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난의 반도체…삼성전자, 하반기 D램 감산 지속
트럼프 관세 등 향후 D램 시장 변화 눈치
HBM 수요 지속 확대…SK하이닉스, ‘증산’
SK, 2분기 ‘세계 D램 시장 1위’ 유지 전망
2025-06-13 17:02:52 2025-06-13 17:02:52
[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지난 1분기 ‘D램 1위’ 자리를 SK하이닉스에게 내준 삼성전자가 상반기 수익성 확보를 위해 펼쳐온 감산 전략을 하반기에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자존심 회복을 위해 높은 생산력을 바탕으로 D램 왕좌를 되찾을 것이란 예측도 있었지만, 중국의 거센 범용 D램 물량 공세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따른 불확실성 등으로 아직까지 시장 동향을 살피고 있다는 관측입니다. 이에 따라 이번 2분기에도 SK하이닉스가 고대역폭메모리(HBM) 효과에 힘입어 D램 왕좌를 차지할 것으로 풀이됩니다. 
 
경기도 평택시에 위치한 삼성전자의 반도체공장 전경. (사진=삼성전자)
 
13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주력 D램 생산라인 중 하나인 경기 화성 반도체 공장 15와 16라인의 웨이퍼(반도체 원판) 투입량을 하반기부터 소폭 하향 조정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고대역폭메모리(HBM)의 높은 수요에 힘입어 대규모 생산량 증대에 나서는 SK하이닉스와는 대조적인 모습입니다.
 
특히 삼성전자는 최근 몇몇 고객사에 구혐 D램인 ‘DDR4’ 일부 제품의 생산 중단 계획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중국 물량 공세에 밀리며 갈수록 가격 경쟁력이 약해지고 있어서입니다. 최근 구형 D램의 가격이 상승세로 전환된 모습도 공급이 줄어든 여파에 따른 것으로 풀이됩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 4월 PC향 범용 D램(DDR4 8Gb 1Gx8 2133MHz)의 납품 가격은 22.2% 뛰었습니다. 지난해 4월 이후 1년 만의 상승세입니다.
 
당초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D램 1위 탈환을 위해 웨이퍼 생산량을 늘릴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지만, 오는 하반기에도 미국 관세 정책 등의 악영향으로 D램 수요가 예상보다 더 부진할 가능성을 염두에 뒀다는 관측입니다. 앞서 트렌드포스도 “관세와 인플레이션이 하반기 PC 수요에 미칠 수 있는 영향에 대한 우려가 여전히 존재한다”며 “무역 장벽 증가 가능성을 고려할 때 D램 가격 상승 예상 폭이 하향 조정될 수 있다”고 분석한 바 있습니다. 생산량을 늘려 무리하게 점유율을 높이기보다 가격 안정화 전략에 돌입한 셈입니다.
 
SK하이닉스 역시 일부 범용 D램은 생산을 줄일 것으로 보이지만, 인공지능(AI) 서버 증가에 따라 HBM 생산은 증산할 전망입니다. 무엇보다 현재 시장 주류인 5세대 HBM인 ‘HBM3E’ 제품 가운데 8단보다 수익성이 더 높은 12단의 비중을 늘려가고 있는 만큼, 점점 더 HBM의 존재감은 커지고 있습니다. 지난 1분기에도 SK하이닉스의 HBM 판매는 D램 이익 중 절반을 차지했으며, D램의 전체 매출에서도 40% 이상의 비중이었습니다. 
 
이에 따라 올해 2분기에도 SK하이닉스의 D램 매출, 영업이익 규모가 상승해 글로벌 D램 시장 점유율 1위를 이어갈 것이란 예측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강력한 AI 반도체 수요가 지속되고 있다”며 “오는 2분기 SK하이닉스는 HBM 효과로 매출과 점유율, 영업이익이 동시에 증가 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서승연 DB증권 연구원도 “기술 경쟁력을 기반으로 HBM3E 12단에 이어 HBM4 시장 역시 SK하이닉스가 선도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습니다.
 
한편,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D램 시장에서 SK하이닉스는 HBM에 힘입어 33년 만에 삼성전자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습니다. 이 기간 SK하이닉스의 점유율은 36%였으며 삼성전자와 미국 마이크론은 각각 34%, 25%였습니다.
 
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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