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칼럼)취약계층 지원, 금융권 역할에 쏠린 눈
2025-06-19 15:07:31 2025-06-19 15:07:31
서민 친화적 정권이 들어서자 금융권에서는 취약계층 지원 범위와 규모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대표적인 게 배드뱅크 설립과 제4 인터넷전문은행 출범 가시화다. 
 
배드뱅크는 자영업자의 부실 자산을 인수·정리하는 전문 기관으로, 이재명정부는 배드뱅크를 통한 코로나 대출 탕감·조정 방안을 준비 중이다. 제4 인뱅은 '중금리대출 전문 인터넷은행'을 목표로 취약계층의 금융 접근성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제4 인뱅 예비인가에 한국소호은행·소소뱅크·포도뱅크·AMZ뱅크 등 4개 컨소시엄이 신청한 상태다. 새 정부 기조인 만큼, 인뱅의 중·저신용자 의무 대출 비중 상향 등이 인가 기준에 반영될 가능성이 크다. 
 
이처럼 배드뱅크나 제4 인뱅 설립을 추진하는 건 취약계층의 금융 접근성을 높이겠다는 의미다. 다만 이 과정에서 뒤따르는 부작용과 한계도 인정해야 한다.
 
배드뱅크는 빚 탕감 정책이라는 점에서 자칫 '버티면 정부가 해결해준다'라는 식의 도덕적 해이를 불러 일으킬 수 있다. 정부가 '빚 탕감'이라는 포퓰리즘 카드를 꺼내든다면 금융시장 왜곡은 물론이고, 성실한 금융소비자들의 신뢰를 흔들 수 있다. 
 
인뱅 설립도 마찬가지다. 기존 인터넷은행 3사가 취지와는 달리 중·저신용자보다 고신용자 대출에 집중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건 하루이틀의 일이 아니다.
 
새로운 금융 지원 기구를 만들어 취약계층의 채무를 경감하는 데는 이견을 달리할 수 없다. 다만 이 과정에서 기존 채널인 2금융권 등 다양한 업권에도 힘을 실어줘 취약 차주들이 합리적인 금융 지원을 받도록 도움주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 애초 2금융권 설립 취지 역시 중·저신용자에 대한 금융 공급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대출 문턱이 높은 시중은행들은 취약차주 지원 및 관리에 상대적으로 소홀한 반면, 저축은행 등 2금융권은 신용평가모델(CSS) 관리조직 운영 등을 통해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저축은행의 중금리대출 취급액수는 2조6577억원이다. 전년동기(1조8317억원) 대비 약 8000억원(45%) 증가한 수치다. 
 
중금리대출은 신용점수 하위 50%를 대상으로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로 제공되는 상품으로, 저축은행에서 주로 취급한다. 금융 사각지대에 있는 중·저신용자들의 자금 조달 창구로 2금융권을 정교하게 육성해 볼 만 한 이유다. 
 
새 정부가 출범할 때마다 취약계층의 자립을 위한 금융 지원책은 다양하게 등장했다. 하지만 정권 초기 성과에 급급해 성급하게 이뤄진 빚 탕감은 금융 시장 왜곡이라는 후폭풍을 불러왔다. 취약계층의 금융 자립과 건전한 업권 관리를 위해 정부가 업권별 특·장점을 꼼꼼하게 헤아려 육성하는 일이 기초가 돼야 한다.
 
어려움에 처한 취약계층에 대한 금융 지원은 단순히 금전적 도움을 넘어 재기에 대한 희망과 목표를 이루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동시에 금융 산업은 시장 신뢰를 기반으로 한다. 정부가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형평성과 도덕적 해이 논란을 최소화하고, 지원이 절실한 취약계층에게 적재적소의 도움이 되는 방안을 도출해내길 기대한다. 
 
임유진 금융팀장 limyang8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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