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다수 입찰 전쟁)②광동제약 수익 '적신호'…판권 수성 '사활'
매출 의존도 가장 높은 삼다수 입찰 참여…본계약 성사 '총력전'
영업익 80.6%·순이익 77.9% 급감…식음료 위주 '저마진' 고질병
2025-07-01 17:00:56 2025-07-01 19:01:10
 
[뉴스토마토 이혜현 기자] 1분기 큰 폭의 수익성 하락으로 고전 중인 광동제약(009290)이 12년간 유지해온 삼다수 유통 판권을 놓칠 위기에 처했습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광동제약은 지난 2013년부터 국내 생수 시장 점유율 1위 제품인 제주삼다수 유통 판권을 가지고 있었지만, 계약 연장이 불발되면서 오는 22일부터 사흘간 진행되는 제주지역 외 제주삼다수 유통을 담당할 위탁판매사 선정 입찰에 참전합니다.
 
최근 사업 다각화 전략에 큰 성과 보이지 못하고 있는 광동제약으로서는 삼다수 유통 판권을 사수하기 위해 총력전을 펼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삼다수 유통 관련 매출은 광동제약의 주 수입원이기 때문이죠. 광동제약의 전체 매출 구조를 살펴보면 삼다수를 중심으로 한 식음료 부문에서 압도적으로 높은 매출을 올리고 있습니다. 올해 1분기 주요 제품별 매출 실적에서도 삼다수 관련 매출액은 713억2000만원, 전체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0.4%로 가장 높았습니다.
 
입찰에 응한 기업 중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 후 본계약을 체결하는 식으로 진행되는데 통상 계약 기간은 4년 계약에 추가로 1년을 연장합니다. 광동제약은 지난 2021년에도 삼다수 계약연장에 실패한 후 본입찰에 참가해 유통 판권을 지킨 바 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삼다수 본입찰 실패 시 매출 30% 사라져
 
하지만 이번에는 삼다수 판권을 노리는 업체 간에 치열한 물밑 경쟁이 예상됩니다. 광동제약 전체 매출액 중 삼다수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30%대로 이번 삼다수 유통권 입찰 결과는 향후 실적 전체를 좌우할 전망입니다.
 
광동제약 측은 "제주삼다수 국내 도외지역 위탁판매사 선정 입찰에 참여할 예정"이고 "이번 삼다수 판권 입찰은 2021년 체결된 기존 계약의 종료 예정일인 2025년 12월 31일이 다가옴에 따라 추진되는 정례적인 공모일 뿐 광동제약이 계약 연장에 실패하였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강조했습니다.
 
회사 측의 설명에도 업계에서는 광동제약이 주 수입원인 삼다수가 유통 판권을 지키지 못한다면 매출 30%가 사라져 실적에 큰 타격이 올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광동제약의 수익 부진은 지난해부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8.5% 감소하며 가시화됐습니다. 올해 1분기에는 매출 하락 함께 영업이익과 순이익도 큰 폭으로 급감했습니다.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3776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8.5% 감소했습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무려 80.6% 급감한 34억원, 순이익은 77.9% 감소한 40억원에 그쳤습니다.
 
광동제약은 사업구조가 의약품 매출 실적보다는 식음료 사업 부문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아 마진율이 낮을 수밖에 없습니다. 원가율 상승이 급격한 실적 악화 배경으로 꼽힙니다. 광동제약의 매출원가율은 80%대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매출원가는 1조3414억원으로 전년 동기 1조2146억원 대비 10.4% 증가했습니다. 이는 같은 기간 매출 증가율 8.3%보다 높은 수치입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연구개발 성과 부재, 성장성 '한계'
 
고질적인 문제인 낮은 마진율을 개선하기 위해 본업인 제약 관련 사업 영역을 확장하면서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나서고 있지만 실적 개선에 도움이 될지는 미지수입니다.
 
광동제약은 그나마 미미한 수준으로 이어오던 연구개발(R&D) 예산을 축소했습니다. 지난해부터 올해 1분기까지 전체 매출액 중 연구개발비 투자 비중 1%대에 머물러 있죠. 지난해 회사가 투자한 연구개발비는 157억원으로 전년도 204억원에서 23% 줄었습니다. 기술 이전이나 시장성이 기대되는 신약 파이프라인도 부재한 상황입니다. 천연물 치매치료제 신약 KD501은 임상 2상까지 완료했지만, 시장성 한계와 개발 리스크를 이유로 제품 개발을 중단했습니다. 현재 개발 중인 신약은 비만치료제 후보물질 KD101이 유일합니다. KD101은 현재 임상 2상까지 종료하고 적응증 확대, 다국적회사에 기술 이전 등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본업인 연구개발 성과 같은 주가 상승 모멘텀이 부족한 점은 회사의 중장기 성장성에 명확한 한계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광동제약은 최근 단기 수익 창출 방편으로 디지털 약국 플랫폼 개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있습니다. 광동제약은 18억원을 출자해 헬스포트 지분율을 17%에서 63%로 늘렸습니다. 헬스포트는 약국 운영에 필요한 통합 솔루션을 제공하는 하는 어플을 개발한 스타트업입니다. 광동제약은 본연의 제약사업보다 식음료 사업 중심으로 외연을 넓혔지만, 낮은 마진율을 개선하기 위해 일반 의약품 유통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이혜현 기자 hyu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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