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차철우 기자] '국익 중심 실용 외교'와 '외교의 연속성'을 부각한 이재명 대통령이 한·일 관계 회복을 위한 '셔틀 외교'를 재개했습니다. 한·미·일 3국 협력을 중시한 건데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로 외교 무대에 데뷔한 이 대통령이 '실용 외교'를 앞세워 한·일 관계의 초석이 된 '김대중·오부치' 선언의 새출발을 알렸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미래 지향적 관계 설정"…국익·실용 방점
캐나다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마지막 날인 17일(현지시간) 이재명 대통령은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졌습니다.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오후 캐나다 G7 정상회의장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을 열고 "양 정상이 앞으로 새롭게 다가올 60년간 미래 지향적인 한·일 협력을 공고히 해 나가자는 데 뜻을 같이했다"며 "(특히) 셔틀 외교 재개에도 의지를 다졌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취임 후 첫 한·일 정상회담이고, 또 올해가 한·일 수교 60주년을 맞는 해인 만큼 양 정상은 산업·공급망·문화·인적 교류를 비롯한 제반 분야에서 협력의 의지를 다졌다"고 설명했습니다.
30분간 진행된 한·일 회담에서 양국 정상은 관계 회복과 발전 등 미래지향적 관계를 꾸려나갈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이 대통령과 이시바 총리는 견고하고 성숙한 관계 기반 조성에 뜻을 모으며 관계 개선 의지를 다졌습니다. 북한 문제 대응 등을 위한 한·미·일 공조도 지속해서 발전시키기로 뜻을 모았습니다. 이 대통령의 국익 중심 외교 원칙에 따라 일본과 관계를 적극적으로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겁니다.
한·일 정상 셔틀 외교는 지난해 9월 기시다 후미오 전 일본 총리가 방문한 이후 중단됐는데요. 당초 지난해 10월 취임한 이시바 총리는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맞아 올해 1월 한국 방문이 예정돼 있었지만 12·3 비상계엄으로 한국 방문이 무산됐습니다.
일본 내 선거 일정을 고려하면 이시바 총리는 오는 8~9월 사이 방한할 가능성이 있는데요. 이른바 '셔틀외교'가 다시 재개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이시바 총리와 정상회담에서 "오늘을 계기로 한국과 일본이 미래 지향적으로 더 나은 관계로 발전하기를 기대한다"며 "작은 차이들이, 의견의 차이들이 있지만 그런 차이를 넘어서서 한국과 일본이 여러 면에서 서로 협력하고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관계로 발전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시바 총리도 이 대통령의 말에 화답했는데요. 그는 "양국 간 협력과 공조가 이 지역과 세계를 위해 더 많은 도움이 되는, 그런 관계가 되기를 진심으로 기대한다"고 답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뒷줄 가운데)이 17일(현지시간) 캐나다 앨버타주 캐내내스키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장에서 G7 및 초청국 정상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연합뉴스)
성공적 외교무대 데뷔…"10차례 연쇄 회담"
이번 G7 정상회의에서 이 대통령은 한·일 정상회담을 포함해 각국 정상, 지도자와 10차례 연쇄 회담 등을 통해 계엄과 탄핵으로 약 6개월간 멈췄던 정상 외교 복구에 시동을 걸었습니다. 특히 경제와 통상, 당국 간 협력 강화라는 기반을 다지는 데 공을 들였습니다.
이 대통령이 캐나다 현지에서 1박 3일간 만난 정상만 10명에 달합니다. 이 대통령은 각 국 정상들에게 올해 경주에서 개최하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권유하기도 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확대세션에 참석해 두 차례 발언 기회를 가졌습니다. 첫 번째 발언에선 에너지 안보 달성과 핵심 광물 공급망 안정화가 글로벌 경제 성장과 번영의 관건이라고 지적하며 한국이 이를 위한 국제적 연대와 협력에 동참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두 번째 발언에선 인공지능(AI) 시대 속 국제사회가 준비할 과제를 제시했습니다.
다만 한·미 정상회의는 중동 무력 충돌 사안에 따른 트럼프 대통령의 조기 귀국으로 만남이 불발됐습니다. 이번 회담은 한국과 미국의 최대 현안인 통상 협상과 맞물려 이목이 쏠린 사안이었습니다. 양국은 '가장 근접한 계기'에 회담을 다시 추진할 예정입니다.
특히 반년 만에 성사된 한·일 정상회담은 '김대중·오부치 선언'을 이어가기 위한 행보라는데 의미가 있습니다. 김대중·오부치 선언은 1998년 10월8일 도쿄에서 열린 김대중 당시 대통령과 오부치 게이조 당시 일본 총리의 한·일 정상회담을 통해 채택됐습니다. 이 선언은 우호적 양국 관계의 모범 모델로 평가받습니다. 해당 선언을 통해 한국과 일본이 과거를 직시하는 바탕 위에서 '미래지향적 관계'를 발전시키는 등 양국 관계의 초석을 다졌기 때문입니다.
이 대통령도 앞으로 '실용외교'를 내걸고 적극적인 한·일 관계 개선에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전망되는데요. 대선 후보 시절인 지난달 26일에도 이 대통령은 "과거를 직시하고 미래지향적으로 한·일 관계를 풀어간다는 김대중·오부치 선언이 바람직하다"고 말했습니다.
차철우 기자 chamato@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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