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러 혈맹 1년…이제는 '트럼프·김정은' 시간
반서방 연대 굳건…군사 지원 등 '포괄적·다각도 협력'
트럼프, 친서 외교 시도…중동 분쟁 해결 뒤 대화 가능성
한·미·일 훈련 다음 날…북, 서해상 '방사포 10여발' 발사
2025-06-19 17:53:21 2025-06-19 17:53:21
[뉴스토마토 차철우 기자] 북한과 러시아가 '포괄적 전략동반자' 협정을 맺은 지 1년을 맞았습니다. 이를 통해 양국은 '혈맹' 관계의 정점을 찍었습니다. 특히 양국의 군사적 지원이 두드러지는 모습인데요. 북·러가 더 밀착하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한에 손을 내밀었습니다. 하지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외교가 안팎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중동 문제 해결 직후 북·미 담판을 위한 직거래를 시도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입니다. 이에 따라 전 세계가 또다시 '트럼프·김정은' 담판에 촉각을 곤두세울 전망입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푸틴 방북 1년 만에 '신밀월'…깊어지는 '군사동맹'
북한 관영 매체 <노동신문>은 19일 지난해 6월19일 체결된 북·러 조약에 대해 "조로(북·러) 친선 관계의 새로운 장"이라며 "(김정은·블라디미르 푸틴의)선견지명과 탁월한 영도가 안아온 빛나는 결실"이라고 칭송했습니다. 
 
해당 신문은 북·러 조약 실행의 대표적인 사례로 북한의 러시아 파병을 언급했습니다. 쿠르스크 지역 해방작전 참전은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의 가장 모범적인 실천이라고 강조한 겁니다. 
 
북한과 러시아는 지난해 6월19일 평양에서 진행된 김 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통해 상호 동맹 조약을 체결하고 협력 분야를 전방위로 확대했습니다. 특히 북한은 전쟁 상태에 처하면 상호 군사적 원조를 제공한다는 조약 4조를 체결했습니다. 현재까지 북한은 세 차례에 걸쳐 2만여 명에 달하는 북한군을 러시아에 파병했습니다. 
 
파병을 계기로 양국은 피를 나눈 형제 수준으로 군사·문화·스포츠·경제·보건 등 다각도에서 협력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인적·물적 교류도 활발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미 북한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탈환한 쿠르스크의 재건 사업을 위해 공병대 등 6000여 명을 추가 파병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때문이 이들의 밀월 관계는 한동안 유지될 전망입니다. 
 
이들의 협력은 특히 군사 부분에서 두드러지는데요. 국제사회는 러시아가 북한에 첨단 군사기술을 제공할 가능성 등 양국의 밀착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군사정찰위성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술, 핵무기 소형화 기술이 전달될 우려도 있습니다. 북한으로선 현재 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 등 불안한 국제사회 정세 속에서 북한 '체제 보장' 차원의 협력국이 생기는 겁니다. 
 
러시아와 더 밀착한 북한은 무력도발도 감행했습니다. 한·미·일 연합공중훈련 다음 날인 이날 오전 북한이 서해상으로 방사포(다연장로켓포) 10발 이상을 발사했는데요. 북한이 발사한 방사포는 지난해 공개한 갱신형 240㎜ 방사포일 가능성이 유력합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5월 지난해 5월 평화자동차공장 생산 시설을 방문해 갱신형 240㎜ 방사포 이동식발사장치(TEL)를 몰기도 했습니다. 북·러 밀착에 따른 군사적 기술 교류의 영향으로 보입니다. 
 
 
북한 조선중앙TV가 202년1월11일 '자주의 기치, 자력부강의 진로 따라 전진해온 승리의 해'라는 새 기록영화를 방영했다. 캡쳐된 화면은 지난해 6월 30일 판문점 남측 자유의 집에서 회담하는 김정은 국방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모습.(사진=뉴시스)
 
북·미 대화 재개 시'스몰딜' 유력
 
북·러 관계의 초밀착을 가장 우려하는 국가 중 한 곳은 미국입니다. 러시아는 이란과 북한 등 반서방 국가들과의 연대를 통해 미국을 견제하고 있습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재집권에 성공한 직후 외교 현안을 풀겠다고 공언했습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전쟁, 이란 외교 비핵화 협상 등 외교 의제를 끝내겠다고 선포했지만 아직까지 성과를 거두지 못한 상황입니다.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중동 문제 해결 직후 김 위원장과 북·미 담판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북한으로 시선을 돌려 1기 행정부 시절 세계가 주목한 북·미 대화 시즌2를 통해 '외교 치적'을 쌓겠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대화가 이뤄진다면 북한의 핵 폐기가 아닌 북핵 동결과 핵 고도화 중지라는 '스몰딜'(부분합의)이 유력합니다. 이때 대북 제재 완화가 트럼프 대통령의 카드가 될 전망입니다. 
 
최근 트럼프 2기 행정부는 북한과의 대화 재개를 시도했습니다.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NK뉴스>는 11일(현지시간) 고위급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 대화 재개를 목표로 김 위원장에게 보낼 친서의 초안을 작성했고, 친서를 전달하려고 여러 차례 시도했지만, 북한 측이 수령을 거부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평행선만 달릴 수 없습니다. 서로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미국은 여전히 북한 비핵화를 목표로 두고 있습니다. 다만 2기 행정부가 들어서며 북한을 사실상의 핵보유국으로 인정한 모습입니다. 북한 측도 우선 러시아라는 안전 장치를 통해 자신을 대화 상대로 인정한 트럼프 대통령을 적극 활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결국 양국 정상의 의지만 있다면 북·미 대화 재개 여지가 충분하다는 건데요. 키스 루스 미국 전미북한위원회(NCNK) 사무국장은 지난 12일 최종현학술원·미국 싱크탱크 허드슨연구소가 출간한 보고서에서 북·미 대화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해당 보고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이 김 위원장과 대화 재개 무대를 마련했다"고 평가했습니다. 
 
차철우 기자 chamato@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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