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온·삼성SDI가 쌓은 헝가리 배터리 시장…중국, 빠르게 ‘침투’
생산 거점 확보 나선 CATL·비야디
라인 확대·품질 경쟁력 확보 노력
2025-06-25 14:31:24 2025-06-25 15:06:31
[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SK온과 삼성SDI가 선점하고 있는 헝가리 배터리 시장에 중국 기업들의 공세가 거세지고 있습니다. 미국 시장 진입 장벽이 높아지자, 유럽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전기차 생산 핵심 거점인 헝가리에 투자를 한층 끌어올리고 있는 모습입니다. 
 
헝가리 이반차 SK로 표지판. (사진=SK온)
 
25일 업계에 따르면, 세계 1위 배터리 제조사인 중국 CATL은 헝가리 데브레첸에 73억유로(약 11조4000억원)을 투자해 100GWh 규모의 생산 공장을 설립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이 공장은 2027년 완공 예정이며, 완공 시 유럽 최대 규모의 배터리 생산 기지가 될 전망입니다. CATL의 헝가리 진출은 단순한 생산 거점 확보를 넘어 유럽 배터리 시장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게임 체인저’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세계 1위 전기차 업체인 중국 비야디(BYD)도 헝가리 남부 세게드에 연간 20만대 생산 규모의 유럽 첫 전기차 공장을 건설 중입니다. 이 공장은 올해 말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어, 완성차 생산과 동시에 배터리 생산 능력도 갖추고 있는 만큼 그에 따른 수요도 크게 늘어날 전망입니다. 
 
중국 기업이 헝가리 시장에 적극적인 배경에는 미국의 견제가 없고, 글로벌 자동차 제조업체들의 전기차 생산 거점으로서의 역할 때문입니다. 실제 메르세데스-벤츠와 BMW, 아우디 등 유럽 완성차 브랜드들이 헝가리에서 전기차 생산 공장을 운영하고 있어 배터리 공급을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헝가리는 중부 유럽의 지리적 이점과 상대적으로 저렴한 인건비, 정부의 적극적인 투자 유치 정책이 결합돼 있습니다. 
 
중국 기업들이 현지 공장 건설과 가동에 속도를 내면서 그동안 SK온과 삼성SDI가 헝가리에서 구축한 시장 우위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중국 기업들이 정부 지원을 받아 공격적인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서고 있어, 한국 기업들의 대응 전략이 시급한 상황입니다. 
 
중국 기업의 공세에 맞서 국내 배터리 업계도 대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입니다. 삼성SDI는 헝가리에 2조원 이상을 투입해 구축한 핵심 거점의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습니다. 구형 생산 라인을 최신 기술로 개선하고, 2공장 증설에 속도를 내며 생산 기반 강화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또한 차세대 배터리 기술 개발과 품질 경쟁력 강화를 통해 중국 기업들과 차별화를 꾀하고 있습니다. 
 
SK온도 헝가리 내 생산 거점 확대와 가동률 극대화에 힘쓰고 있습니다. 현재 코마롬 2개 공장과 이반차 공장의 생산 시설을 풀가동해 생산량 증대에 집중하는 것과 동시에 유럽 완성차 업체들과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등 안정적인 수주 기반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과의 경쟁에 있어 원가 절감이 가장 중요하다”며 “아울러 공장 가동률을 최대한으로 늘려야 하는 숙제를 가지고 있다”고 했습니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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