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배덕훈 기자] 이달 말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의 공식 부대행사인 ‘APEC CEO 서밋’ 참석을 위해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한 글로벌 거물급 CEO들이 대거 경주를 찾습니다. 특히 15년 만에 방한하는 황 CEO의 행보에 세간의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이번 행사 기간 동안 각국 기업인 간, 기업과 정상 간 1대1 만남이 예상되는 만큼 실질적인 투자·협력 등의 논의가 이뤄질지 주목됩니다.
지난 1월 열린 CES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기조연설을 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21일 재계에 따르면 오는 28일부터 31일까지 열리는 APEC CEO 서밋에 황 CEO가 방문을 확정 지었습니다. 게임용 그래픽처리장치(GPU)를 팔던 당시 서울 용산 전자상가를 비공식적으로 종종 찾았던 것으로 알려진 황 CEO가 전 세계 시총 1위 기업의 거물급 경영자로 변모해 방한하는 것입니다. 황 CEO가 공식적으로 한국을 찾은 건 지난 2010년 이후 15년 만으로 알려졌습니다.
황 CEO는 이번 행사 기간 공식 프로그램의 연사에는 이름을 올리지 않았지만, 행사 마지막 날인 31일 스페셜 세션에서 인공지능(AI)을 주제로 연단에 설 예정입니다. 엔비디아는 이번 방한에서 황 CEO가 AI, 로보틱스, 디지털 트윈, 자율주행 기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의 기술 혁신과 성장을 가속하기 위한 엔비디아의 비전을 공유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황 CEO와 재계 총수와의 만남도 주목됩니다. 재계에서는 황 CEO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및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별도의 회동을 가질 것이 높다고 보고 있습니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 AI 인프라 확충의 필요성이 커진 상황에서 엔비디아가 삼성전자·SK하이닉스와 추가 협력 방안을 발표할지에 관심이 쏠립니다.
황 CEO와 정의선 현대차 회장과의 회동 가능성도 점쳐집니다. 엔비디아와 현대차는 올해 1월 CES에서 자율주행, SDV(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 로보틱스 등 모빌리티 혁신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한 바 있습니다.
APEC CEO 서밋 마지막 날 스페셜 세션에서 연사로 나서는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사진=APEC CEO 서밋 홈페이지)
방한이 유력시되는 샘 올트먼 오픈AI CEO와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한국을 찾을 경우 이 회장, 최 회장과 별도의 만남을 가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들은 초거대 AI 인프라 프로젝트인 ‘스타게이트’를 통해 ‘글로벌 AI 동맹’을 구축한 상태로, 세부 투자 및 자본·운영 등 추가 협력 방안에 대한 논의를 이어갈 것으로 관측됩니다. 이 회장과 최 회장은 최근 손 회장의 초청으로 미국을 찾아 스타게이트 협력을 구체화하는 등 협력을 모색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허준영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는 “이번 APEC CEO 서밋에 젠슨 황을 비롯한 많은 기업들이 방한하는 것은 결국 아시아 권역이 가진 테크 생태계의 중요성을 정확히 반영하고 있는 것”이라며 “미국 기업들도 한국의 기업들과 더 합종연횡하지 않으면 어려운 부분들이 분명히 있기에 다양한 구애가 있을 수 있다”고 했습니다.
중국 기업인 중에서는 세계 최대 배터리 기업인 CATL의 쩡위췬 회장의 행보가 주목됩니다. 방한을 확정 지은 쩡 회장은 정의선 현대차 회장과 배터리 공급 확대 등 협력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국내 주요 배터리 소재·장비 기업의 주요 경영인과의 공급망 확대 등을 논의할 가능성도 거론됩니다.
박일준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APEC CEO 서밋은 우리 기업들이 직면한 도전을 새로운 기회로 바꾸는 실질적 협력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배덕훈 기자 paladin7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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