꺼져가는 경쟁력…식어가는 일자리 엔진
추락한 경쟁력, 성장도 13위로 밀려
기업 성장성 둔화도 두드러져
연장 가능성 상호관세, 불확실성 여전
일자리도 불안…입직률 하향곡선
"우수인재 확보 '임금체계' 개선해야"
2025-06-27 17:05:51 2025-06-27 17:05:51
[뉴스토마토 이규하 기자] 국가경쟁력이 지난해보다 7계단 추락한 데 이어 10대 경제 강국 수식어도 옛말이 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 규모가 성장 부진 장기화로 세계 10위권에서 이탈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정부도 추락하는 국가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국가경쟁력 정책협의회를 4년 만에 다시 열었지만 침몰 중인 우리나라의 경쟁력을 회복시킬 수 있을지 미지수입니다.
 
더욱이 대외 리스크에 대한 출구전략도 절박한 실정입니다. 내달 8일(현지시간)로 다가온 상호관세 유예 시한의 추가 연장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지만 안심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대규모 감세법안 이후 관세 압박의 재점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조언이 나옵니다.
 
결국 실리적 무역 협상의 돌파구를 찾지 못할 경우 식어가는 일자리 엔진에 타격은 더욱 가혹해질 우려가 짙습니다. 또 치열한 글로벌 경쟁을 돌파하기 위한 생존 전략으로 해외 진출을 택하고 있는 기업들도 글로벌 시장의 우수 인재를 확보할 직무 중심 보상의 투자 전략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지난달 24일 인천 연수구 인천신항 컨테이너 터미널에서 관계자가 빈 트레일러 옆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국가경쟁력 추락에10대 경제강국도 '옛말'
 
27일 국제통화기금(IMF)의 세계경제전망(WEO)을 보면, 우리나라의 명목 GDP(달러 기준) 규모는 지난해 1조8697억달러에서 올해 1조7903억달러로 감소 전망을 내놨습니다. 순위도 12위에서 13위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지난 2022년 경제 규모가 세계 12위로 밀렸는데, 올해는 스페인이 우리나라를 앞질러 13위까지 밀려난다는 분석입니다. 스페인의 명목 GDP는 지난해 1조7222억달러(15위)에서 올해 1조7995억달러(12위)로 92억달러 수준의 격차입니다.
 
우리나라는 2020년 세계 10위권(9위)에 진입하는 등 10대 경제 강국의 위상을 높여왔습니다. 하지만 2022년 러시아, 브라질 등 신흥국의 추격으로 강국 대열에서 이탈한 바 있습니다.
 
앞서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 국가경쟁력 평가(67개국)에서도 지난해보다 7계단 내려간 27위로 추락한 상황입니다. 특히 기업 효율성 부문은 23위에서 44위로 급락했습니다.
 
기획재정부는 이날 이형일 장관 직무대행 1차관 주재로 국가경쟁력 정책협의회를 열고 행정규제 합리화와 기업 의견 수렴을 통한 기업 환경 개선, 인공지능(AI) 혁신 생태계 구축, 인재 양성 체계 마련을 제고 방안으로 제시한 상태입니다.
 
IMF는 2030년 전망을 통해 한국의 경제 규모가 스페인에 이어 호주, 멕시코에도 추격을 허용하는 등 세계 15위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지난 1일 부산 남구 신선대부두에 컨테이너선이 접안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기업 성장성 '둔화'…입직률 '하향'
 
우리 기업들의 성장성 둔화도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건설·철강 등 대기업들도 성장성이 꺾이고 있는 겁니다. 올해 1분기 기업경영분석 결과를 보면, 외부감사 대상 법인기업 2만3137개의 1분기 매출은 지난해 4분기(3.5%)와 비교해 증가율이 1.1%포인트 축소됐습니다.
 
제조업 매출액 증가율은 전 분기(3.8%)보다 하락 2.8%에 머물렀습니다. 비제조업도 1.9%로 전 분기(3.1%)보다 하락 폭이 큽니다. 기계·전기전자 매출액 증가율 감소와 중국산 저가제품 공세, 건설업 부진 등의 영향이 가중된 겁니다.
 
앞날도 밝지 않습니다. 트럼프발 관세 리스크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하기 때문입니다. 앞서 캐롤라인 레빗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내달 8일까지인 상호관세 유예 시한을 더 연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지난 4월9일 한국을 비롯한 56개국과 유럽연합에 트럼프 행정부가 차등화한 상호관세를 발효했지만 중국을 제외한 90일간 유예 상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관세 협상을 위한 상호관세 유예 기한은 7월9일입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감세법안 이후 트럼프의 관심은 관세로 향할 것"이라며 "이재명 대통령은 미국과의 협상에서 실리적인 자세로 대응 방침,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압박이 관세를 둘러싼 노이즈가 강해질 수 있음에 대비해야 하는 이유"라고 진단했습니다.
 
문제는 돌파구를 찾지 못할 경우 식어가는 일자리 엔진에 충격파를 불러올 수 있다는 점입니다. 사업체 종사자 중 지난달 입직자는 86만4000명으로 전년동월대비 6만1000명(-6.6%) 감소했습니다. 특히 입직률은 4.5%로 전년 동월보다 0.3%포인트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실제 일자리를 찾은 사람들을 의미하는 입직률은 신규 일자리의 바로미터격으로 채용시장의 현실을 말해줍니다. 입직률 하락의 의미는 채용을 하지 않는 기업들의 인건비 절감과 기본 종사자들의 업무 부담 가중, 생산성 부족에 따른 수익성 저하로 이어질 수 있어 고용 시장의 중요 지표 중 하나입니다.               
 
기업 규모별로 보면, 상용 300인 미만 사업체 입직자는 76만6000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5만8000명(-7.1%) 감소했습니다. 상용 300인 이상 사업체 입직자도 9만8000명으로 전년동월대비 3000명(-2.8%) 줄었습니다.
 
 
지난 26일 서울 강서구 마곡 서울창업허브엠플러스에서 열린 2025 강서구 취업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채용 상담을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글로벌 우수 인재 확보, 전략 필요"
 
글로벌 사업의 확장 속도에 비해 직급·보상체계가 여전히 연공서열 중심인 한국형 구조의 임금체계도 개선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해외법인 간 전문성 차이나 인건비 격차, 조직 성장 속도 등을 고려해 필요 직무에 전략적으로 인재를 활용, 육성할 수 있는 체계적 토대 마련이 필요하다는 조언입니다.
 
석창민 콘페리 시니어컨설턴트는 고용노동부의 임금정보브리프를 통해 "최근 국내 기업들이 동남아, 유럽, 미주 등으로 활발히 진출하며 글로벌 시장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IRA(인플레이션 감축법) 영향으로 미국 현지에 생산기지를 세우는 사례도 빠르게 늘고 있다"며 "많은 기업이 내수시장의 정체와 치열한 경쟁을 돌파하기 위한 생존 전략으로 해외 진출을 택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이어 "글로벌 사업의 확장 속도에 비해 직급·보상체계는 여전히 연공서열 중심의 한국형 구조에 머물러 있어 글로벌 시장에서 우수 인재를 확보하고 유지하는 데 한계를 겪고 있다"며 "해외법인에 직무 중심 체계를 선제 도입하고 그 성과와 교훈을 본사에 적용해 보는 방식도 제도 정착에 실효성을 높이는 동시에 본사 인사제도의 글로벌화를 가속하는 효과적인 전략이 될 수 있다"고 제언했습니다.
 
세종=이규하 기자 judi@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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