과 쇄신, 그리고 변화를 명령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김 의원은 쇄신안으로 △'능력 있고 안정감 있는 보수'라는 신망 되찾기 △유연한 사고와 실용적 태도·난제를 해결할 능력을 갖춘 보수 정당으로 거듭날 것 △당내 민주주의 안착 등을 내세웠습니다. 이 같은 쇄신안이 필요한 이유에 대해 "내년 6월로 예정된 지방선거에서 반드시 이기기 위해선 앞으로 1년 뼈를 깎는 노력으로 승리의 토대를 구축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송 의원은 "엄중한 경제 상황과 민생 문제로 인한 국민의 고통을 해결하고, 당의 혼란을 극복하기 위해 오로지 국민과 당을 위해 헌신하겠다"며 "변화와 쇄신의 여정 속에서 감내해야 할 모든 고통과 어려움을 제가 가장 먼저 감당하고 끝까지 견디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송 의원은 쇄신안으로 △탕평 인사를 통한 통합과 신뢰의 리더십 구현 △그림자 내각을 통해 '상임위-정책위-지방의회'를 연결하는 정책 네트워크 구축 △오월동주 연합 전선 추진 등을 약속했습니다. 이어 "정책이 강한 정당을 만들어 민생과 경제의 해법을 제시하는 정당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나란히 출사표를 던진 두 의원은 쇄신을 강조하면서도 방법에 대해 조금 다른 모습인데요. 김 의원은 '정당 민주주의'를 바로 세워야 한다는 것을 강조했고, 송 의원은 '정책 정당'에 방점을 찍었습니다. 또 두 사람은 이번 대선 패배 요인에 대해서도 엇갈린 모습을 보였습니다. 김 의원은 "비상계엄과 탄핵"을 꼽았고, 송 의원은 "후보를 늦게 낸 탓"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처럼 엇갈린 입장은 두 의원들의 지역구 차이 때문이란 해석도 나옵니다. 김 의원은 국민의힘 의원 중 몇 안 되는 수도권 3선 의원인데요. 선언문에서도 수도권 의원임을 강조하며 수도권 민심을 얻지 못해 지난 총선과 대선에서 연이어 패배했다는 점을 명확히 했습니다. 반면 송 의원은 대구·경북(TK) 지역구 의원으로 기획재정부 2차관 출신입니다. 
 
이들 모두 각각 '친한' '친윤'으로 분류되는데요. 이번에도 계파 대리전인 셈입니다. 다만 두 의원은 계파 전이란 것에 반박했습니다. 김 의원은 "특정 당내 계파를 위해 원내대표 선거에 출마한 게 아니다"라고 했고, 송 의원은 "저는 친윤도 아니다"라며 "'계파 경쟁'이란 말은 우리 당에 대한 모욕 프레임"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날 두 의원과 함께 원내대표 후보로 거론됐던 4선의 김도읍 의원은 이날 불출마한다고 밝혔는데요. 당내 최다선인 6선의 조경태 의원과 5선의 나경원, 4선 박대출 의원도 원내대표 후보군으로 거론되면서 원내대표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진하 기자 jh3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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