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KISCO홀딩스, 무과세 중간배당에도…소액주주 불만 여전
감액배당 등 주주요구 수용해 환원 정책 강화
다만, 일회성 이벤트 불과…지속 가능성 명시 요구
주주환원방안 수립 및 이행 의무 안건 주총서 부결
2025-06-20 06:00:00 2025-06-20 06:00:00
이 기사는 2025년 06월 18일 11:23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정준우 기자] KISCO홀딩스(001940)(이하 키스코홀딩스)가 과세없는 감액배당에 나서는 등 주주환원을 늘리고 있다. 다만, 지속가능성과 예측가능성이 없는 일회성 이벤트라는 점에서 자산운용사 및 소액주주 불만을 잠재우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회사가 매년 의무적으로 400억원 이상을 주주환원에 사용하기를 요구하고 있다. 올해 주주총회에서 주주환원방안 수립 및 이행 의무 안건이 주주제안으로 올라왔으나, 경기 불황을 이유로 최대주주가 반대하면서 부결됐다. 주주환원 의무화를 두고 최대주주와 소액주주간 입장 차이가 큰 탓에 소액주주 불만은 사그라들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사진=KISCO홀딩스)
 
과세없는 감액배당…주주환원 확대
 
18일 업계에 따르면 키스코홀딩스는 다음 달 4일 126억원을 주주에게 배당할 예정이다. 해당 배당은 키스코홀딩스가 실시하는 첫 중간 배당으로 감액배당에 해당한다. 감액배당은 자본잉여금을 이익잉여금으로 전환해 마련한 재원을 바탕으로 한다. 자본잉여금을 줄여 배당을 실시한다는 의미에서 감액배당이라 불린다.
 
지난해 10월 키스코홀딩스 임시주주총회는 자본준비금 453억원을 이익잉여금에 전입하는 안건을 가결한 바 있다. 현행 제도상 이익잉여금과 자본잉여금의 합이 자본금의 1.5배 이상이라면 잉여금 전입이 가능하다. 키스코홀딩스는 지난해 이익잉여금(4062억원)과 자본잉여금(151억원)의 합이 자본금(185억원)의 1.5배를 크게 상회하기 때문에 감액배당 요건은 충분하다.
 
감액배당은 과세가 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주주환원에 긍정적이다. 감액배당은 주주가 회사에 투자한 투자금인 자본준비금을 다시 주주에게 돌려주는 자본거래 개념이다. 따라서 소득 기반으로 부과되는 배당소득세(세율 15.4%)가 없다. 주주환원에 긍정적인 측면이 부각되며 최근 일부 상장사는 감액배당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다만, 주주들은 감액배당에도 불구하고 명문화된 기업가치제고책이 부재한 탓에 불만을 표하고 있다. 해당 감액배당이 주주환원에 긍정적이긴 하나 이는 회사가 주주 요구를 수용한 것일 뿐 의무적인 사안이 아니기 때문에 예측가능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에 주주들은 지난 3월 키스코홀딩스 주주총회에서 기업가치제고방안 수립 및 이행 의무 안건을 제안한 바 있다. 해당 안건은 매년 400억원 이상을 주주환원에 배정하고 이를 의무적으로 이행한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400억원은 지난 5년간 연평균 주주환원재원에 사용된 금액을 기준으로 책정됐다. 주주환원정책이 의무화될 경우 지속가능성뿐 아니라 배당에 대한 예측가능성도 확보될 수 있다. 아울러 주주환원을 두고 주주와 회사 측이 이견이 나타나고 있는 상황도 종결될 수 있다.
 
그러나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해당 안건은 최대주주 측 반대로 부결됐다. 더 강력한 주주환원방안을 원했던 주주들의 불만은 안건 부결로 인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명시적 밸류업 요구하지만…수립 난항
 
주주들은 키스코홀딩스 및 산하 계열사가 탄탄한 재무체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더 강화된 기업가치제고방안을 추진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배당 및 자사주 소각 등 주주환원 정책을 의무적으로 확대해도 잉여금 규모가 크기 때문에 배당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올해 1분기 기준 키스코홀딩스는 이익잉여금 4140억원에 달한다. 또한 지주사로서 산하 기업 지배를 주요 업무로 하고 있기 때문에 급여 외 비용 지출이 적다. 키스코홀딩스는 올해 1분기 영업이익 301억원, 순이익 306억원을 거뒀다.
 
철근 산업 불황이 심각한 수준으로 악화됐지만 자회사도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보유하고 있다. 산하 자회사로부터 올라오는 배당 재원도 아직은 넉넉하다는 의미다. 주력 자회사인 한국철강(104700)은 올해 1분기 이익잉여금 2616억원, 자본잉여금 5025억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현금 및 현금성 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이 4137억원에 달했다. 자산총계(8935억원)에서 현금성 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46%에 달하는 등 업황 악화에도 불구하고 유동성은 풍부하다.
 
또한 수익이 나지 않더라도 회사가 보유한 막대한 금융자산을 기반으로 배당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키스코홀딩스가 보유한 금융자산과 현금성 자산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 9493억원이다. 주주들은 1조원에 육박하는 금융자산으로 4%대의 수익률을 기록하지 못한다면 4%에 상응하는 금액을 주주에게 환원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보고 있다.
 
다만, 회사 측은 철근 업황이 나날이 어려워지고 있어 주주환원 의무화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자회사 한국철강은 올해 1분기 영업손실 106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1분기(영업이익 11억원)에서 적자 전환했다. 철근 불황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마냥 유동성을 주주에게 돌려주기엔 사업 환경이 극도로 어렵다는 입장이다.
 
키스코홀딩스 측은 지금 할 수 있는 주주환원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키스코홀딩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구체적인 밸류업 계획을 수립할 계획은 없다"라며 "자사주 소각 및 감액배당, 배당 확대 기조 등 불안한 업황 속에서 회사가 할 수 있는 주주환원을 실시할 계획”이라 말했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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