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게임사들이 온실가스 줄이기에 나섰습니다. 다른 산업군에 비해 온실가스 배출량이 적지만, 건물 내 에너지 효율 향상과 게임 최적화 등으로 지속 가능 경영을 실천할 계획입니다.
1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국내 게임사들은 최근 발간한 ESG(환경·사회·거버넌스) 보고서에서 사회적 책임을 약속했습니다.
컴투스·카카오게임즈·위메이드 지속 가능 경영 보고서 표지. (이미지=각사)
엔데믹으로 증가 후 감소세
게임사들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컴투스(078340) 직간접(Scope 1·2) 온실가스 배출량은 2022년 1749tCO₂eq(이산화탄소 환산톤)에서 2024년 2510tCO₂eq으로 늘었습니다.
컴투스는 "업무 공간 확장 및 서버 인프라 운영 증가에 따라 온실가스 배출량과 에너지 사용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라며 "사업 운영 확대에 따른 불가피한 변화지만, 이런 변화를 면밀히 분석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중장기적으로 온실가스 감축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대응에 지속적으로 힘쓸 예정"이라고 했습니다.
게임사 온실가스 배출량은 엔데믹 이후 대폭 상승했는데요. 사무실 출근이 늘어난 2023년부터 전력 사용이 증가한 데다, 기존 데이터에 기타 간접(Scope 3) 수치도 더해졌기 때문입니다.
대표 사례가
카카오게임즈(293490)입니다. 카카오게임즈의 직간접 온실가스 배출량은 2022년 620tCO₂eq이었지만, 2023년 기타 간접 수치를 더해 5741tCO₂eq로 뛰었습니다. 이는 2023년 2월부터 근무 형태가 재택 위주에서 사무실 출근 중심으로 바뀐 영향입니다. 다만 2024년 배출량은 3948tCO₂eq로 줄었습니다.
위메이드(112040)는 직간접 배출량이 2190tCO₂eq에서 2713tCO₂eq으로 증가했습니다. 기타 간접 배출량은 2023년 3만1979tCO₂eq에서 2024년 2만2888tCO₂eq로 줄었습니다.
크래프톤(259960)은 직간접 온실가스 배출량이 2022년 3909tCO₂eq에서 2024년 4656tCO₂eq으로 증가했습니다.
엔씨소프트(036570) 배출량은 다른 게임사에 비해 많지만 감소세가 뚜렷합니다. 2022년 본사와 국내 종속법인의 직간접 및 기타 간접 배출량을 합쳐 16만1263tCO₂eq, 2024년 국내외 종속법인을 합쳐 9만4430tCO₂eq을 기록했습니다. 엔씨는 "2024년 온실가스 배출량은 산정 방법론 고도화 및 조직경계 정합성 제고에 따라 전년 대비 감소했다"고 밝혔습니다.
크래프톤·엔씨소프트 지속 가능 경영 보고서 표지. (이미지=각사)
게임 실행 에너지도 감축
게임사들은 사옥은 물론, 게임에 들어가는 에너지도 줄이는 식으로 온실가스 감축에 나서고 있습니다.
크래프톤은 2028년 입주할 성수 신사옥에 태양열과 수열 기반 신재생에너지 설비를 설치합니다. 통근 버스 운영과 업무용 법인 승용차 두 대 제한 운영, 역삼 사옥의 에너지 사용 실시간 모니터링으로 온실가스 배출을 줄입니다.
컴투스는 사무실 내 플라스틱 사용을 줄입니다. 매주 목요일 '저탄소 채식 데이'로 사내 식당 잔반을 줄이고, 종이 빨대·포장지를 쓰는 친환경 사내 카페도 운영합니다.
위메이드는 사옥 내 에너지 사용 저감 외에 골프 대회 '위믹스 챔피언십'에 종이 대신 NFT 티켓을 발행하기도 합니다.
엔씨는 2027년 준공할 신사옥 '글로벌 RDI 센터'를 친환경 방식으로 짓습니다. 재생에너지 이용과 실시간 에너지 모니터링, 클라우드 에너지 효율성 강화, 창원NC파크 태양광 및 지열 발전으로 온실 가스를 줄입니다.
게임 소프트웨어에도 온실가스 감축 노력이 깃들어 있습니다. 위메이드는 '미르4'와 '미르M', '나이트크로우' 등 주요 게임에 절전 모드를 도입하고 있습니다. 설정에 따라 5~30분 동안 게임을 하지 않을 때 자동 적용됩니다.
엔씨는 게임 최적화로 기기 전력 소모를 줄입니다. MMORPG는 고사양 그래픽과 대규모 접속이 특징으로, 다른 장르 게임보다 더 많은 연산을 요구합니다. 이에 CPU와 GPU 발열이 높아지는데요. 이 과정에서 일부 전력이 게임 구동이 아닌 열로 손실됩니다.
엔씨는 "모바일 기기에서는 불필요한 전력 소모를 줄이면서 성능을 유지하는 최적화 기술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2024년 '리니지W'는 언리얼 엔진 기반 게임 최초로 ADPF(안드로이드 다이내믹 퍼포먼스 프레임워크)를 도입해 서비스 품질을 유지하면서 기기 발열을 낮추는 데 성공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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