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 만기 길고 금리 낮은 은행 어디?
2025-06-23 15:33:24 2025-06-23 17:46:36
 
[뉴스토마토 이재희 기자] 7월 스트레스 총부채상환비율(DSR) 3단계 도입을 앞두고 막차 수요가 늘고 있습니다. 만기를 줄이고 금리를 높이는 은행이 있는 반면, 대출 관리에 여유가 있는 있어 상대적으로 저렴한 금리를 제공하는 곳도 있어 꼼꼼한 비교가 필요합니다. 
 
금리 낮은 농협·만기 긴 신한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 가운데 혼합형(금융채 5년 기준) 주담대 상품을 기준으로 금리가 가장 낮은 곳은 하나은행입니다. 하나은행의 5년 주기형 주담대 평균 금리는 3.99%입니다. 우리은행, 신한은행, KB국민은행, NH농협은행 순으로 높습니다.
 
하나은행은 금리 3.59~4.39%를 제공하고 있으며 수도권 여부에 상관없이 모두 40년까지 만기를 허용합니다. 지난해 9월부터 전국 모든 지역에서 주담대 만기를 기존 50년에서 40년으로 변경한 이후 현재까지 유지하고 있습니다.
 
우리은행 주담대 금리는 3.56~4.76%이며 평균 금리는 4.16%입니다. 수도권이 아닌 곳은 최장 40년까지 만기 설정이 가능합니다. 지난해 하반기 주담대 만기를 기존 40년에서 30년으로 축소했다가 지난 3월 비수도권에 한해 최장 40년으로 확대한 바 있습니다.
 
신한은행의 경우 주담대 금리는 3.53%~4.94% 수준으로 평균 금리는 4.24%입니다. 대출 만기로는 신한은행이 5대 은행 중 가장 긴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수도권, 비수도권 등 별도 조건 없이 만기 40~50년까지 설정할 수 있고, 만 34세 이하인 경우 50년 만기가 가능합니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가계대출이 급증하던 시기 최장 50년이던 주담대 만기를 30년으로 단축했다가 이달 초 다시 주담대 만기를 50년까지 늘렸습니다.
 
KB국민은행은 3.62%~5.02%의 금리를 제공하고 있으며 평균 대출금리는 4.32%입니다. 대출 최대한도는 10억원 이내(타행 주담대 없는 고객의 주택구입자금대출 시 20억원 이내)입니다. 만기 조건은 수도권 30년, 비수도권은 40~50년(40년 초과 시 만 34세 이하)입니다. KB국민은행은 지난해부터 수도권에서의 주담대 만기를 종전 50년에서 30년으로 축소해 올해도 유지 중입니다. 
 
NH농협은행은 5년 주기형 주담대 금리가 3.29~5.79%로 평균 대출금리는 4.54%입니다. 수도권 유무에 따라 30~40년까지 만기를 적용합니다. 지난해 하반기 주담대 만기를 40년에서 30년으로 축소했다가 지난 4월 비수도권에 한해 최장 40년으로 확대한 바 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월별·분기별 공급량 따라 조건 상이 
 
은행들의 주담대 조건이 제각각인 이유는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 강화 방침 때문입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16일 은행권 가계대출 담당 부행장들을 소집해 월별·분기별 공급 계획을 초과해 무분별하게 주담대를 취급하지 말라고 요구했습니다. 가계대출 관리 방안으로는 대출금리를 높이는 대신 '비가격적' 방안을 쓰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는데요. 비가격적 방식은 대출 만기나 한도를 줄여 대출 총량을 우회적으로 줄이는 방법입니다.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관리를 경고한 이후 은행들은 즉각적으로 우대금리를 축소하거나 주담대 한도를 조정했습니다. NH농협은행은 대면 주담대의 우대금리 기준을 조정해, 기존 LTV 40% 이하에서 0.2%p 우대를 제공하던 것을 LTV 30% 이하 차주에만 제공하도록 바꿨습니다. 일부 우대항목은 삭제하고 다자녀 가구에 대한 특별 우대만을 남겼습니다. SC제일은행은 최근 영업점장 전결 우대금리를 0.25%p 축소하고, 주담대 만기를 기존 최장 50년에서 30년으로 단축했습니다.
  
하지만 가계대출이 폭증 조짐을 보일 때마다 땜질식 처방만 되풀이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은행마다 대출금리와 만기 수준이 천차만별이라 오히려 낮은 금리를 주는 은행에 수요가 몰리는 등 실질적인 가계대출 억제 효과보다는 실수요자들의 부담만 키우는 형국입니다. 실제로 지난해 하반기 금융당국이 대출금리 인하에 제동을 걸면서 은행들은 가산금리를 높이는 식으로 대출금리를 일제히 끌어올렸고, 대출 수요자들은 금리 인하기에도 높은 이자를 부담해야 했습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5대 은행이 지난 4월 취급한 신규 가계대출의 평균 금리는 연 4.05%로 1년 전인 작년 4월(3.97%)보다 0.08%p 올랐습니다. 대출금리가 오르는 동안 예금금리가 가파르게 떨어지면서 예대금리차는 지난 4월 1.35~1.51%p로 전월(1.38~1.55%p)보다 다소 축소됐지만, 지난 2022년 7월 공시 이후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 중입니다. 
 
앞으로 금융당국이 대출 관리 정책 기조를 강하게 유지하겠다고 선언한 만큼 은행들이 대출 문턱을 낮추기는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결국 은행별로 다르게 대출금리와 만기를 조이고 푸는 행태가 반복될 경우 소비자 혼란이 가중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주담대 만기를 축소하면 대출 총량을 줄일 수 있겠지만, 만기를 40년으로 설정해서 매달 내야하는 원리금 부담을 낮추려는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부담이 커진다"면서 "만기 때까지 집에 살려는 계획보다는 매월 원리금을 낮추기 위해 만기를 길게 가져가는 경우가 많은데 실수요자들이 피해를 입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주요 시중은행들이 금융당국의 대출관리 기조 방침에 따라 대출 금리를 높이고 만기를 축소하는 등 대출 문턱 높이기에 나서고 있다. 금융 소비자들은 현재 시점에서 가장 긴 만기와 낮은 금리를 제공하는 주택담보대출 상품이 어딨는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사진은 서울 용산구 남산에서 서울 도심 아파트가 보이는 모습.(사진=뉴시스)
 
이재희 기자 nowhe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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